2020년 6월 22일
위쪽 지방에서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열사병에다 코로나 확산 때문에 난리다.
부산은 최고 온도가 24도라 하고 하늘도 맑다. 장마철인데도 햇볕이 쨍쨍이라 어디 여행 갈곳이 없을까 찾아보니 거제 남부면 저구항에 수국이 한창이고 더욱이 저구항에서 배만타면 소매물도에 쉽게 갈 수 있어서 거제여행에 나섰다.
거제 저구항까지는 승용차로 가는게 쉽지만 나이가 드니까 노인들이 장거리 운전하면서 가는게 부담스러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 할때는 각 교통편의 연결되는 시간이 문제인데 동래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제 고현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 거제 시내버스로 저구항가서 매물도 가는 배타는 시간이 부드럽게 연결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여행 할 수 있었다.
소매물도로 가는 배편은 거제 저구항에서 가는방법과 통영에서 가는 방법이 있다. 거제에서는 45분가량 소요되고 통영에서는 1시간 30분정도 소요되는데 시간도 적게 걸리고 배삯도 싸고 게다가 저구항에서는 수국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저구항에서 배를 탔다.
코로나 계절이고 월요일이라 가는 사람이 적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제법 배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버스타고’앱에서 고현가는 표를 예매하고 ‘가고싶은섬’앱에서 매물도 가는 표를 예매하려다가 중지하고 버스타고 갈 때 예매 하려고 했는데 잘 못 된일이었다. 당일에는 예매가 안되고 최소 하루전에 예매해야 한다고 했다. 낭패. 할 수없이 고현터미널에서 저구가는 버스 기다리면서 소매물도여객선터미널에 전화를 걸어 예매를 했는데 버스시간이 빡빡해서 카드정보 불러주고 예매하였다.
시내버스는 10시 40분에 저구항에 도착하도록 되어있는데 10시 47분에 도착하는 바람에 총알같이 매표소 뛰어 가서 표받고, 돌아오는배시간이 4시30분으로 되어있는 것을 2시 30분으로 고친다고 난리치고 배타러가 주민증검사와 열감지검사를 하고 11시 배를 탔다.
원래 소매물도를 구경 하려면 시간을 넉넉히 잡아 등대섬을 구경하고 점심식사도 천천히 느긋하게 하고 4시 30분배로 나오는게 정상인데 수국을 구경할 욕심으로 2시간 30분동안에 소매물도 일정을 마무리 하고 나오는 배시간을 2시 30분으로 계획잡은것인데 표파는 아가씨가 마음대로 나오는 시간을 4시 30분으로 했기 때문에 사단이 난 것이다.
배는 매물도를 거쳐 11시 50분경 소매물도에 도착하였다.
소매물도 가는배는 거제 저구항→매물도항(당금마을)→대항항→소매물도 도착으로 되어 있었고
선착장에서 등대섬으로 가는길은 2가지인데 이정표에서 오른쪽 등대섬 1,3km. 이 코스로 올라가면 약간은 가파르긴 하지만 등대섬으로 빨리 갈수있는 지름길이다
왼쪽 등대섬 2,3km. 해안을 둘러서 산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산행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힘든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길로 가는데 우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오른쪽길로 가서 오른쪽길로 돌아왔다. 중간에 그늘에서 준비해간 김밥으로 식사를 하고 등대섬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등대섬으로 가지않고 멀리서 구경만 하고 배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서둘러 배타러 가다가 중간에 관세역사관이 있어서 구경했다.
매물도관세역사관은 글자로만 봤던 현대 역사의 한 부분을 알 수 있는 곳이다. 범죄수사극이나 옛날 드라마에서 밀수선 이야기 나오는 것을 드물게 본 적이 있는데 그 밀수선 현장의 역사가 소매물도역사관에 있었다.
나루터에 돌아오니 배출항시간이 20여분 남아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2시 30분에 배를 탔다.
이 시간에 나오는 사람은 얼마되지 않았다. 배는 소매물도에서 저구항으로 직행하였다.
소매물도 여행 계획
1. 시행일자 : 2020년 6월 22일
2. 일정 :
1) 7:30 동래시외버스터미널 출발
2) 9:05 고현시외버스터미널 도착
3) 9:45 고현시외버스터미널 출발(거제 시내버스 53번)
4)10:40 저구항 도착
5)11:00 저구항 출발(배)
6)12:00 소매물도 도착
7)14:30 소매물도 출발
8)15:30 저구항 도착
9)15:10 저구항 수국축제 구경
10)17:35 저구항 출발(시내버스 53번)
11)18:30 고현시외버스터미널 도착
12)18:50 고현시외버스터미널 출발
13)20:30 동래시외버스터미널 도착
3. 경비(개인)
1) 왕복 버스비 : 9,700×2=19,400원
2) 왕복 배운임 : 19,400원(경로)
3) 시내버스비 개인부담
계 38,800원
매물도 해운 홈페이지
http://www.maemuldotour.com/
가시나무 할머니
아일랜드 전설에 ‘가시나무새’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새는 둥지를 나와 평생을 편히 쉬지도 못하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날라주기 위해 날아다닙니다.
그러다가 일생에 한 번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고 날카로운 가시나무 가시에 가슴을 찌르고 죽습니다.
오래 전 겨울이었습니다.
지금의 고양 시(市) 쪽으로 취재하러 갔다가 열차를 타고 신문사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내 옆자리에는 연세가 지극한 할머니께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앉아계셨습니다.
나는 목례를 하고 그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한 참 있다가
“어디까지 가시느냐”며 고개를 돌렸더니 할머니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나는 할머니의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무엇을 간구하시기에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시느냐?”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조용히 차창 밖을 가리키며 나직한 목소리로
“하얀 눈으로 덮인 산야가 얼마나 아름다우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설경(雪景)을 볼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고 했습니다.
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놓고 시(詩)를 쓴다고 하면서 잠시나마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할머니는 왼쪽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까닭을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몇 년 전 교통사고로 실명(失明)한 아들에게 한쪽 눈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눈을 나누어주어 아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이거야말로 정녕 하나님의 크나큰 축복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남 보기엔 조금 흉할지 모르겠지만 왜 일목요원하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면서 조용히 웃으셨습니다.
할머니는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여러 가지 생필품을 떠다 시골 동네를 찾아다니며 파는 방물장수였습니다.
성혼한 아들과 딸이 셋씩이나 있지만 도회지로 나가 저 살기에 바쁜데 어디 어미까지 챙길 겨를이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두막이지만 내 집을 지키며 이렇게 사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다가오는 명절에는 손자 손녀들에게 학비에 보태 쓰라고 돈을 좀 넉넉히 주려면 얼른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놓아야 할 텐데 경기가 전과 같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돈을 벌 수 있게 건강을 주시는 하나님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찬송가를 흥얼거렸습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 내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일찌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 분도 늘 그런 식이었습니다.
자신은 못 드시고 못 입으셔도 오로지 자식이 먼저 였습니다.
아들에게 육신의 일부를 주어 불편한 몸이지만 자식들에게 전혀 의지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손자손녀들이 찾아오면 학비를 보태 주려고 행상에 나선 할머니.
그런 가운데 언제나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살아가시는 할머니의 밝은 모습은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할머니의 삶은 가시나무새처럼 일생을 자식을 위해 애쓰다가 마지막 애절한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서 세상을 떠나지 않을까?
생각이 거기에 미치니까 내 앞에 계신 ‘가시나무할머니’는 바로 성인(聖人)이었습니다.
나는 할머니를 만난 후로 범사(凡事)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은 물론이고, 아침에 눈 뜨면 살아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저녁이면 하루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음에 감사했습니다.
나에게 할머니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였습니다.
- 받은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