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지만
중년의 나이가 되다보면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많아 그런지
습관적으로 지난 시절의 추억을 되돌아 본다.
며칠전 뜻하지 않은 전화을 받고 보니
헤어진지 20여년이 훌쩍 지난 어린 시절 옛 직장 친구였다.
가끔씩 생각나곤 했지만 이렇게 다시 연락이 닿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전화 받는 톤이 커지고 말았다.
가정의 내실과 가족의 돌봄보다는 알콜과 남자가 아닌
사람(여)들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형 덕분(?)에 나는 일찍이
산업 현장에 뛰어 들어 차남이지만 고생하시는 어머니와
동생들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장남 아닌 장남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했다.
70년대 후반 직장에서 인연이 시작되었던 친구인데
20여년이 훨씬 지나 연락이 온 것이다.
내가 짧은 가방끈을 늘리려고 주경 야독, 군 복무, 진학,
동생 뒷바라지 하는 동안
그 친구는 일찍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다 보니
살아가는 방향이 서로 달라 잊고 지냈는데 이렇게 연락이 온 것이다.
어제 만남 장소인 강남 선릉역 근처 횟집에 가니 헤어진지 30년이
지난 또다른 친구를 포함해 네 명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헤어진 세월의 길이만큼 할 말도 많고, 고생스럽던 그 옛날
추억을 떠올리며 반갑고 즐거운 마음으로 술잔을 주고 받았다.
남자들 모이면 술 잔 옆에 꼭 끼어드는 안주가 있다.
바로 여자 이야기다. 내가 근무했던 회사는 섬유 회사라
여자들이 참 많았다.
물 반 고기 반처럼 여자들이 많은 곳이라 남자가 맘 만 먹으면
언제든지 데이트와 외박이 가능한 그런 시절이었다.
그때 어떤 애가 예뻣느니, 누구에 애인이였는데 결혼은
누구와 했느니~
지금 그 여자애는 잘 살고 있을까 등~
그런데 그런데~
여자 보기를 돌같이 보는 돌부처 같은 남자가 딱 한 명 있었단다.
그 남자 누굴까?? 그 바보?같은 별종인 남자가 누굴까?
짐작하시겠지만
바로 바로
산등성이~~
오해는 마시라~
피는 못 속인다고 아버지, 형을 닮아 건장한 아들, 딸을 연년생으로 두었으니~~ㅎ
주고 받는 술잔과 두서 없는 이야기 속에 시간이 흐르고 자리를 정리할 즈음
전화했던 친구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와이프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제 겨우 여자 나이 50대 중반인데~
너무 늦게 발견되어 수술도 못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다니는 교회에 가서
기도하는 것 뿐이라고~
아무것도 없이 결혼해서 아이 낳고 길거리 장사부터 시작해서
강남에 식당을 세 군데 운영하며 돈도 벌만큼 벌고 자식도 결혼 시켜서
이제 돈 걱정 자식 걱정 내려놓고 부부끼리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와이프에게 몹쓸 병이 왔노라고~
오랫동안 헤어졌던 친구들을 만나니 반갑고 즐거웠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인생은 허구인 소설인가?
소설은 허무한 인생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 없어도 좋으니 고통이 있는 소설같은 인생은 없었으면 좋겠다~
해피엔딩 말고~~
첫댓글 장남도 아니면서 장남 역활을 하신 산등성이님.
참 대견하고 멋집니다‥
고생하고 수고한 결과
지금 복 받고 잘 사시고 계신듯요~
친구분 부인 ‥안타깝습니다‥
누구나 가야만 하는 길이지만
너무 빠른것 같아서요‥
기적이 일어나 완치 되었음 참 좋겠습니다‥
산등성이님.
올만에 만난 친구들과 자주 즐건 시간 만드시길요~
편안한 밤 되시구요~^^
나름대로 부모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던 것 같은데
엄마에 맘을 다 헤아리지 못한 불효자였던 것 같아요.
신앙도 갖고 열심히 살았던 친구인데
많이 안타깝습니다.
벌써 주말 밤이네요.
굿나잇 하세요~
하이고,
소설, 인생
뭐 그게 그거 같더라구요.
둘 다 해피엔딩만 있는 것도 아니고.
친구분 안됐네요.
산등성이님도 고생이 많았군요.
보람 있으면 그 고생은 옛말이 되지요.
앞으론 좋은 일만 있길 바랍니다.
저도 금방 막 사십 년이 지나도록 보지 못했던 중학교 동창머스마로부터 전화를 받았네예.
어찌어찌 내 전화 번호를 알게 된 후
많이 궁금했었다고.
유부녀라 전화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학교 졸업식 때 본 이후로 처음 받는 전화였음에도 낯선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했더니
그 친구는 반가움이 기대에 못 미치고 반감되는 기분이 든다나요.
생각이 많으모 잠이 잘 안 옵니다.
울적한 생각은 툭 털어버리세요~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설 없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우리 세대는 대부분 그렇게 고생하며 살았지요.
나이가 들다보면 옛 친구의 소식이 궁금해지더라구요.
이른새벽
일어나
소설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주인공들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사람사는 세상
참으로 다른 색깔의
인생이 그려져 있네요
가족을 위해
일찍 직업전선에
뛰어든
산등성이님
이야기에
철부지 였던 나를
되돌아 보면서
앞으로 부모님에게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이가 되면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친구분의 안타까운 소식에
건강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미 그 시절엔 많은 친구들이
고향을 떠나 집을 떠나
일찍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던 시절이었지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그땐 가슴엔 늘 청운에 꿈을 꾸던
희망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글을 읽어보니 인생은 참 한편의 소설처럼 엮어가지요
산등성이님의 인생사가 그려짐니다
누구나가 그러한 수난의 역사를 그려가지요
또한 세월앞에는 생노병사의 순서가 기다리고 있지요
저도 직장퇴직과함께 아내를 여의고 이렇게 카페에선서나만
헤헤 그리고 있습니다.
인생은 세옹지마가 다시금 느껴짐니다
청운에 꿈을 안고 제 3한강교를 건너
상경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흘렀네요.
생노병사~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니 순응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십시요.
해피엔딩이 되길 나도 기도하고싶어요. 회자정리라지만 너무한것 마자요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가는 것이
순리지만
갑자기 오는 영원한 이별은
큰 상실감을 가져올 것 같아요.
모두의 이야기가 다 내 이야기 같구요,살만하니 종점이 됨을 인정 해야 합니다,
공감 합니다.
이 세상에 머무르는 시간이 사람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을 뿐
마지막 가는 길은 한 길이 아닌가 합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십시요.
철들면 염한다고 정말 가엾은거
우리네 인생이지요
좀 심하게 표현한다면.....
대 사기극 같아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는 중생들이 아닌가 합니다.
철은 늦게 들수록 좋을 것 같은데요~ㅎ
인생은 회귀본능이란 것이 있어 누구나 지나날을
그리워하며 돌아가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는 군요
그나저나 친구분의 내자분께서 병고로 고생하는가 본데
참으로 애석합니다. 그몹쓸병은 왜 일찍일찍 발견하도록
두지않고 숨어있다가 속썪이는지 모르겠네요
기도의 효험으로나마 좀 생면이 연장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시립니다.
오늘도 회사에서 한 분이
병휴직을 신청하셨네요.
그 누구도 건강은 장담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 다 거짓말 처럼 훌훌 털고 일어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