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으로 그동안 손실을 만회하자.’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 실적발표와 함께 기업들의 중간 현금배당이 이어지며 관련 종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가 및 원자재가 고공행진 및 인플레이션 우려 등 악재로 국내외 증권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 중 중간 현금배당에 나서는 업체가 적지 않아 지금까지의 손실을 소폭이나마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가하락에도 불구, 많은 기업이 실적 향상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중간배당을 준비 중이어서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금배당으로 투자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간배당제도는 1998년 1월에 처음 도입된 것으로 각사는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일정한 날을 정한 후 이사회 결의로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
■주가하락 속 ‘배당잔치’ 열렸네
올해 상반기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과 같이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경우 배당투자의 매력이 더 커져 중간배당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15개 코스피 상장사가 6월 말 기준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중간배당 실시 법인 수는 2000년 이후 계속 증가하다 2004년 17개사로 최대를 기록한 후 2005년 14개사, 2006년 14개사, 2007년 13개사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 한국쉘석유, 포스코 등 3개사는 2000년 이후 5년간 꾸준히 중간배당을 하고 있다. 올 들어 처음 중간배당을 실시한 법인은 화풍집단지주회사 1개사다.
코스닥 시장도 이와 마찬가지. 올해 2·4분기 중간배당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14개사.
지난해 같은 시기(12개사)에 비해 소폭 늘었다. 특히 아직 실적발표가 끝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작년보다 늘어나거나 최소한 지난해(16개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올해 2·4분기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이 큰 폭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만큼 몇몇 기업이 신규로 현금배당을 결정할 수 있다”며 향후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배당금액은 전년 수준 유지
그럼 배당금액은 얼마나 될까. 현금배당 실시 상장사들의 경우 대부분은 배당금액이 전년 수준과 큰 변화가 없다.
매출액 및 영업이익 향상과는 상관없이 주가하락으로 큰 폭의 배당잔치를 벌이기 어려워 대부분의 상장사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액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국내외 증시 불안 및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상장사들이 외부로 나가는 배당금을 전년 수준에서 동결하고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들이 배당금액을 전년도와 비슷하게 유지하는 이유는 현재의 시장상황과 관련이 깊다”며 “이는 기업들이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기업이 주주권익 실현 차원에서 배당금액을 소폭 늘렸다. 에쓰오일과 대교는 중간배당금액을 지난해 주당 1500원, 700원에서 올해 각각 1750원, 800원으로 늘렸다.
우리투자증권 김재중 연구원은 “2006년과 2007년 상반기 에쓰오일의 주당 배당금은 1500원이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1750원으로 결정됐으며 이는 회사의 이익 증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투어는 지난 1·4분기에 이어 2·4분기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 폭을 400원에서 500원으로 높였다. 인탑스도 주당 100원에서 150원으로 배당금액을 늘렸다. 반면 신민상호저축은행 및 인탑스 등 일부 코스닥 상장사는 지난해에 비해 배당금액을 소폭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