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행사하는 날이다.
안순덕 어르신, 구순자 어르신과 식사하기로 했다.
장보러 어르신들, 실습생들과 함께 장보러 갔다.
어르신들께서는 신나게 대화를 나누신다.
어르신들께서 식사마실과 명절행사를 구분 없이 이해하시는 것 같아서
명절행사에 대해 더 설명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도 든다.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지 못한 것 같다.
장을 보고 각 팀은 각자 어르신 댁으로 갔다.
안순덕 어르신께서 반찬을 해야겠다며 언니분이
농사지으셨다는 작은 무 하나를 꺼내오신다.
나도 옆에서 조금씩 거든다.
구순자 어르신께서 일찍 오셔서 부엌과 거실을 왔다갔다 하신다.
안순덕 어르신께서 구순자 어르신께 여쭈면
구순자 어르신께서 요리법을 전수해주신다.
무생채를 만들고 난 후 과일을 깎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야기 나누며 쉬다가 다시 떡국을 만들기 시작한다.
"통깨 넣을까요?"
"저녁에 먹을 만큼만 넣어~ 저녁에 많이 먹간."
생채 무치는 걸 보시며 "너무 빨건하게 하지 말어~ 생채 빨건하면 안 맛있어."하신다.
깨 좀 넣어달라고 하면 구순자 어르신께서 깨를 뿌리신다.
안순덕 어르신께서 "먹어봐. 단가, 싱거운가."하시며 구순자 어르신과 나에게 무생채를 먹여주신다.
조금 싱겁다 하시니 새우젓을 더 넣으신다.
안순덕 어르신께서 무채를 만들며 반찬 하나도 없다고 하시니
구순자 어르신께서 아침에 애기무잎으로 나물 해줘서 맛있다고 내가 잘 먹더라며
나물 좀 가져오신다고 올라가신다.
"볶다가 물부서? 그래서 끓여가지고 나중에 떡국넣어야지."
"익혀갔고 물부서야지."
"겨란도 풀어야 되잖아요~"
"물붓고 마저 팍 끓여갔고 떡대를 넣던가 그래."
안순덕 어르신께서는 계속 구순자 어르신께 어떻게 만들지 사소한 것도 여쭙고 설명하신다.
오늘도 안순덕 어르신을 보며 배운다.
밥상에 반찬이 하나둘 놓아질 때 안순덕 어르신께서 김영순 아주머니께
식사하러 내려오시라 전화드리라고 하셨다.
곧 김영순 아주머니께서 도착하시고 밥상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떡국에 김치 깍두기만으로도 감사한데, 구순자 어르신의 나물,
안순덕 어르신의 무생채가 곁들여져 더욱 풍성하다.
구순자 어르신과 김영순 아주머니가 자연스럽게 안부인사를 나눈다.
밥을 먹으며 명절 어떻게 지내시는지 이야기가 오간다.
"형님이 요리를 잘해요. 요리사야."
"맞아요. 구순자 어르신 요리 잘한다고 소문났어요."
구순자 어르신 칭찬도 오간다.
김영순 어머니께서 볼 일 있으시다고 식사하시고 일찍 올라가셨다.
식사하고 커피 한 잔하며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다.
"채나물 좀 가져가셔. 아까 그 반찬통에 담아줄게요."
구순자 어르신께서 채나물이 맛있다고 한 걸 기억하셨는지
안순덕 어르신께서는아까 나물을 가져온 통에 무생채를 담아주시겠다고 하신다.
"그거 뭐 양이 있간.."하셨던 구순자 어르신께서는 "조금만 줘. 맛있고만."하신다.
반찬과 함께 이웃 정이 오간다.
첫댓글 언니가 잘 먹는다며 나물도 가져오셨군요.구순자 어르신께서 언니를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져요.
오간 이야기 들려주어 고마워요.
반찬만 오고 가는 게 아니라, 이웃 간의 정이 오고가는 군요. 사람 냄새 나요.
안순덕 어르신은 늘 나누는 삶을 살고 계시네요. 도전 받습니다.
잘 설명드리고자 하는 마음 귀하고 좋아요!!
그러나 한편으론 '명절행사와 식사마실을 꼭 구분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쨋든 두 활동 모두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도왔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세 실습생 중 세 사업에 모두 참여한 건 고은이 뿐이군요. 누구보다 가장 사회사업 잘 해내고 잘 배웠으리라 생각합니다. 고생했어요^^
그럴까? 더 넓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줘서 고마워~ 지훈아~ 명절행사에 조언도 피드백도 위로와 도움이 돼~^^!
평범하지만 돈독한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주선한 고은이 잘했습니다.
마지막 활동까지 따뜻한 분위기 잘 만들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