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에서 환자를 퇴원시켜도 좋을지 애매할 경우 테스트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의사가 환자의 방에 있는 수도꼭지를 틀어 놓는다. 물이 흘러서 바닥에 고이게 되면 환자에게 걸레를 주고 물을 닦으라고 시킨다. 이때 바닥만 부지런히 닦는 환자는 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도꼭지를 잠근 후 바닥의 물을 닦는 환자는 퇴원해도 된다.
해법을 찾으려면 원인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근본을 치유해야 한다. 꽃을 보지 말고 뿌리를 보아야 오래도록 싱싱한 생명력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이다.
박원순의 민주당 입당에 대한 요구는 대략 두 가지 이유인 듯하다. 하나는 선거 승리를 위해 당 조직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의회와 구청장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입당해야 시정이 원활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순의 민주당 입당을 논하기 전에 박원순에 대한 엄청난 지지이유가 무엇인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정확한 답을 찾을 수가 있다. 혹자는 ‘안풍’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이는 잘못된 견해다. 알기 쉽게 ‘안철수원장이 최규엽후보를 지지했더라도 최후보의 지지율이 50%이상 나올 수 있었을까? 최규엽펀드를 만들었었다면 50여시간만에 39억원이라는 기적적 모금이 가능했을까?’하는 두 가지만 생각해 보아도 ‘안풍’만으로 ‘박풍’을 설명하려는 것은 무리라는 점이 명확해 진다.
‘박풍’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박원순만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과 능력, 그리고 열린마인드나 투명성 때문이다. 50%지지의 핵심은 박원순의 그동안 삶의 궤적에서 온 것이지 ‘안풍’에서만 온 것이 아니다. 둘째는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염증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욕구이다. 민의보다는 공천권자 눈치나 살피는 정치, 국익보다는 개인과 파벌이권을 우선시 하는 파렴치함, 국민들에게 상처를 줘도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구태, 형님예산, 전시성 행정 등 세금은 눈먼 돈이라는 무책임, 부도덕하고 무능해도 공천하면 찍지 않고 어쩌겠느냐는 뻔뻔함 등을 바꾸어 보자는 새로운 바램이 ‘박풍’에 농축되어져 있다. 이 기대가 박원순이 정당의 틀을 뛰어 넘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박원순의 입당문제는 선거승리나 시의회 협조같은 이득이 아니라 혁신과 통합, 연대라고 하는 시대정신을 가장 잘 담아 낼 수 있는 대의를 기준으로 찾아가야 한다. 급하다고 물만 닦으려 해서는 구태의 정치틀을 벗어 날 수 없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구하려 해서는 큰 정치를 할 수가 없다. 작은 시련은 작은 승리를 큰 시련은 큰 승리를 가져온다. 입당의 기준은 ‘편안함’이 아니라 ‘대의’여야 한다. 꽃은 흔들리면서 피어난다. 젖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첫댓글 너무나 현명한 판단입니
민주당입당을 하지않으면 현실적으로 당선되기 힘든것이 현실입니다. 추론적인 생각과 이상만을 가지고 승리를 갈망하기엔 시간이 없습니다. 언론과 여권에서의 비난을 같이 싸워줄 정당이 필요합니다. 야권단일화 경선 투표에서도 보았듯이 민주당의 투표율이 더 좋았습니다. 다들 아실거에요. 그 표심까지 가져가지 못한다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리는 장담할수없습니다. 현실과 이상이 다르듯이 우리모두 생각해봐야합니다. 여권의 25%의 지지율을 보궐선거에서의 40%밖에 되지못하는 투표율로 이기기에는 쉬운일이 아닐것이고, 최소한 54%의 투표율을 가지고 있어야만 승리가 될지말지의 결론이 정해집니다.
정확한 분석이신 듯 합니다. 민주당 입당 요구의 논리에 '대의'는 없더군요. 주로 '현실적인 선택',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기호2번의 프리미엄 무시못해'라는 표면적인 이득에만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민주당에 '혁신을 요구한다'라는 말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네요.
'대의'를 위해 먼저 나서야 할 것은 민주당이지 박원순 후보가 조급해 할 일이 아닙니다. 지지자분들도 마찬가지일거구요.
어쩌면 내맘과 이리도 꼭 맞는 글을,,,그것도 아주 잘 쓰셨습니다. ^^* 입당의 기준은 ‘편안함’이 아니라 ‘대의’여야 한다. 꽃은 흔들리면서 피어난다. 젖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좋은 글... 추천 날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