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잡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어서 조리 시 활용하는 단골 식재료다. 마늘은 영양 성분이 400여종인만큼 효능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다. 또 미국 국립암센터가 항암효과에 대해 실험한 결과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바 있다. ‘건강 식재료’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그동안 마늘을 접목한 다양한 메뉴가 개발됐다. 마늘 바게트, 마늘 보쌈, 마늘 치킨은 물론 마늘 햄 등 제품에도 마늘을 활용한 업스케일이 시도됐다. 마늘 전문 식당이 생겨났고, 수년 전부터는 음식의 비주얼을 상승시켜주는 식재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리 시 바로 다져 쓰는 것이 효과적마늘의 장점은 맛과 향이다. 한식 양념에 빠지지 않을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제대로 된 한식집은 양질의 마늘 사용에 주력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마늘은 선택과 사용법이 중요하다.
<광릉불고기>는 불고기 양념으로 국내산 생마늘을 사용한다. 손님에게 내기 직전 양념에 버무린다. 마늘이 고기를 변색시켜 선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메뉴 개발 컨설턴트 오준수 셰프는 “중국산 냉동 다진 마늘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향은 휘발성이기 때문에 오래 두면 날아가 버려 중국산 냉동 다진 마늘은 쓰나 마나”라는 것이 오 셰프의 설명이다. 생마늘과는 향 차이가 크다고 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국내산 생마늘은 1kg당 5~7만원으로, 수입 냉동 다진 마늘과 약 5배 차이 난다. 국내산 마늘은 올해 들어 더 올랐다. 오 셰프는 “국내산 생마늘이 비싸지만 적은 양으로도 진한 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며 “필요한 양만큼 사서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마늘은 저장 기간이 긴 편이어서 통마늘을 사서 쓰면 조금 더 두고 오래 쓸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다진 마늘은 상온에 두면 금방 상한다. 숙성할 때 저온에서 하는 이유다.
■ 마늘 사용법에 따른 맛과 영양소매운맛과 독특한 냄새의 주범은 황화합물이다. 이는 마늘 사용 형태에 따라 변신하는 특징이 있다. 알린을 갈거나 다지면 안정된 물질인 알리신으로 바뀌어 강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마늘을 요리하다 보면, 독한 냄새나 강한 맛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굽거나 찌는 과정에서 마늘이나 양파에 열이 가해지고, 이때 알리신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늘에 포함된 효소 알리나제는 열에 약해, 조리 과정에서 손상을 입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면 알리신이 만들어지지 않아 마늘의 향과 맛이 약해진다.
1. 장아찌, 초절임 - 냄새와 자극성을 없애고 기능성을 보존해 섭취해왔다. 효능 면에서는 생마늘과 유사하다. 암과 혈관 질환 등에 효과가 좋은 설파이드 성분 함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2. 흑마늘 - 발효시켜 만든 흑마늘은 감마글루타민시스틴 등의 새로운 단백질 성분이 생성돼 항암, 항산화력이 매우 높아진다.
3. 마늘 기름 - 다이설파이드류가 풍부해 혈전 용해, 혈소판 응집 저해작용 등의 효능이 있다고 밝혀졌다.
4. 마늘 가루 - 갓 구워낸 생선에 마늘가루를 살짝 뿌려 먹으면 생선구이 맛이 한결 살아난다.
Tip_마늘 냄새 없애는 방법
우유나 녹즙 또는 재스민 차, 허브 차를 진하게 타서 후식으로 내면 마늘 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된장에도 탈취 성분이 있기 때문에 식사로 된장국을 내는 것도 효과적이다.
직원에게는 식초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마늘을 까고 나서 손가락 끝에 밴 냄새는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린 후 씻으면 말끔히 없어지기 때문이다.
<참고 : 농촌진흥청 홈페이지>
바나나 2배, 수박 3배 당 함유 “익히면 달달해”마늘은 맛의 포인트를 잘 잡아 조리해야 한다. 조리법에 따라 향과 맛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 셰프는 “마늘을 다져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신맛이 나고 그것을 굽거나 볶으면 쓴맛이 난다”며 “끓일 때에는 다져놓은 마늘을 쓰더라도 굽거나 볶을 때에는 직전에 그 자리에서 빻은 마늘을 바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부산 <황금마늘보쌈>은 마늘 보쌈을 주메뉴로 내세우는 곳이다. 마늘 자체에서 나타나는 알싸한 맛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해 마늘 소스를 대량으로 만들지 않고 매일 정량만 만들고 있다.
마늘은 매운맛과 향이 전부는 아니다. 마늘은 대부분 맵다고 알고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마늘에도 당도가 있다. 매운 맛과 향 때문에 단지 느낄 수 없을 뿐이지 당도가 바나나의 2배, 수박의 3배에 달한다고. 단맛을 내는 탄수화물이 약 32%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칼국수마늘사랑해>는 마늘의 단맛을 잘 활용하는 식당이다. 마늘 육수를 만들어 모든 메뉴의 베이스로 사용하고 있다. 김은정 대표는 “다진 마늘을 2시간 정도 끓이면 진한 단맛이 우러나온다”며 “천연조미료로 손색없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칼국수마늘사랑해>
마늘 100% ‘만능육수’로 메뉴 기본 맛 잡아
<칼국수마늘사랑해>는 마늘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하고 있는 음식점이다. 마늘 요리 전문점으로, 모든 음식의 베이스로 ‘마늘 육수’를 사용한다. 마늘을 육수로 내 조리 시 간편하게 활용하고 있다. 칼국수, 갱시기, 순두부찌개, 모시조개탕 육수로 쓰고 족발 삶을 때와 과메기 찔 때에도 마늘 육수를 사용한다.
김은정 대표는 “모든 곳에 사용하는 이른바 만능육수”라고 소개했다. 1주일 동안 사용하는 마늘 양은 20kg 정도다. 설탕을 넣지 않고도 자연적인 단맛이 나고, 개운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준다. 김 대표는 “마늘 육수는 식재료 자체 맛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기본적인 맛을 묵직하게 받쳐주는 구실을 한다”며 “누린내 등 불쾌한 냄새를 잡아주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마늘 육수 맛의 관건은 마늘의 품질과 숙성 방법에 있다. 이곳은 경북 의성 마늘만 사용한다. 또 13년 동안 마늘 육수를 사용해오고 있는 만큼 숙성 방법에 대해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다. 36석을 두고 있는 66.12㎡(20평) 크기 매장에서 하루 5.5회 정도의 회전율을 보이고 있다. 손님 대다수가 단골이다.
경기 광주시 <예가낙지마을>
흑마늘밥 내는 낙지집으로 포지셔닝
<예가낙지마을>은 낙지볶음에 흑마늘밥을 접목했다. 운영한지 7~8년이 지난 지금은 흑마늘밥을 내는 낙지집으로 포지셔닝 됐다.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이곳은 숙성기를 사용해 흑마늘을 직접 만들고 있다. 그것을 갈아 즙을 내 밥 지을 때 넣고 있는 것. 특허 등록된 상태다.
마늘의 아린 맛이 전혀 나지 않는다. 흑미밥인줄 알고 먹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마늘을 부담스러워했던 손님도 거부감 없이 주문하고 있다. 어린이도 먹을 수 있어 주부 고객이나 가족 단위 고객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특히 밥을 남기는 법이 없다. 남는 것은 손님이 자발적으로 포장해간다.
김필호 대표는 “원가는 기존 공깃밥에 비해 1.2배 정도 든다”며 “하지만 흑마늘밥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보통 밥은 하루 정도 지나면 사용하지 못하는데 흑마늘밥은 다음 날 사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보양식의 대명사인 낙지에 흑마늘밥의 조합으로 웰빙과 스태미나 이미지를 한 층 더해 주말에 많게는 약 500명의 손님이 다녀간다고 한다.
건강에서 비주얼 식재료로 기능 확대마늘은 최근 비주얼 효과를 겸비하면서 점차 그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토핑 등을 통해 영양, 맛뿐 아니라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식재료로도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대표 메뉴가 바로 마늘 치킨이다. 지금은 다양한 형태의 마늘 치킨이 있지만, 다진 마늘을 토핑한 옛날 통닭의 임팩트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마늘을 치킨 위에 쏟아 부운 수준이다. 오래전 소개된 메뉴지만 인기는 꾸준하게 지속하고 있으며, 강력한 비주얼 덕에 젊은 층 반응 또한 좋은 편이다. SNS에서는 마늘 양이 치킨 메뉴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정도로 마늘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포지셔닝하기에도 효과적인 식재료로 떠올랐다. 옛날 마늘 통닭 전문점은 전국 곳곳에 즐비해 있으며, 마늘로 유명한 의성에서는 마늘 통닭이 지역 대표 메뉴다.
족발이나 보쌈 전문점에서도 마늘 소스를 얹어 업스케일 한 메뉴를 구성한 곳이 많이 생겨났다. <미쓰족발>은 마늘 족발을 시그니처로 내세운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마늘 족발 맛집으로 포지셔닝된 곳이다. 정찬희 대표는 “수익률은 일반 족발과 큰 차이가 없지만 차별성을 부각하고 브랜드 콘셉트를 구축하는 것에는 마늘족발이 큰 구실을 한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원조 마늘통닭>
식감 살린 ‘리얼’ 마늘 소스로 웰빙 이미지 ‘업’시켜
46년 내력의 <문래동 원조 마늘통닭>은 마늘통닭 전문점이다. 치킨을 다진 마늘로 뒤덮어 시각적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손님은 그것도 모자라 기본적으로 한두 번씩 마늘소스를 추가한다고 한다. 소스는 기본적인 간을 하지만 최대한 마늘 맛을 살렸다. 달지 않고 숙성된 마늘 맛으로 깔끔함이 특징이다. 농도는 되직한 편이고 마늘 식감이 살아 있다. 숙성을 통해 아린 맛을 많이 없앴지만 대중적이기보다는 웰빙 느낌이 강하다.
최정훈 대표는 “맛이 달달하거나 자극적이고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 고객이 주를 잇는다”며 “치킨도 염지를 하지 않고 파우더를 입히지 않은 채 통째로 가마솥에 튀겨내고 있어 깔끔하고 질리지 않는 맛이 46년 넘게 이끌어올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치킨 한 마리에 들어가는 마늘 양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약 20~30개 정도다. 수입 마늘은 물이 생겨 쓰지 못하기 때문에 작고 못생겼더라도 국내산 마늘을 사용한다.
마늘 치킨과 마늘 모래집 주문 비중이 전체 메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보승FC <미쓰족발>
젊은 층과 여성이 찾는 족발 브랜드 “비결은 마늘”
족발은 중장년층, 남성 위주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짙은 편이다. <미쓰족발>은 젊은 층 고객을 이끈 대표적 ‘신세대’ 족발 브랜드다. 이곳 시그니처 메뉴는 마늘족발. 대중적인 맛과 젊은 분위기의 인테리어 덕에 특히 젊은 층과 여성에게 소문난 곳이다.
마늘 소스를 족발 위에 부어내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맛을 구현했다. 소스는 농협을 통해 받은 국내산 마늘과 배, 사과 등의 과일, 물엿 등을 사용해 만든다.
특징은 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마늘 소스를 낸다는 점이다. 정찬희 대표는 ”메뉴 개발 당시 마늘 마니아보다는 대중을 타깃으로 맛을 내는 것에 주력했다”며 “열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운맛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마늘의 품종, 말린 방법 등에 따라 매운 정도가 달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일반 족발집과 차별화하는 데 마늘이 큰 구실을 했다”며 “마늘족발과 일반족발의 판매 비율은 6대 4 정도로 마늘족발을 먹으러 찾아오는 고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미쓰족발>은 현재 전국 37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11월 중국에 매장 2곳을 오픈할 계획이다.
글·사진 제공 : 월간외식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