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화엄경 강설 45】 中 14
2, 성(城)과 읍(邑)의 열 두 곳을 밝히다
毘舍離南에 有一住處하니 名善住根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비사리(毘舍離) 남쪽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잘 머무는 근본[善住根]’인데 옛적부터 여러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다음은 성(城)과 읍(邑)의 열 두 곳을 밝히는 내용이다. 비사리(毘舍離)는 비야리(毘耶離)ㆍ비사리(鞞舍離)ㆍ폐사리(吠舍釐)ㆍ유야리(維耶離)라고도 쓰며, 광엄성(廣嚴城)이라고 번역한다. 중인도에 있던 나라다. 항하를 사이에 두고, 남방으로 마갈타국과 상대하던 나라다. 옛적에 마갈타국과 대치(對峙)하였던 종족 발기인(跋祇人)의 도성(都城)이다. 부처님이 계실 때에는 자주 이곳에 다니며 교화하여 유마힐경ㆍ보문다라니경 등을 설하여 유마힐ㆍ암몰라녀(菴沒羅女)ㆍ장자자(長者子) 보적(寶積) 등을 교화하였다. 불멸 후 1백년 경에 여기서 계율에 관한 새로운 말[十事非法]이 일어났으므로 야사(耶舍)의 발의(發議)에 의하여 조사하느라고 제2결집이 열렸다. 그 뒤에 동진(東晋)의 법현(法顯)과 당나라의 현장이 이곳에 갔던 때는 그 도성과 가람이 황폐하여졌다고 한다. 지금 벵갈 지방의 서쪽 바트나시의 북쪽 27마일에 있는 베사르(Besarh)촌이 도성의 옛 터라고 한다.
摩度羅城에 有一住處하니 名滿足窟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마도라(摩度羅)성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만족굴(滿足窟)’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마도라(摩度羅)는 또한 마투라(摩偷羅)라고도 하는데 번역하면 공작(孔雀)이며 또한 밀개(密蓋)이다. 모두 옛 세상의 어떤 일을 인해서 지어진 이름이며 또한 중인도이다. 만족굴(滿足窟)이란 저 나라에 사리불 등의 탑과 문수사리의 탑이 있는데 왕성(王城)에서 동쪽으로 5, 6리의 산에 절이 있는데 오파국다(烏波毱多)가 지은 것이다. 절 북쪽에 바위가 있고 그 중간에 석굴이 있는데 그 석굴은 오파국다가 사람들을 제도했을 때마다 산가지를 넣어두던 장소다. 자세한 내용은 서역기(西域記) 제4에 설해진 것과 같다. 산가지를 넣어두었다는 것은 비록 뒷날의 일이지만 굴 안에 성인[아라한들]의 형상을 많이 안치하여 두었다.”라고 하였다.
또 오파국다(烏波毱多)는 우바국다(優婆毱多)라고도 하며 또는 오바급다(鄔波笈多)ㆍ우바굴다(優波掘多)라고 음역한다. 근호(近護)ㆍ대호(大護)ㆍ근장(近藏)ㆍ무상(無相)이라 번역하는데 불법을 전해 받은 제4조다. 아육왕의 스승이며 마돌라(摩突羅)국에서 출생하였다. 17세에 상나화수(商那和修)에게 가서 배우고 아라한과를 얻었다. 아육왕을 위하여 우타산으로부터 화씨성에 이르러 설법하고, 왕에게 권하여 부처님의 유적지에 8만 4천의 탑을 세웠다고도 전한다.
俱珍那城에 有一住處하니 名曰法座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구진나(俱珍那)성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법 자리[法座]’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구진나(俱珍那)는 갖추어 말하면 구진나야(俱陳那耶)다. 구진은 사람의 성(姓)인데 번역하면 큰 동이[大盆]이다. 나야는 법률(法律)이다. 못의 형상이 큰 동이와 같은데 옛날 어떤 신선이 못 옆에서 법률을 수학하였다. 뒷 사람이 이것을 인하여 성을 삼았다. 그래서 성(城)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디인지 상고할 길이 없다.
淸淨彼岸城에 有一住處하니 名目眞隣陀窟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청정한 저 언덕[淸淨彼岸]성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목진인타(目眞隣陀)굴’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청정한 저 언덕[淸淨彼岸]성은 남인도다. 목진(目眞)은 번역하면 해탈이이 곧 용의 이름이다. 인타(隣陀)는 번역하면 장소다. 즉 용이 머무는 장소이다.”라고 하였다.
摩蘭陀國에 有一住處하니 名無礙龍王建立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마란다(摩蘭陀)국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걸림 없음[無碍]’인데 용왕이 세운 것으로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마란다(摩蘭陀)국은 그 소재를 알 수 없다. 진(晉)나라 번역 화엄경에는 나라는 없고 다만 풍지(風地)라고만 하였다. 이를테면 바람구멍의 장소이니 곧 용이 머무는 곳이다.”라고 하였다.
甘菩遮國에 有一住處하니 名出生慈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감보자(甘普遮)국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인자함을 냄[出生慈]’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감보자(甘普遮)국은 바르게 말하면 감포(紺蒲)니 곧 과일의 이름이다. 그 과일은 붉고 희며 둥글다. 중국의 임금(林檎)과 약간 닮았으며 중앙에 가로로 세 줄의 문양이 있다. 이 나라에는 단정한 여인들이 많은데 감포(紺蒲)라는 과일의 세줄 문양과 같이 하고 있다. 여자로서 나라의 이름을 삼았다.”라고 하였다.
震旦國에 有一住處하니 名那羅延窟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진단(震旦)국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나라연(那羅延)굴’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진당(震旦)은 또는 진단(眞丹ㆍ振旦)이라 하는데 인도에서 중국을 부르는 이름이다. 진(震)은 동방을 의미하며, 해가 돋는 쪽에 있다하여 진단이라고 한다. 청량스님의 소에 “진단국은 곧 당나라다. 또는 진단(眞丹)이라고도 하며 혹은 지나(支那)라고도 하는데 모두 인도말의 초(楚)나라 소리와 하(夏)나라 소리의 차이에서 온 것이다. 중국어로 번역하면 다사유(多思惟)인데 생각이 많은 까닭이다.”라고 하였다.
疏勒國에 有一住處하니 名牛頭山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소륵(疏勒)국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우두(牛頭)산’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소륵(疏勒)국 갖추어 말하면 구로수달륵(佉路數怛勒)인데 이것은 저 나라의 산 이름이다. 산을 인하여 나라 이름을 지었다. 혹 번역하여 악성(惡性)이라 하는데 그 나라 사람들을 인하여 지은 이름이다. 그러나 우두산은 지금 우전국(于闐國)에 있다. 번역하면 젖이 흐르는 땅이다. 부처님이 적멸에 드시고 1백년에 비로소 이 나라를 세웠다. 자세한 것은 서역기(西域記)의 내용과 같다. 경을 결집할 때에는 아직 개국(開國)하지 않았다. 소륵(疏勒)국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迦葉彌羅國에 有一住處하니 名曰次第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가섭미라(迦葉彌羅)국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차제(次第)’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가섭미라(迦葉彌羅)는 진나라 번역에는 계빈(罽賓)이라 하였는데 번역하면 아수입(阿誰入)이다.”라고 하였다. 계빈(罽賓)은 또는 겁빈(劫賓)ㆍ갈빈(羯賓)이라 한다. 북인도에 있던 큰 나라 이름이다. 가습미라(迦濕彌羅)의 옛 이름이다.
增長歡喜城에 有一住處하니 名尊者窟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증장환희(增長歡喜)성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존자굴(尊者窟)’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증장환희(增長歡喜)성은 옛날의 해석에는 남인도라고 하였다. 또 존자굴(尊者窟)이란 곧 상좌부(上座部) 사람들이 머물던 장소다.”라고 하였다.
상좌부(上座部)란 인도 소승교 20부의 하나다. 체비리(體毘履)ㆍ타비라(他鞞羅)ㆍ타비리여(他毘梨與) 등으로 음역한다. 북방에서 전하는 바에 의하면, 불멸 후 100여 년경 학승(學僧)인 대천(大天)이 5개조의 신설(新說)을 주창하여 전통적 불교를 반대하였는데 이를 시인하는 1파인 대중부와 부인하는 1파인 상좌부가 생겼다. 그 뒤 약 300년 동안에 상좌부에서 10파가 갈라졌다. 곧 불멸후 300년 처음에 근본상좌부[雪山部]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가 갈리고, 또 300년의 중간쯤에 설일체유부에서 독자부(犢子部)를, 다시 이 부에서 법상부(法上部)ㆍ현주부(賢冑部)ㆍ정량부(正量部)ㆍ밀림산부(密林山部)의 여러 파가 갈려 나오고,
첫댓글 또 그 뒤에 설일체유부에서 화지부(化地部)를, 화지부에서 법장부(法藏部)를 내고, 300년의 말경에 설일체유부에서 음광부(飮光部)ㆍ경량부(經量部)가 갈려 나왔다. 교의(敎義)는 자세히 전하지 않고, 다만 설일체유부만이 전한다. 그래서 소승이십부(小乘二十部)를 말한다.
庵浮梨摩國에 有一住處하니 名見億藏光明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암부리마(庵浮梨摩)국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억장광명을 봄[見億藏光明]’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살았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암부리마(庵浮梨摩)국은 번역하면 무구(無垢)니 곧 과일의 이름이다. 이 나라에는 물질이 넉넉하고 또한 뛰어났기 때문에 그 이름을 삼았다. 중인도 경계에 있다.”라고 하였다.
乾陀羅國에 有一住處하니 名苫婆羅窟이라 從昔已來로 諸菩薩衆이 於中止住하니라
“건타라(乾陀羅)국에 한 처소가 있으니 이름이 ‘점파라(苫婆羅)굴’인데 옛적부터 보살들이 거기에 있었느니라.”
▶강설 ; 청량스님의 소에 “건타라(乾陀羅)국은 번역하면 지지국(持地國)이라 한다. 도과(道果)를 얻은 이들이 많아서 나라를 보호하여 지키므로 다른 나라의 침범이 없기 때문이다. 혹은 향변(香遍)이라 하는데 온 나라에 향초(香草)가 먼저 자라기 때문이다. 점파라(苫婆羅)란 향기가 나는 꽃나무의 이름이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보살이 머무는 곳은 인도와 중국과 한국이 골고루 포함되었다. 화엄경을 결집한 경가(經家)는 이미 이 광대한 지역까지 성지를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보살의 머무는 곳이 어찌 특정한 장소가 있겠는가. 보살의 정신을 가지고 보살행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곧 보살이 머무는 곳이리라. 실로 부처님의 꿈은 온 세상이 모두 보살들로 꽉 찬 곳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며, 불교의 이상은 전 세계가 보살들로 충만한 곳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화엄경 강설 45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