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앞서 욥27-28장의 독백 부분은 세 친구에 대한 반론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러나 29장에서부터 욥31장까지의 독백은 욥이 하나님을 향해 자신의 무죄한 고난을 호소하는 내용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본장에 전개되고 있는 욥의 회상은 그가 지난날 얼마나 풍성한 물질적, 영적인 축복을 누리고 살았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1. 지난날의 가정적인 행복
1) 하나님의 등불이 비췸
욥은 하나님께서 지신을 보호하시던 날에는 하나님의 등불이 자신의 머리에 비취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등불 빛을 따라 암흑에서도 걸어다녔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등불'은 성경에서 통상적으로 생명과 번영을 상징하는데 여기서는 행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합니다(참조, 시18:28). 또한 하나님이 인간을 축복하실 때와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실 때에는 등불을 켜신다고 말씀하십니다(참조, 욥18:6).
a.소유물을 산울로 두르심(욥1:10)
b.빛이 되시는 여호와(시27:1)
2) 하나님의 우정이 내 장막 위에 있음
욥은 자신이 왕성하던 날과 같이 지내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말하였습니다. 왕성하던 날이란 원어대로 하면 삶이 절정에 달했을 때입니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욥이 재난을 당하기 전의 행복했던 시절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욥은 그때 하나님의 자신의 장막에 기름을 발라 주셨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고난당하기 전에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은 그의 만사가 형통할 뿐만 아니라 평화가 가득할 것입니다.
a.주의 교통하심이 있음(잠3:32)
b.어디로 가든지 함께하심(수1:9)
3) 전능자가 나와 함께하셨음
욥은 자신이 왕성하던 날에는 전능자가 자신과 함께 계셨고 자녀들이 자신을 둘러 있었으며 젖 자신의 발자취를 씻으며 바위가 자신을 위하여 기름 시내를 쏟아 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자신의 풍족했던 생활을 표현한 것입니다. 욥은 자녀들의 축복과 함께 소유물의 축복도 많이 받아 가정이 화목하고 부족함이 없는 풍성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일시에 사탄의 시험으로 자녀가 죽고 아내는 떠나가고 모든 재물을 사라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욥은 예전에 누렸던 부귀와 행복을 회상하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a.그 발이 기름에 잠김(신33:24)
b.꿀로 만족하게 하심(시81:16)
2. 지난날의 사회적인 행복
1) 신임과 존경을 받음
욥은 자신이 하나님과 교제할 때 즉 고난 당하기 직전까지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명실상부한 지도자적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고 회상하였습니다. 욥은 그 때에 자신이 성문에 이르기도 하며 자리를 거리에 마련하기도 하였다고 했습니다. 성문은 재판과 같이 매우 중요한 공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던 뜻입니다. 욥은 자신을 보면 젊은이들은 숨으며 노인들은 일어섰다고 했습니다. 이는 욥이 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자들에게 존경을 받았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방백과 귀인이 침묵하였다고 했는데 이는 지위가 높은 관리와 사람들까지 그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였음을 나타냅니다.
a.노인의 얼굴을 공경해야 함(레19:32)
b.복을 빌게 선을 행함(욥31:20)
2) 불우하고 소외된 자를 돌아봄
욥은 자신이 부르짖는 빈민과 도와줄 자 없는 고아를 건졌다고 했습니다. 가난한 자와 고아에 대한 구제는 하나님께서 명하신 것입니다(참조, 출23:11;신15:7). 욥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빈민과 돌볼 자 없는 고아를 구제하는 선행을 행하였습니다. 또한 망하게 된 자도 자신을 위하여 축복하고 과부가 자신 때문에 기뻐 노래하였다고 했습니다. 욥은 자신이 의를 옷으로 삼아 입고 정의로 겉옷과 모자 같았다고 했습니다. 이는 욥의 구제와 선행이 단순히 인간적인 동정에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을 준행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임을 의미합니다.
a.궁핍한 자의 부르짖을 때 건짐(시72:12)
b.참된 경건의 요건(약1:27)
3) 사랑과 공의를 행함
욥은 이방인일지라도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도록 공정한 판단을 내려 주었다고 했습니다. 욥은 자신이 빈궁한 자의 아버지도 되며 모르는 사람의 송사를 돌보아 주었으며 불의한 자의 턱뼈를 부수고 노획한 물건을 그 잇새에서 빼냈다고 했습니다. 욥은 가난하고 연약한 자들에게는 사랑이 많고 부드러운 지도자였지만 불의한 자에게는 매우 강하고 엄한 지도자였습니다. 이처럼 욥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동시에 실천하였습니다.
a.주는 공의로우심(느9:33)
b.고아를 아비처럼 양육함(욥31:18)
3. 욥의 장래 예견과 영향력
1) 모래같이 많은 날
욥은 극심한 고난 가운데 스스로 말하기를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숨을 거두며 자신의 남은 날이 모래같이 많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욥이 자신의 생애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장수와 행복을 누리다가 모든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뜻입니다. 욥의 이러한 예견은 욕심과 교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가능할 것을 믿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욥의 이 말은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a.영영히 요동하지 아니함(시30:6)
b.장수하다가 무덤에 이름(욥5:26)
2) 복 받을 인간
욥은 자신의 앞길에 대하여 내 뿌리는 물로 뻗어 나가고 이슬이 내 가지에서 밤을 지내고 가며 영광은 새로워지고 내 손에서 내화살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욥의 이러한 예견은 허망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욥은 자신의 하나님 앞에서 복 받을 만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실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욥의 생애는 잠시 고난을 당하여 비참한 처지에 있었지만 하나님은 그의 장래를 크게 축복해 주셨습니다(참조, 욥42:12-17).
a.시냇가에 심은 나무(시1:3)
b.생명수 강가의 생명나무(계22:2)
3) 욥의 영향력
욥은 자신이 한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슬과 비 같았다고 하였습니다. 고난받기 직전까지 욥의 말은 하나님의 영적 은혜를 지니고 있었으므로 듣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었습니다. 욥이 이렇게 영향력 있는 말을 사람들에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말과 혀로만 사람들을 지도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었기 때문입니다(참조, 요일3:18) 이러한 욥의 사역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생각나게 합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성도는 빛이신 그리스도로 옷 입은 자이기에 세상에 빛을 발하여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a.요셉의 활이 견강함(창49:24)
b.모든 주민의 우두머리(삿11:8)
결론
29장에서 욥은 현재의 고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지난날의 축복된 삶을 회상하였습니다. 성도는 지난날의 부귀 영화를 회상하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과거를 모두 배설물로 여기고 주께서 맡겨 주신 복음 사역에 매진하였습니다. 우리 역시도 과거나 현재에 머무르는 자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달려가는 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