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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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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구장회 추천 0 조회 50 16.10.28 10:3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은퇴 목사님들 20명이 12일로 강원도 정동진 썬 크루즈 리조트에서 수련회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하조대 해수욕장을 들렸다. 삼복더위에 인산인해로 들끓던 해수욕장이었는데 초가을 9월 하순에 오니 해수욕장은 사람들이 없고 바닷바람만 시원하게 불어왔다. 순간 중학교 시절에 배웠던 고려 말의 학자 길재(吉再)의 시조, <오백 년 도읍지>가 떠오른다.

           “오백 년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한데 인걸(人傑)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학자 길재 씨가 느꼈던 감정을 나도 느끼면서 쓸쓸한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 넓은 백사장에 확 트인 바다가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하기도 했다. 그토록 많던 사람들이 가을바람에 밀려 다 가버리고 썰렁한 해수욕장, 묘한 감정이 떠오른다. 나는 잠시 백사장에 있는 흔들의자에 아내와 함께 앉아 앞뒤로 흔들면서 해변을 바라보았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해수욕장이 말없이 조용하지만 수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겠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수백 년의 해수욕장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말 없는 하조대 해수욕장, 이름 있고 경치 좋고 넓은 백사장과 바다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유명한 하조대 해수욕장,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 그동안의 역사를 떠올려주는 하조대 해수욕장이 정감이 있게 보였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에덴동산을 그리워하며 아담과 하와처럼 백사장에서 뛰놀며 바다에 뛰어들어 인어(人魚)처럼 헤엄치며 놀던 젊은 군상들, 백사장을 운동장 삼아 배구, 축구를 하며 땀 흘리며 즐거워하던 건강한 젊은이들, 텐트 안에서 가족들과 오손도손 정을 나누며 행복을 노래하는 멋진 가정들, 육체미만 자랑하며 수영은 하지 않는 비키니 수영복의 여인들, 해변에 둘러앉아 술판을 벌이고 고성방가로 휘청거리던 꼴불견의 청춘남녀들, 바가지를 씌우며 손님들의 얼굴을 붉히게 하는 배짱 좋은 악덕 상인들...

   온갖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고 바다는 부러워하기도 하고,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며 소리를 지르며 해수욕객에게 피해를 주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인간아 왜 그렇게 사느냐?” 책망하기도 하고, 철썩철썩 파도로 못된 사람들의 뺨을 때리기도 하고, 행복한 가정들을 감싸주기도 하는 바다, 변함없이 출렁이는 바다를 보면서 인간의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나는 가을 바다가 좋다. 잡된 인간의 추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름다운 바다와 넓은 백사장만 보며 바다와만 상대하고 대화하기 때문에 좋다. , 가을, 겨울이 되면 바다를 찾아와 바다의 아름다움을 찬양해주는 작가들과 사진작가들이 온다. 오늘도 나는 바닷바람과 함께 들려오는 바다의 소리를 듣는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당신도 나를 아름답게 봐 주니 고맙소, 하나님이 창조하신 바다와 모래사장을 보면서 감탄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당신은 창조주 하나님의 자녀인가 보구려, 앞으로 자주 와서 나를 격려해 주고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나는 바다를 향하여 걸어갔다. 모래를 밟으며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나는 바다로 뛰어들어 수영하고 싶은 마음이다. 묘하게 생긴 바위가 해변과 연결되어 있어 바위로 올라갔다. 바위 위에서 물을 내려다보니 고기들이 정답게 놀고 있다. 바위틈에는 가재들이 왔다 갔다 하며 나를 쳐다보는 듯했다. 맑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한마디 했다. “여름에 이곳에 와서 수영하면 참 좋겠다당장에라도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지만 뛰어들지 못하고 마음만 바닷물에 잠그고 돌아섰다.

   바위 위에 서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바다에 관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지만, 일행과 공동보조를 맞추기 위하여 참았다. 그러나 속으로 <먼 산타루치아> 노래를 부르며 다시 돌아섰다.

 

   “잔잔한 바다 위로 저 배는 떠나가며 / 노래를 부르니 나폴리라네 

     황혼의 바다에는 저 달이 비치이고 / 물 위에 덮인 하얀 안갯속에 나폴리는 잠잔다

     산타루치아 잘 있어 서러워 말아다오 / 즐거운 나그네는 이 밤이 기쁘건만 

     나폴리 떠나가는 이 배는 가슴이 아프리라 / 산타루치아 잘 있어 서러워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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