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적 타당성이 결여된
국가 교육과정 개정 반대 사회과 교사 공동 성명
— 중·고등학교 역사과 「2022 개정 교육과정」 개정 추진에 대하여 —
■ 서명 기간: 2026. 4. 24.(금) 20:00 ~ 2026. 4. 27.(월) 23:59
■ 참여 교원 수: 전국 초·중·고 사회과 교사 1,581명
1. 절차적 정당성 결여: 사회적 합의 없이 강행되는 수시 개정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장기간의 연구와 현장 의견 수렴, 공청회와 협의를 거쳐 어렵게 형성된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시행 초기 단계에서 충분한 검증과 숙의 과정 없이 특정 영역의 시수 확대와 과목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수시 개정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다. 특히 교육부 동북아역사대응팀이 중학교 역사 시수 확대와 고등학교 역사 선택과목 신설을 주도하며 정책 변경을 요청하는 현 상황은 교육과정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 교육과정 개정은 교육 공동체의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일방적이고 성급한 정책 추진은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교육과정 운영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한다.
2.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 침해: 분권화, 자율화 기조에 역행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교 자율 시간'을 중심으로 학교가 지역과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설계하도록 한 분권화·자율화의 방향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에서 특정 교과의 시수 확대를 위해 이 '학교 자율 시간'을 사실상 대체하려는 시도는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권과 교사의 전문적 판단에 기반한 재구성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다. 민주시민교육은 다양한 교과와 맥락 속에서 유연하게 구현되어야 함에도, 획일적인 국가 주도의 시수 조정은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오히려 위축시키고 있다.
3. 특정 교과 중심 정책이 초래하는 사회과의 구조적 불균형 심화
학생들은 지금 급변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특정 교과 중심의 지식 강화만으로는 미래 시민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충분히 기를 수 없다. 다양한 관점의 통합적 이해와 복합적인 지식, 그리고 삶과 연결된 경험 중심의 교육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다. 민주시민교육 또한 특정 교과의 확대만으로 달성될 수 없으며, 역사·지리·일반사회·윤리 교과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실현된다. 그럼에도 고등학교에서 '근현대사'와 '역사 콘텐츠 비평·분석' 등의 선택과목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사회과 내 영역 간 균형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 제한된 이수 구조 속에서 특정 교과의 과목이 추가될 경우 사회과 내 다른 영역의 과목 개설 기회가 축소되고 학생들의 선택권 또한 왜곡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목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사회과 전반의 조화로운 운영과 질적 내실화다.
[우리의 요구]
첫째, 교육과정 개정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숙의 과정을 거쳐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중학교 '학교 자율 시간'을 포함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권을 존중하고,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일방적 시수 조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고등학교 '근현대사', '역사 콘텐츠 비평·분석' 선택과목 신설 추진을 즉각 재검토하고, 사회과 각 교과의 균형과 교육과정의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2026년 4월 28일
전 국 지 리 교 사 모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