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행은 모든 스케줄을 아이들에게 맡겼다.
찾아갈 장소를 인터넷으로 찾고 교통편을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였다.
"엄마가 옆에 없다고 생각하고 너희들끼리 찾아가 봐"
아이들은 신이 나서 하루 일과를 짰다.
이른 아침 8시 35분 급행 전철을 탔다.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빈 자리없이
서울까지 갔다. 아침이라 그런지 춥다 싶을 정도로 실내공기가 서늘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신길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광화문에서 내려야 한단다. 난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만 다녔다.
광화문에서 내려 성곡 미술관까지 400m 골목을 잘못 들어 700m이상 돌아서 도착하니 여동생과
7살배기 남자 아이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민석이는 존 버닝햄의 열렬펜으로서 그림을 꼼꼼하게 살피고 나에게 그림에 맞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혜인이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슬쩍슬쩍 보고 다니며 지루해 하며 사진촬영에만 집중하다 안내언니한
테 꾸중 들었다.
제 1전시관의 존 버닝햄의 그림관람을 마치고 제2전시관의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 전시관으로 갔다.
역시 커다란 고릴라가 눈에 띄었다. 책에서 볼 때와 별 차이는 못 느끼고 오히려 채색감은 책이 좋으
것 같다. 그래도 작가의 손 때가 직접 묻은 그림이라 생각하니 직접 만난 듯 반가웠다.
조카아이가 배탈이 나서 힘들어 하길래 별관에 가서 쉬기로 했다.
별관에는 두 작가의 동화책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아이들도 나도 신나서 책을 챙켜다 읽었다.
'돼지책, 우리엄마, 미술관에 간 윌리, 윌리와 악당 벌렁코, 숲속에서, 윌리와 휴, 특별한 손님,
꿈꾸는 윌리' 등 앤서니 브라운의 책과,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검피 아저씨의 드라이브, 마법침대,
알도, 크리스마스 선물, 셜리야 물가에 가지마, 사계절, 우리 할아버지, 시털없는 기러기 브로카,
대포알 심프' 등 존 버닝햄 작품들을 일일이 기록하며 읽었다. 민석이는 '터널, 장바구니'가 없다고
못내 아쉬워 하며 존 아저씨께 편지를 써서 벽에 붙이고 나왔다.
2층, 3층 동화속 체험관에서 잠깐 놀다 허기진 배를 채우러 나왔다.
어렵게 서울 왔는데 본전 뽑겠다고 서울역사박물관에 가서 고구려 전시관을 둘러 보고 왔던 길을 거꾸
로 거슬러(이이들 표현) 신길역에 도착, 급행차는 2분전에 떠나고( 신길역 출발 오후 4시 32분, 5시 29
분 참고) 완행전철을 타고 오랜시간 지루하게 천안에 도착. 아이들은 무슨 기운이 남았는 지 서점에 잠
깐 들렀다가 버스 타고 집에 도착 7시 35분 집 떠난지 12시간만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고 마감회의를 할 예정인데 대체로 만족할 듯 하다.
9월 4일까지니 한 번 다녀오세요!!!!!
첫댓글 늘 부지런한 사강 언니,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겠네요.전31일 그림책 모임 식구들이랑 가요.벌써 부터 가슴이두근 거려요.
사강님, 아이들이 계획해서 다녀오셨다니 더욱 의미있고 뿌듯했겠어요. 저도 애들과 다녀올 예정입니다. 버닝햄 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게 좀 아쉽지만요. 사강님 내일 만나요~
언니! 정말 부지런하시네요.. 부럽네요. 우리 꼬맹이들도 얼른 키워 데리고 가고싶네요!!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부럽당...!!
우와~ 정말 좋은시간 보내신것 같아요. 저두 조만간 함 다녀와야겠어요. 서방님과 연주랑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