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적 백번' 평판을 들어 왔던 커제 9단이 최근 들어 백번 패배가 잦다.
농심신라면배가 열리고 있는 부산 농심호텔 검토실에서 진행 중인 바둑을 놓아보고 있는 커제 9단.
최근 부진 속에 맹위 떨쳤던 백번
승률도 급락
대기 중이었던 농심배 부산 등판은 하지 않아
가공할 위력을 보여 왔던 '커제의 백번'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커제 9단은 지난 22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2017 중국갑조리그 24라운드에서도 스웨 9단에게 217수 만에 백으로 불계패하면서 최근 들어 잦아진 백번 패배에 1패가
더해졌다.
이 패배로 시즌 전적은 15승9패가 됐다. 10월 이후엔 2승4패로
부진하다. 다승 순위는 6위. 전 경기 주장전에만 나서 18승4패를 거뒀던 2016 시즌과는 판이한 성적이다.
국내외 전체 대회로 넓혀서 보면 10월 30일 갑조리그에서 신진서 8단에게 백으로 패한
후부터 하향 곡선을 긋고 있다. 그 이후 치른 일곱 경기에서 2승5패로 저조하다. 5패 중의 4패가 백으로 졌다는 사실, 이 기간 중의 백번
전적이 1승4패라는 사실은 눈을 의심케 한다.
▲ 중국 주장 커제 9단(왼쪽)과 신민준의 6연승 제물이 됐던 천야오예 9단. 당이페이
9단의 1승으로 커제는 부산에서 등판하지 않게 됐다.
성적이 출중한
커제는 흑으로도 승률이 좋지만 백으로는 더 좋기로 유명하다. 2015년에 올렸던 백번 34연승은 전무후무한 기록. 올해 들어서도 5월 5일부터
8월 15일까지 백번 22연승을 달렸다.
이전의 성적과 비교해 보면 최근
부진이 두드러진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 번의 대결을 마친 후(5월 29일)부터 신진서와 대결하기 전(10월 28일)까지의 전적은
46승9패(승률 83.6%). 이 중 백으로 26승1패(96.3%), 흑으로 20승8패(71.4%)였으니 가히 '백번 무적'이었다.
하지만 10월 30일부터 현재까지는 2승5패(28.6%)에 그치고
있는 데다가 백번 전적도 1승4패(20%)로 초라하다. 일시적인 슬럼프일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전에 없었던 부진이다.
커제는 현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농심신라면배 2차전에 출격 대기 중이었으나
당이페이 9단이 가까스로 1승을 올려 부산 등판은 하지 않게 됐다.
전기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삼성화재배와 몽백합배를 각각 16강에서 중도 탈락한 커제는 사실상 메이저 무관(無冠) 상태. 다음 달 제1회 신오배 결승에서
또 하나의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결승 상대는 중국랭킹 22위 펑리야오 6단.
▲ 당이페이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검토하던 돌을 쓸어담고 있는 커제 9단을 비롯해
중국 선수단. 뒤쪽 벽면의 기보가 실시간 상황이다. 그 후 신민준의 처리가 느슨해지면서 역전으로 흐르자 검토실에서 철수한 지 20분쯤 후
돌아와서 다시 판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