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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올해를 특정짓는 사자성어로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가 뽑혔다.
교수신문는 23일 "전국의 교수 6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04명(32.7%)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행역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도행역시는 중국의 사기(史記) 오자서 열전(伍子胥 列傳)에 등장하는 오자서가 그의 친구 신포서에게 ‘도리에 어긋나는 것은 알지만 부득이하게 순리를 거스르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는 상황에서 처음 생겨났다. 이후 그 의미가 점차 확대돼 잘못된 길을 고집해서 걷는 상황을 일컫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추천위원 27명이 1인당 2개씩 제시한 사자성어를 자체적으로 선정한 33명의 교수들이 총 5개를 선정한 뒤 일반 교수들의 설문 조사로 최종 결정된다.
2위는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것처럼 하찮은 일로 싸운다는 뜻의 '와각지쟁(蝸角之爭)', 3위는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힌다는 뜻의 '이가난진(以假亂眞)', 4위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 생각만 고집한다는 뜻의 '일의고행(一意孤行)'이 선정됐다.
도행역시 뜻을 본 네티즌들은 "올해의 사자성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제대로 뽑은 듯", "후보군이 너무 편파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교수신문은 올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除舊布新'(제구포신)을 선정한 바 있다.
[춘추시대 초(楚)나라의 오자서는 자신의 아버지와 형제가 초평왕에게 살해되자 오(吳)나라로 도망쳐 오왕 합려의 신하가 돼 초나라를 공격했다. 승리한 오자서는 원수를 갚고자 이미 죽은 초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그의 시체를 꺼내 채찍으로 300번 내리쳤는데, 친구 신포서가 이를 문제삼자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지만 부득이하게 순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고 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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