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추 15년 전
자연인으로 산답시고
고향에 펜션을 지을 때 일이다.
"할매 언능 나와."
"아 이누마 쪼까 지둘려"
고향 동네 할매들 데꾸
목욕탕에 가기로 했다.
할매들 해 봐야 세분이다.
목욕탕 까지는 10킬로미터
20리가 넘는다.
정읍 시내 버스가 댕기기는 하는데
하루 서너번 밖에 안 다녀
목욕탕 가는게 쉽지 않다.
한참후
한껏 멋을 낸 할매가 나왔다 .
연지 곤지를 찍고 핸드백도 들었다.
"아따 목욕탕 가는디 뭔 째(멋)를 냈댜."
"야이노마 나도 여자여."
"할매 나 낼 모래면 환갑이여 이놈 저놈이 뭐랴."
"내가 이노마 니 朋알
만저서 키웠어 "
"할매 붕R은 지가 알아서 크거든"
언뜻 할매 손에 들린 가방을 보니
샤넬 이라고 읽어야할 영어가 보였다
"아따 할매 어디서
이런 비싼 가방 났어라."
"어 우리 딸이 준겨"
"어매 그 가방 무쟈게 비싼건디
아마 백만원도 넘을겨"
"그려 그렇게 비싼겨"
비싼 거라는 말에 할매는 기분이 좋은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 번졌다.
다른 할매도
그렇게 비싼 거냐며 부러워 했다
"근디 할매 그 안에 뭐 들었댜."
"뭐 별건 없고 "
할매는 가방을 열어 보였다
힐끗 넘겨다 보니
배추 상추 씨 뿌리고 남은 봉투
말라 빠진 대추 몇개
찐 고구마등이 보였다
" 할매 비싼 가방에 이런거 넣으면 우짠데."
"머 워뗘."
"아이고 비싼 가방 다 베리것네."
"근디 돈은 어딨댜."
"돈은 여기 있지"
할매는 골마리에서 돈을 꺼내 보였다
"할매 돈은 이 가방에 넣어 다니는 거야""
"암디다 너가꼬 댕기면 워뗘"
"할매 그럼 머 헐라고 가방은 들고 댕겨"
"배고프면 고구마 먹을라고"
"아 그먼 그냥 비닐 봉투에 싸오면 데지."
샤넬 핸드백 과 찐 고구마의 콜라보
핸드백 만드는 회사에서
상상 이나 했을까?
난 슬하에 딸만 셋이다.
딸만 셋이다 보니
옷 신발 가방 즉
핸드백이
이멜다 가 울고 갈 정도다.
원래 핸드백은
여성 전용 위생 용품이 없던 시절
그러니까
여성들이
개짐으로 위기를 관리 해야 했던 시절
개짐 휴대 보관 하기 위한
물품 이였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 단순 물품이 어쩌다
사치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핸드백 효과란 말이 있다.
단순한 소지품도
패션이 될수 있다는 말 이라고 하는데
다시 말하면
핸드백 같은 하찮은 물건도
패션화해 가격을 높여 팔면
비싼게 좋을 거라고 생각 한단다.
비싼게 좋을 거라는
고정 관념에 물든
허영심 많은 언니들
등 쳐 먹는 신종 사기 라고
런던의 믿을 만한 패션 잡지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단어 라고 한다
부연 설명을 좀더 하자면
비싼 차 타고 댕기면
남들이 우러러 볼거라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 과 같은 이치로
비싼 핸드백 들고 다니면.....
비싼 핸드백
여자들끼리는 어떨지 모르지만
옵빠들은 관심 없다.
그때 그 할머니들
한분은 소천 하시고
한분은 요양소 가시고
한분만 남아 마을 을 지키신다.
지난 주말 시골 펜션에 갔다.
남은 할머니가 반겨 주신다,
그런데
귀가 어두워
대화가 어렵다.
나도 곧
"가방을 든 여인"
트럼펫 섹소폰 연주를
업로드 했는데 들리시나요.
'가방을 든 여인' 을 50% 압축 하면
빽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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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빽 든 년
차라리
추천 3
조회 102
23.05.22 09:59
댓글 17
다음검색
첫댓글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웃자고 쓴 글 입니다.
빽든년이라는 말과
정말로 가방의 가치와 용도에 상관없이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쇼로 많이 등장하지요.
재미있는 사연과 글 잘 읽었습니다.
그랬었는데
한분 두분 가시니까
슬퍼지더라고요.
ㅎㅎㅎ~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하하하
깨끗하진 않아도
할머니들이 주는 김치 기타 반찬 ..
할머니들 있을때가 좋았는데
이렇게가 이렇게
나이가 깊어지니ㅎㅎ
가방이든 옷이든
가벼운게 쵝오인것 같아요ㅎ
이렇게는 가벼운
에코빽 러브해요 ^^
이거 일급 비밀인데요
그 샤넬 빽
가짜 모조품
어디가서 말하지 마세요
@차라리
근데요
올려주신 노래는
어떻게 들어요 ?
저장 되었다고 하는데
들을수가 없어요 흑 ㅎ
@이렇게
ㅠㅠㅠ
저도 모르것어유.
이것이 나의 한계에유.
뭘 하긴 했는데 뭘 했는지
그걸 몰러유
그냥 유투브에서 검색 하시는게
더 빨라유
에효 죽으면 늙어야 허는데...
샤넬빽이 고구마나 넣고 다니는
정도로 ...
ㅎㅎㅎ 재밌네요~~
아마 딸래미가 쓰던
짝퉁 이였을 거에요.
진짜 는 겁나게 비싸다는디...
좋은것도 젊어서지 그냥 가볍고 보기 괜찬으면 좋아요.
그렇다네요
한살 두살 연세 들면
맛있는 음식도 맛을 모르고
아름다은 것은 봐도 느끼지 못한데요.
에효
비싸다는빽
장농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잡고
햇빚은 일넌에 두어번 보나~~
개새끼 상전 명품빽신주단지
먼훗날 또 어떤세상이 올런지유~
저도 딴건 대충 이해 하는데
개를 상전 모시듯 하는 건
많이 불편해요.
저 어렸을 때 개는 잡아 먹기 위해
키우는 동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는데..
@차라리 잡어먹는건 좀 그렇고
집 지킴이에 말벗까지였는데
업자들이 개량종들을 데려오면서리
세상이 변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