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대탈출 5 )
술도 쫌 마셨고, 욱하는 마음, 억울한 마음, 열도 받고 이제 내일 오전에 다시 한번 정확하게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에 여기 있는 분들께 마지막 한번 더 물어도 볼 겸 위로 혹은 조언도 받을 겸 글씁니다. 술 마신체로 pc로 적는거라 모바일로 보실 때는 불편 할 수 있어요.
저는 올해 서른 두 살 흔하디 흔한 그냥 평범한 여자입니다. 그 놈이랑은 3년 조금 넘게 만났어요.
사건은 토요일에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전세로 제 영혼과 원기옥을 끌어 모은 돈 + 부모님의 젊은 시절 피땀 흘려 번 돈 합쳐서 4억이구요. 빌라에요. 근데 빌라가 옛날 식 빌라인데 안은 전부 리모델링 해서 21평인데 훨씬 넓게 쓰고 있고 혼자 살기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넓은 집에 처음 살아봐서 티브이부터 워시타워, 드레스룸에 짝퉁 에어드레서기 그릇, 커피머신기, 밥솥, 에어프라이어기, 공청기 등등 모든 살림 살이 다 구비+ 선물로 꽉 차서 진짜 누구든 몸 만 들어와서 살아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6월에 이사 들어왔어요. 이렇게 제가 이사 올 수 있었던 계기는 제 남동생이 서른살인데 작년에 선물이 찾아 와서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되었는데 그때 부모님이 이왕 이렇게 된거 저랑 동생이랑 공평하게 얼마씩 해주셨어요. 제 동생부부는 운이 좋은건지 저와 거의 같은 돈으로 지금 살고 있는 집처럼 거의 비슷한 연식에 스물 여덟평 집을 전세로 얻었어요. 아이 낳고 동생 와이프가 회사 복귀 할때 쯤 되어서 본인 동네 꽤 좋은 집 많이 나왔다고 해서 감사하게 동생부부네 동네에 좋은 조건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교통도 편하고 집도 넓어 전세 끝나는 시간이 벌써 걱정 될 정도에요. 각설하고...
6월에 이사오고 쉴 때마다 계속 조금씩 치우다가 9월부터 조금씩 집들이를 시작했습니다. 제 직업이 주말에도 꽤 일을 하는거고 스케쥴이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아서 다른 사람들과 맞추는게 쉽지 않았거든요. 그 와중에 부모님, 동생가족, 남자친구, 직장동료 3명, 대학친구 2명 과 몇명 더 왔다 갔어요.
문제는 지난 토요일 11월 18일 이었어요. 작년 여름부터 양쪽 집안에서 결혼얘기가 나왔고 각각 집에 인사는 갔었습니다. 그리고 그 놈 부모님이랑 시간을 맞춰 11월18일에 저희 집에 모셨고 당일에 어머님과 그 놈이 왔습니다.
제 딴에는 어머님이 좋아하시는거 이것저것 만들고 시키고 해서 저녁 상차림을 했구요. 원래 약속 시간보다 어머님과 그 놈이 15분 정도 먼저 왔고 마침 저는 국이 약간 제 입맛에 좀 짜서 물을 더 넣고 상을 차렸습니다.
저녁 식사를 다 마치고 차랑 과일을 가지고 왔는데 어머님이 저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아한 목소리로 "000은 가정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할 것 같구나. 국에는 수돗물을 넣는게 아니야" 라고 하시더라구요.
이렇게 어머님이 얘기한거에는 저희집 배경도 있습니다. 저희집은 군인 가족으로 아버지는 장교로 예편 하셨습니다. 그리고 군인가족은 대부분 시골에서 살게 되는데 지금은 시골이라 할 수 없지만 저는 경기도 촌년입니다. 파주는 저 어릴때는 엄청 시골이라서 지하수 먹고 살았어요. 그때는 정말 정수기도 별로 없을 때였고 전 진짜 어릴 때 논두렁에서 뒹굴고 찔래꽃 줄기 까먹고 그랬어요. 그렇게 살다가 대학을 갔는데 제가 대학 갈때는 교통편이 워낙 잘 되어 있어 통학하다가 취업하면서 서울로 온 케이스에요. 그러다 보니 저희 집은 여전히 국 끓일때, 밥할때 모두 수돗물로 하구요. 마시는 물만 정수기로 마십니다.
저는 나름 서울에 살다 보니 집 수도에 모두 필터 끼고 살고 있고 정수기는 없고 300ml 물 시켜서 먹습니다. (300ml 물 시켜 먹으면 하루에 2l 금방 마실 수 있든요) 그런 배경에서 살다가 갑자기 어머님이 저런 얘기를 하니 순간 어버버 했어요. 죄송하다는 말은 안했는데 기분이 확실히 좋지 않았구요. 그래서 일요일에 남자친구한테 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하신게 무슨뜻인지 모르겠다고 하니 남자친구가 "전에 본인(남자친구)이 집들이 왔을때도 놀랬다면서 어떻게 수돗물로 밥을 하는지 사실 본인도 이해를 못했다며 니가 계속 시골 살아서 모르는 거라 " 고 하드라구요.
일백번 양보해서 제가 몰랐다치더라도 가정교육 운운 하는거는 너무 오바 아닌가요? 저희 부모님도 배울 만큼 배우신 분들이고 굳이 굳이 유치해서 하고 싶지 않지만 집안으로만 따지면 저희 집도 꽤 방귀 좀 뀔 수 있는 집인데... 란 생각이 마구 마구 들더라구요.
어머님이 저보고 가정교육 얘기 하시면서 그 뒤에는 결혼에 대해 말씀 하시더라구요. 위에서 전술 했다싶이 저는 파주시골 촌년이라 아파트에서 살아본적이 없어요.그리고 서울은 아파트 값은 전세도 너무 비싸기도 하고 저는 제가 사는 평수에 엄청 만족하거든요. 방도 세 개나 되고...... 저희 동생부부는 아기도 있는데 방 세 개인데 빌라에서 살기 때문에 넓게 사는거라고 엄청 만족해 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제가 살고 있는집 전세집에 그 넘이 그대로 몸만 들어오고 그 넘 전세집은 전전세를 줘서 월세를 받자라고 했어요. 그걸 알고 계신 어머님이 저에게 어떻게 신혼살림을 구질구질한 빌라에서 쪽팔리게 시작하냐며 저보고 성격이 좋은건지, 멍청한건지 모르겠다고 돈을 둘이 합쳐서 아파트를 살 생각을 안하고 왜 이렇게 안주하며 사냐며 시골에서 살아서 그러냐고 했습니다.
생각 하면 할 수록 점점 열이 받드라구요. 제가 어버버 하다 찻잔 떨어트리고 하니까 그 넘이 눈치를 챘는지 좀 있다가 일어 나드라구요.
그리곤 전화 한 통 없다가 제가 일요일 퇴근 길에 전화를 했어요. 그랬더니 이 넘이 저보고 기분은 나쁠 수 있지만 그건 본인 어머니 말씀이 맞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에게 니가 너무 불쾌한 표정을 지어서 당황해서 나왔데요. 저보고 그렇게 어른한테 표정을 지으면 가정교육 못 받았다고 생각하시니 자칫 부모님 (울 엄빠) 욕먹이는 길이니 다음에 뵐때 꼭 해명 하라고 하드라구요. 본인 엄마한테도 저한테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 한거는 엄마가 잘못했으니 다음에 만났을때 꼭 사과 했음 좋겠다고 했데요.
그렇게 다시 전화를 끊었는데 또 열받는거에요. 왜 저는 그 순간 받아 치지 못하는거죠???
뭐가 되었든 아까 만나서 너무 다다다다 제가 한꺼번에 쏟아내서 정확한 워딩까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우리집도 어디가서 꿀릴 집안 아니다. 연봉도 내가 더 많고 직장도 내가 더 좋고(이건 사실 그 넘은 군대 갔다온 다음에 취업을 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너는 몸만 들어 오면 된다는데 그게 그렇게 자존심 상해서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거냐? 결국 니 얘기는 어머님이 직설적이었다는게 문제인거지 본 말의 뜻은 문제가 아니라는거 아니냐? " 뭐 그렇게 냅다 화내고 마지막에는 "내 앞에서 우아 떨지마. " 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내 앞에서 우아 떨지마 하고 나오니 정말 속이 시원합니다. 그리고 나서 집앞에 와서 술 한잔 하고 이 글을 적는겁니다.
솔직히 마음은 토요일부터 헤어지는 쪽은 마음이 굳혔는데 술을 마시니 혹시 제가 실수 한 부분이 있었나 싶은 게 있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정말 다른 서울 분들은 정수기로 음식하시나요? 진짜진짜 뻥 안치고 저희 부모님은 여전히 그렇게 하신다 치고 동생 와이프도 완전 서울 사람인데 그 친구도 조카 음식도 다 그냥 필터 낀 수돗물로 했거든요.
평소에 제가 다른 사람 집 갈 일이 별로 없어서요.
ps: 혹시 다른 분들이 생수나 정수기로 음식하신다고 해도 사실 헤어지고 싶어요. 가정교육을 운운 한거 자체가 기분이 너무 나빴거든요. 그리고 집들이 하는데 휴지도 안사오고 먹지도 못하는 꽃 사오셨어요. 생화를 사오면 계속 물을 갈아줘야 하는데......
서울에서 평생 나고 자란 나도 아직도 수돗물에 음식하는데 별별 정수기 논란 ㅋㅋ
ㅋㅋ남친엄마 말하는꼬라지는 가정교육 잘받아서 그런거늬?
등신집안 ㅋㅋ
무식해서 그래 무식해서
정수기 안쓴게 가정교육 운운할 일이라니 무식하다
븅.. 식당하고 카페는 아예 안가나보지? 거기도 다 수돗물쓰는데 ㅋㅋㅋ
어디 못배운 집안이 초대받아놓고 수돗물을 운운해 밖에서 외식은 하냐
서울에 60평 넘는 집 사는 친구도 수돗물로 라면 걍 끓여 주던데... 집마다 다른 거지 저런 거 가지고 왜 사람을 일부러 무안 줘
ㅅㅂ 가진거라곤 좃밖에 안달린 집안주제에 ㅅㅂ 조상신이 당장 헤어지라고 일러준게 아님 저 경우없는 짓은 뭐란 말임.
쟤네집은 설거지도 정수물로하냐? 별 쌍놈의 집구석 다보겠네
브리타로 수돗물도 마신다이cxxxx8
뭔 개지랄이지... 여자쪽이 너무 조건좋고 훌륭하니까 기 꺽을라고 개지랄인가보네.
빨리 헤어져요. 이유는 절대 알려주지마시구요
기선제압 하려다가 파혼당한 코리안맨 됬다죠
뭔개소리얔ㅋㅋㅋㅋㅋㅋ 아리수 존나 서럽겟네 시발 왜 에비앙으로 밥짓지 그러냐
웬 상놈의 집안이랑 결혼할뻔했네
양치도 정수기로만하고 세수도 정수기로만 하지 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