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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무비(攻其無備)
적이 방비하지 않은 곳을 공격한다는 뜻이다.
攻 : 칠 공(攵/3)
其 : 그 기(八/6)
無 : 없을 무(灬/8)
備 : 갖출 비(亻/10)
출전 : 손자병법(孫子兵法) 시계(始計) 第一
손자병법(孫子兵法) 시계(始計)에서 손무(孫武)는 이렇게 말한다.
兵者, 詭道也.
용병이란, 속임수다.
故能而示之不能, 用而示之不用, 近而示之遠, 遠而示之近.
그러므로 능력이 있어도 없는 것처럼 보이며, 병사를 부리면서도 용병하지 않는 것같이 하며,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고, 멀리 있어도 가까이 있는 척 해야 하는 것다.
利而誘之, 亂而取之, 實而備之, 強而避之, 怒而撓之, 卑而驕之, 佚而勞之, 親而離之.
이익으로 유혹하고, 혼란스러우면 (이익을) 취하고, (상대의 태세가) 충실하면 방비하고, 강하면 피하고, 분노하면 소란스럽게 하고, 얕보여서 교만하게 만들고, 쉬려하면 바쁘게 하고, 친한자를 갈라지게 만든다.
攻其無備, 出其不意.
방비하지 않은 곳을 공격하고,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 나아간다.
此兵家之勝, 不可先傳也.
이는 병법에 있어서 승리하는 것이니 미리 알려서는 안 된다
공기무비(攻其無備)
출기불의(出其不意)
그들이 방비하지 않은 곳을 공격하고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출격하라(攻其無備 出其不意)는 데서 나온 말이다.
(손자병법 計편)
용병(用兵)은 속임수다. 동쪽으로 군대를 향하게 하면서 실제로는 소수정예를 서쪽으로 보내 성벽을 기어오르게 만드는 공격법인 성동격서(聲東擊西)도 상대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것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안심하게 만들고 그 틈을 비집고 공략하는 것이다. 적군의 충실한 부분을 피하고 허약한 부분을 공격하는 피실격허(避實擊虛) 역시 적의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의 대응전략이다.
그러므로 손자는 말한다. “공격을 잘하는 자는 그 지키는 곳을 적이 알지 못하게 하고, 수비를 잘하는 자는 그 공격하는 곳을 적이 알지 못하게 한다(善攻者 敵不知其所守 善守者 敵不知其所攻).”
(손자병법 虛實편)
절대적인 우월한 전력에서의 전쟁이란 없다고 보는 편이 옳다. 오히려 겉으로 보아 아무런 전력도 없는 듯한 군대가 오히려 속은 꽉 차 있을 경우도 적지 않을 수 있다. 상대를 분산시키고 아군의 분산을 막아야 하고, 적의 형세를 드러내게 하면서 아군의 형세는 철저히 위장하는 신출귀몰(神出鬼沒)의 형세를 형성해야만 한다.
훌륭한 장수는 전력을 노출시켜서는 안 되는 법이다. 병사들이 병들어 보이게 한다든지, 국내 정세가 어지러워 보이게 한다든지, 아니면 장수의 신변에 유고가 생긴 것처럼 보이게 하는 속임수도 필요하다.
우리를 살피러 온 적진의 탐색병이 오인하고 잘못된 보고를 올리게 하여 상대방이 느슨해지면 바로 그때 공격하라는 것이다. 적을 속이는 데에는 나를 감추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적극적으로 미끼를 던져 유인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사신을 보내 화친을 청한다든지, 일부러 불리한 곳에 진지를 구축한 것처럼 보이게 하여 적이 선제공격하게 유도한 뒤 적 대열의 허리를 끊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노자(老子) 27장에서 “행군을 잘하는 장수는 수레바퀴 자국이 없다(善行無轍迹)”는 말도 이런 맥락이지 않은가.
▶️ 攻(칠 공)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工(공)으로 이루어졌다. 무기(武器)를 들고 치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攻자는 '치다'나 '때리다', '공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攻자는 工(장인 공)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도구인 '달구'를 그린 것이다. 攻자는 이렇게 땅을 세차게 내리치는 도구를 그린 工자에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무언가를 세차게 공격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본래 攵자에 '때리다'라는 뜻이 있기는 하지만 攻자는 이보다 더 거세게 공격하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들어진 글자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攻(공)은 ①치다, 때리다 ②책망하다 ③닦다 ④거세(去勢)하다 ⑤공격하다 ⑥굳다 ⑦다스리다 ⑧불까다 ⑨짓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칠 벌(伐), 칠 타(打), 칠 고(拷), 칠 당(撞), 칠 박(撲), 칠 격(擊), 칠 토(討), 칠 력(轢), 두드릴 고(敲), 쇠몽치 추(椎), 망치 퇴(槌), 때릴 구(毆),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지킬 수(守), 막을 방(防)이다. 용례로는 나아가 적을 침을 공격(攻擊), 공격하는 태세나 그 힘을 공세(攻勢), 공격과 방어를 공방(攻防), 남의 잘못을 논란하고 공격함을 공박(攻駁), 공격하여 약탈함을 공략(攻掠), 공격과 수비를 공수(攻守), 옥을 갊 또는 지덕을 닦음을 공옥(攻玉), 공격하여 싸움을 공전(攻戰), 공격하여 정벌함을 공벌(攻伐), 공격하여 달려듦을 공습(攻襲), 에워싸고 공격함을 공위(攻圍), 자기의 부족한 점을 시정하기 위하여 온 힘을 기울이는 일을 공궐(攻闕), 학문 같은 것을 연구함을 공구(攻究), 한 가지 부문을 전문적으로 하는 연구를 전공(專攻), 침입하여 공격함을 침공(侵攻), 양쪽으로 끼고 공격하는 것을 협공(挾攻), 세찬 공격을 강공(强攻), 공격을 받다가 역으로 맞받아 하는 공격을 역공(逆攻), 어떤 사물을 과학적으로 분석 관찰하는 일을 연공(硏攻), 갑자기 적을 쳐들어 감을 습공(襲攻), 시간을 버티면서 느릿느릿 공격함을 지공(遲攻), 병이나 병균이 몸의 겉으로 나타나지 아니하고 속으로 퍼짐을 내공(內攻), 부지런히 학문을 닦음을 근공(勤攻), 옥을 가는 데 돌로 한다는 뜻으로 천한 물건으로 귀한 것을 만듦을 이르는 말을 공옥이석(攻玉以石), 상대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을 일컫는 말을 공심위상(攻心爲上),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난공불락(難攻不落), 먼 나라와 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쳐서 점차로 영토를 넓힘으로 중국 전국시대에 범저가 진왕에게 진언한 외교 정책을 일컫는 말을 원교근공(遠交近攻), 독으로써 독을 친다는 뜻으로 악을 누르는데 다른 악을 이용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공독(以毒攻毒),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자기의 결점을 생각지 않고 남의 잘못을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이단공단(以短攻短), 물결이 밀려왔다가 밀려가듯이 한 공격 대상에 대하여 단속적으로 하는 공격을 이르는 말을 파상공격(波狀攻擊)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을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말을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일컫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겉을 꾸미는 것이 자기 신분에 걸맞지 않게 지나침을 일컫는 말을 문과기실(文過其實),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득기소(不得其所), 그 사람의 고기를 먹고 싶다는 뜻으로 원한이 뼈에 사무침을 이르는 말을 욕식기육(欲食其肉), 착한 것으로 자손에 줄 것을 힘써야 좋은 가정을 이룰 것임을 일컫는 말을 면기지식(勉其祗植), 미리 말한 것과 사실이 과연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을 과약기언(果若其言),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용이 그의 못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영걸이 제 고향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용반기연(龍返其淵), 어떤 일을 할 때 먼저 그 방법을 그릇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선실기도(先失其道)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아무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무원고립(無援孤立),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엇이든지 환히 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통지(無不通知),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기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아버지도 임금도 없다는 뜻으로 어버이도 임금도 모르는 난신적자 곧 행동이 막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부무군(無父無君),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자기에게 관계가 있건 없건 무슨 일이고 함부로 나서서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불간섭(無不干涉),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몹시 고집을 부려 어찌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가내하(無可奈何),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나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용지물(無用之物) 등에 쓰인다.
▶️ 備(갖출 비)는 ❶형성문자로 偹(비)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화살을 넣는 도구, 물건이 가지런하다, 갖추어지는 일을 뜻하는 (비)와 사람(人)이 물건을 갖추어 준비한다는 뜻이 합(合)하여 갖추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備자는 '갖추다'나 '준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備자는 人(사람 인)자와 用(쓸 용)자, 矢(화살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備자를 보면 화살집에 화살이 담겨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화살집에 화살이 담겨있다는 것은 이미 전쟁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人자가 더해지게 되면서 지금의 備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備(비)는 ①갖추다 ②준비(準備)하다 ③채우다 ④예방(豫防)하다 ⑤의장(儀仗) ⑥모두 ⑦발톱 ⑧비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빠짐없이 다 갖춤을 비거(備擧), 급할 때에 쓰려고 하는 준비를 비급(備急), 잊지 않게 하려는 준비를 비망(備望), 어떤 일의 사정을 두루 잘 앎을 비실(備悉), 정한 인원수가 다 갖추어짐을 비원(備員), 갖추어 둔 물품을 비품(備品), 어떤 내용에 참고가 될 만한 사항을 보태어 적는 비고(備考), 미리 장만하여 모아 둠을 비축(備蓄), 마련하여 갖추어 둠을 비치(備置), 필요한 것을 미리 마련하여 갖춤을 준비(準備), 어떠한 일에 대응할 준비를 함 또는 그러한 준비를 대비(對備), 비품이나 부속품 따위를 장치하는 일을 장비(裝備), 베풀어서 갖춤 또는 그 시설을 설비(設備), 정돈하여 갖춤이나 정돈하여 준비함을 정비(整備), 만일을 염려하여 미리 방비함을 경비(警備), 미리 갖춤을 예비(豫備), 빠짐없이 차림 또는 고루 갖추어 있음을 구비(具備), 청을 들어 달라고 간절하게 사정한다는 말을 비진사정(備盡事情),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문식과 무략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말을 문무겸비(文武兼備), 여성이 뛰어난 재능과 미모를 함께 갖추었다는 말을 재색겸비(才色兼備), 온갖 아름다운 자태가 다 갖추어져 있다는 말을 백태구비(百態具備), 미리 위험한 것을 방비한다는 말을 음우지비(陰雨之備)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