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등록을 해놓고 시험일자가 가까워질수록 암담해하던 기억이 납니다.
이 싸이트 어딘가에서 읽었던 어느 분의 말처럼 저도 뼛속까지 문과라
아무리 필답형 고사라고 해도 내용이 너무 낯설었거든요.
필기시험 하루전 토요일.....정말 울고싶은 마음으로 이곳에서 글을 읽어보니
기출문제만 외워도 성공할 수 있다더군요. 밤새도록 기출외워서
완전 노숙자 차림에 다크서클 만땅인 얼굴로 시험장에 갔는데 이게 왠일...
밤새도록 외운 문제가 시험에 그대로 나온거예요.
그런 기분 아시죠? '음....이번 시험에는 떨어질래야 떨어질수가 없겠군...'
고득점으로 필기 합격하고 거의 탱자탱자 놀았죠. ㅎㅎ
오죽했음 옆에서 컴활이나 워드 공부하던 친구들이 정보처리기사는 완전
거저먹기라고 했을까요. 그렇게 얼마간 편안히 놀고먹다가 어느새
또 실기시험 일자가 다가오는데 이번엔 정말 공포감이 극에 달하더군요.
글을 읽어보면 비전공자에겐 실기가 만만찮다느니, 필기가 쉬워서 실기는
어렵게 출제될거라느니, 이번엔 알고리즘이 배열에서 출제될수도 있다느니...
뭐 그런 말들이 많은거예요. 알고리즘은 실제로 배열에서 출제되었지만
공부할때 "엥...설마 이렇게 어려운 것이 출제될리가..."이러면서 배열만 쏙
빼놓고 공부했거든요. 어제도 밤새면서 그동안 놀았던 시간들을 얼마나
뼈져리게 후회했던지.....괜히 싸이트 들어와서 " 이번 알고리즘 예상문제는.."
라는 글만 뒤적거리게 되고 말이죠....
솔직히 실기는 일주일동안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한달전에 신청해놓고
들어가보지도 않던 시나공 동강을 시험 닷새전부터 끌쩍거리며 얼마나 한숨을
쉬었던지...에휴...솔직히 순열부터 넘 어려워서 알고리즘을 무조껀 외웠는데
한 다섯개 외우고 나니까 한계가 오더군요. 그 뒤부터 원리를 파악하려고 노력했구요
여러 사람들이 찍어주신 최대공약수/최소공배수, 2진수변환, 석차구하기, 정렬 등은
조그만 노트에 알고리즘만 따로 복사해서 시간 되는대로 계속 중얼중얼 했어요.
DB는 헤 입벌리고 동강만 계속 듣고있다가 문제를 풀어보니 너무 개념이 헷갈려서
어제 급하게 이 싸이트에 DB핵심 노트정리 올려주신분꺼 참조했습니다. 정규화빼고
정리가 다 되어있길래 마지막에 정규화만 제가 좀 보강해서 제 노트화했구요...
(그분..정말 감사드려요. 직접 정리했으면 그렇게 단기간 개념을 확실히 하지도 못했을텐데..)
시나공 책과 시나공 동강으로 일주일간 그렇게 공부하니 뭔가 좀 보이더라구요.
공부는 정말 알고리즘과 DB만 했구요, 나머지 부분은 강사님 말씀대로 깨끗히 포기했답니다.
오늘 시험지를 받아들고 대충 넘겨보는데 으악....달팽이인거예요.
완전 OTL 대략난감.....일단 알고리즘 제껴놓고 다른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었습니다.
의외로 문제 속에 답이 있는 경우가 많아 안도했는데.... ㅋㅋㅋ 달팽이는 정말 내 창의력의
한계를 시험하더군요. 지금도 어떻게 제가 답을 맞추었는지는 의문이구요...;;
고등학교때 50점 만점인 수학문제에서 8점을 맞아 전교 꼴지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그나마
1부터 100까지 더하라는 8점짜리 주관식을 정말 1부터 100까지 수작업으로 더해서
8점을 득점했죠. 한번 답이 나왔는데 검산을 해보니 계속 틀려서 그 문제만 한시간
내내 잡고 있다가 다른 문제를 못풀어 개 망했더랬죠.
이번에 알고리즘을 풀며 과거의 추억을 회상했답니다. 그래도 디버깅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집에와서 가답안으로 채점해보니 신기술에서만 세개 틀렸고 나머지 영역은 다맞았네요.
어찌나 신기한지....거 참...내가 어떻게 붙은걸까요....셤치고 기분 좋아 바로 싸우나가서
목욕하고 또 여기 들어와 놀고 있습니다.
혹 이번에 떨어지신 분들 힘내세요. 붙고도 왜 불었는지 도저히 모르는 저 같은 사람도 있답니다.
정말 억세게 운이 좋은것 같아요. 이번에 같이 합격하신 분들 정말 축하드리구요,
나머지 분들도 다음엔 정말 좋은 결과 있을거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