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혐의' 경북대 음악학과 교수 3명 구속영장 기각

[김기원]

"엄격하게 채용 절차 진행…혐의 동의하지 않아"

대구법원·검찰청 일대 전경.

채용비리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아오던 경북대 음악학과 교수들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4일 대구지법은 경북대 음악학과 교수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대구경찰청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이들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열렸다.

경북대 음악학과는 지난해 2학기 채용을 목표로 교수 채용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심사위원 9명 중 6명이 A 후보자에게 만점 혹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고 다른 후보자 2명에게는 최하점에 가까운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다른 2명의 심사위원은 A 후보자에게는 매우 낮은 점수를, 다른 2명의 후보자에게는 매우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단 1명의 심사위원만 비교적 고르게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명의 후보자 중 최종 면접에 오른 3인에 대해 이렇게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면서 채용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일었다.

경북대는 음악학과, 국악학과, 국어국문학과, 사학과 등 4개 학과에서 교수 채용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불거져 몸살을 앓아왔다.

앞서 자교 출신 교수를 채용하려고 채점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국악학과 교수 3명은 지난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구지법은 당시 채용 비리를 주도한 교수 2명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퇴임한 다른 교수에겐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연이은 교수들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학교 측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번 채용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국악학과 사건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규정에 준해서 채용과정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이경용 경북대 예술대학장(디자인학과 교수)는 "전혀 다른 극단적인 점수가 나온 것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교수들이 담합했다는 의혹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부여할 수 있는 점수 범주 내에서 채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