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생 엄마 2명이 목숨을 잃은 런던 남서쪽 멜번의 건널목. 사고 당시 승용차는 남쪽 방향으로 주행 중이었고 기차는 동쪽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이곳은 차단기 없이 불빛 신호만 있어 예전부터 안전 문제가 제기된 곳이다. 아무런 말도 없었다.
단지 하늘만 멍하니 쳐다보며 눈물지을 뿐이었다.
지난 4일 오전 런던 남서쪽 멜번지역에서 승용차-열차 충돌사고(6일자 A1면)로 사망한 조기유학생 엄마 안은화(39)·손규진(37)씨의 유족들이 5일 입국했다.
사고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비행기에 몸을 실은 손씨의 남편은 5일 오후 런던에 도착해서도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며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넋이 나간 듯 종종 하늘만 올려다 볼 뿐이었다. 그는 교회 측이 보호 중이던 아이들과 함께 아내가 살던 아파트로 돌아가 짐정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가족 모두 각각 5학년, 7학년 자녀를 두고 있었다.
안씨의 남편도 5일 밤 토론토에 도착하자마자 런던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6일 만남을 갖고 장례절차를 논의했다. 일단 장의사는 거주지 스트라스로이 인근 데닝 장의사(Denning’s Funeral Home·32 Metcalfe St. W.)로 잠정 결정됐다.
런던 한인사회와 교계는 유족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한철 런던한인회장은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이라 지역사회가 침통해 하고 있다. 교회 측에 따르면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봉사활동도 활발히 했던 정말 좋은 분들이었다. 유족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기 위해 한인사회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인들이 출석했던 은혜교회도 유족들을 돕고 있으며 현지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던 이은영 목사는 보호자들이 도착할 때까지 아이들을 보살폈다.
토론토총영사관 측도 5일 런던으로 내려가 유족에게 향후 절차 등을 알려주고 지원을 약속했다.
숨진 안씨와 손씨는 한국에서도 같은 아파트에 살며 자녀 유학도 함께 준비한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7월 함께 캐나다로 들어와 자녀들을 같은 학교(스트라스로이 커뮤니티 크리스천스쿨)에 보냈고 스트라스로이에서도 같은 아파트에 집을 얻는 등 모든 것을 함께했다. 차도 한 대만 사서 공유할 정도였다. 주변인들은 “마치 친자매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의 교장 켄 반미넨씨는 “(안씨와 손씨는) 비록 언어장벽이 있었지만 커뮤니티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 봉사하려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학교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은 보호자가 없는 관계로 아버지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온주경찰의 데이브 렉터 경관은 5일 “사고현장에 남겨진 잔해 등을 수습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열차에 카메라가 달려있기 때문에 원인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조사결과가 언제 나올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건널목은 차단기 없이 불빛 신호만 있는 곳으로 지난 2014년 9월에도 승용차-열차 충돌사고로 60대 여성이 숨졌다.
첫댓글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픔니다. 남겨진 자녀들의 안정과 가족들의 위로를 기도합니다
와... 제 남친이 비아에서 열차 운전하는데 이 사고때문에 걔 열차가 런던에서 홀드되어서 자세히 들었는데... 한국인들이었군요 희생자들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참고로 기차들 지나갈때 정말 빠릅니다. 절대 시그널 작동되기 시작하면 멈추고 기다리세요, 기차보다 빨리 지나가면 되겠지 하지 마시고... 사고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런 생각 가진 사람들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