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려인마을이
운영하는 고려인역사박물관 김병학 관장이 『경천아일록 읽기』라는 두툼한 책을 출간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책은
1920년대 연해주의 전설적 항일무장투쟁지도자 김경천 장군이 쓴 국한문일기 ‘경천아일록’을 탈초하고 현대한국어로 번역한 것으로, 경천아일록과
김경천의 생애에 대한 소개, 경천아일록 현대어역본, 탈초본, 러시아어역본, 영인본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러시아어
번역은 고려인 동포들이 조상들의 역사를 독해 가능한 언어로 접할 수 있도록 김병학 관장이 카자흐스탄 고려인 번역가 유 콘스탄틴씨에게 의뢰하여
진행했다.
이 책은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모리스앤코 정태봉 대표이사의 소중한 후원으로
출판되었다.
‘경천아일록’은 김경천 장군이 1919년부터 1925년까지 연해주에서 항일무장투쟁과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 쓴 기록물로,
자신의 생애와 망명과정, 항일무장투쟁 전개과정, 전우와 부하에 대한 사랑, 서울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애끓는 그리움, 고려인 항일무장대원들이
처한 열악한 사회적 환경과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근황은 물론 전투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전투요도까지 그려져 있어 당시 최고 엘리트군인이었던
김경천 장군의 면모를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다.
이 일기는 그가 소련정부로부터 탄압을 받던 1936년에 압수당했다가 2006년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경천아일록은 일정한 규모의 부대를 거느린 군 지휘관이 전투당시의 현장을 직접 기록한, 세계적으로 유래가 드문 기록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병학
관장은 “김경천 장군은 정확히 100년 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일어난 3.1독립만세운동 현장을 목격하고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연해주로 망명하여 일관된 헌신과 희생을 삶을 살았다” 며 “그분이 쓴 일기는 한 세기의 단절을 넘어 지금 우리 앞에 의로운 길, 정의롭고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라고 발간의 소회를 밝혔다.
김병학 관장은 2012년에 『경천아일록』을 출간한 바 있으며 이후
김경천에 대한 심문조서 등을 새롭게 발굴하여 이번에 『경천아일록 읽기』를 펴냈다.
한편, 중앙아시아 거주 고려인동포들의 한을 담아낸
‘고려아리랑’ 작사자인 김병학 관장은 1965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났다. 1992년 카작으로 건너가 우수또베 광주한글학교 교사, 알마티
고려인천산한글학교장, 아바이 명칭 알마티국립대학교 한국어 강사, 재소 고려인신문 고려일보 기자, 카작한국문화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2005년에 시집 ‘천산에 올라’를 펴내면서 시인으로 등단했고 2007년에 재소고려인 구전가요를 집대성한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 1,2’를 펴내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09년에는 그동안의 체험을 바탕으로 에세이집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
사이에서’를 내놓았다.
그리고 2010년 한 해에도 고려인 시인 이 스따니슬라브의 시집 ‘모쁘르마을에 대한 추억’, 카자흐스탄
고전시인 아바이의 시선집 ‘황금천막에서 부르는 노래’, 현대 카자흐스탄 9인시선집 ‘초원의 페이지를 넘기며’라는 3권의 번역시집을 낸 바 있다.
나눔방송: 이막심(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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