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창회 "하나 뿐인 중학교 이전은 초등 연쇄 폐교로 이어져…인구유입 안돼"
달성군 "재정·학생수급 문제 등 대비하고 학교 명맥 유지하려면 이전 불가피"
최근 달서중학교 총동창회가 '학교 이전 백지화'를 요구하는 플래카드 100여개를 달성군 하빈면 지역에 내걸로 세천 지역으로의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 달서중·고등학교 전경.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학부모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중학교 신설 문제가 학교 총동창회의 반대에 부딪쳐 표류하고 있다.
최재훈 달성군수의 민선8기 역점 공약인 세천 지역 중학교 신설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 세태와 맞물려 그동안 풀기 어려운 숙제로 여겨졌지만, 최근 달성군이 하빈면 달서중·고등학교의 다사읍 세천리 이전·신설로 가닥을 잡으면서 세천 지역 학부모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달서중학교 총동창회가 '학교 이전 불가'를 외치며 반대하면서 이 문제가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동창회는 '학교 이전 백지화'를 요구하는 플래카드 100여개를 하빈 지역에 내걸기도 했다.
박종호 달서중학교 총동창회장은 "하빈면에 하나뿐인 중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경우 지역 초등학교 폐교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러면 어떤 젊은 사람들이 하빈에 정착하려고 하겠나. 인구 유입은 고사하고, 하빈은 쇠퇴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13일 달성군에 따르면, 현재 하빈면에는 내년 개교 100년을 맞는 하빈초등학교와 70년 역사인 동곡초등학교 등 2개의 초등학교가 있다.
박 총동창회장은 "달성군은 군수의 공약이기 때문에 달서중·고교가 세천으로 가야하고, 어차피 현재 상황이면 폐교가 되기 때문에 대안이 없다는 말만 하고 있다"며 "고등학교 이전은 막지 않겠지만, 중학교는 절대 보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달성군은 학령인구 감소추세가 지속될 경우 학교 존치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현재 선지원고 전형인 달서고교가 일반 전형으로 바뀌면 학생 수급 문제도 걸리기 때문에 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은 지역으로의 이전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대구시교육청 학교 통폐합 기준이 농촌지역 경우 60명 이하인데, 현재 하빈면에 거주하는 중학생은 25명에 불과하고 해마다 감소 추세"라며 "남구 대명동에서 달성군 다사읍으로 이전한 심인중·고교의 사례처럼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학교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학교 이전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동창회가 주장하는 중학교만 하빈에 존치하는 것은 재정 상황, 학생수급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어렵다"면서도 "향후 총동창회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문제를 원활하게 풀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달성군은 지난달 학교법인 달성학원(달서중·고등학교), 대구시교육청, 달성군의회 등과 '달서중·고등학교 세천으로 이전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달성군이 하빈면 감문리 달서중·고교 부지(1만7천여㎡)를 매입하고, 학교는 그 돈으로 세천 지역에 이사해 학교를 신설하겠다는 게 골자다. 총 27학급(중학교 9학급, 고등학교 18학급) 규모의 학교는 오는 2026년까지 이전·신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달서중·고교가 이전할 예정인 달성군 다사읍 세천 지역 전경. 달성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