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 없어도 좀.... 음...음...
임체더라도 좀..............쫌......
1.
이건 내가 취학 전. 아마 7살이었던 듯. 내 생애 태어나서 서울 두번째 집에 살았을 때 이야기임.
엄마랑 아빠랑 싸우심. 엄마는 A형, 아빠는 B형이심.
A형 호랑이띠 엄마는 조목조목 항목을 들어가며 아빠를 말로 공격하심.
B형 쥐띠 아빠는 처음엔 엄마가 뭐라고 하셔도 그저 헤헤거리고 넘어가려고 하심.
그러나, 다혈질인 사람들의 특성상 금방 또 부르르 거리고 화를 내심.(결국 그만큼 또 금방 헤헤헤로 돌아옴.)
결국 엄마가 아빠의 한계점을 건드린 것 같았음.
안방에서 누가 뭐래~라는 태도로 엎어져 있던 아빠가...
벌떡 일어나서 주방 한켠에 자리하고 있던 냉동실 문을 주먹으로 치심.
(아빠는 엄마한테 맞은 적이 있어도.. 아빠는 절대 엄마와 나를 못때리심. 여자를 어떻게 때리냐며)
레알 퍽! 소리가 났음.. 정말 잊을수가 없음; 그리고 아빠는 다시 안방으로 문을 쾅! 닫고 들어가심.
엄마는 끄떡없이 외치심.
'집안 살림 다~ 때려부숴라!'
이러고 옆집으로 가심................. 아마 옆집 아줌마랑 수다... 혹은 속풀이...? 하러 가신 듯.
근데 엄마가 현관문 닫고 나가자마자.
안방 문이 빼꼼히 열림. 그리고 입모양으로 나에게 물어봄.
'엄마 갔어?'
고개를 끄덕였더니......
아빠가 문을 벌떡 열고 나가더니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냉장고 앞으로 가심.
냉동실 문은 안쪽으로 약간 우그러져 있었음;;;;
그때 아빠가 나에게 한 질문은 아마 평생 잊어버릴 수 없을거임.
'딸. 이거 어떡하냐? 빨랑 생각좀 해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냉장고 치고나서 본인도 놀래신게 틀림없음.
부부싸움은 그냥 흐지부지 끝났던 것 같음. 더 이상 기억이 안남ㅋㅋㅋ
그 냉장고는 지금 대전우리집 피아노방 뒷베란다에서 딤채 옆에 앉아 보조냉장고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음.
우그러진 부분에 엄마는 캐릭터모양의 스티커?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그런 비슷한 걸 붙이심.
아빠와 난 그 부분을 볼때마다 아직도 치밀어 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으며 아빠는 늘 멋적어 하심 ㅋㅋㅋㅋㅋ
2.
고1 어느 여름 휴가 때였음. 엄마아빠와 난 차를 타고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음.
그때 아빠가 엄마한테 말할게 있다며 슬슬 이야기를 꺼내심.
때는 내가 세살 때라 함.
나는 어렸을 적 낮잠이라고는 없는 지독한 애였다고 함. (그러나 지금은.... 낮밤 안가리고....)
엄마는 나를 데리고 시골 외갓집에 가심. (이유는 엄마도 잠을 자기 위해서...)
외갓집으로 가기 전. 엄마는 반찬을 해서 냉장고에 꽉꽉 넣어놓고 나를 데리고 외갓집으로 가심.
그러나 그때 전기밥솥이 고장나서 압력밥솥으로 밥을 해먹고 있었음..
(압력밥솥은 지금도 우리집에서 밥을 책임지고 있음. 압력밥 먹다보니 전기밥 입에 안맞음;;;)
고로 아빠는 알아서 밥을 해 드셔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음. 라면도 한끼 두끼였음.
더 이상 라면을 참을 수 없던 아빠는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시기로 결정하셨음.
그리고 쌀을 씻고 물을 붓고..... 해서 가스렌지에 밥솥을 올리심.
......... 누룽지를 드시기 위해 좀 오래 두셨다고 함.
뜸도 들이고.... 약 30분 후. 아빠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밥솥을 여셨음.
................ 결과는 삼단밥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ㅣ 생쌀 ㅣ
ㅣ 밥 ㅣ
ㅣ 탄밥 ㅣ
ㅣㅡㅡㅡㅣ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쌀 건져내고, 밥 부분을 긁어서 그릇에 담으셨음.
그러나 레알 심각한 문제는 ㅋㅋ 탄거였음...
그 밥솥은 결혼하면서 1990년 돈으로 10만원 넘게 주고 사신거라 함.... 가히 엄마의 보물이었음.
아빠는 밥솥을 수세미로 닦기 시작하심.
그러나 안닦임.
심각하게 고민을 하셨다고 함...
이걸 버리고 똑같은걸 하나 사다 놓을까.... 그러면 눈치 챌텐데......
그냥 사실대로 말해야 되나..
정말 별생각을 다 하시다가...
다음날 철수세미를 사다가 박박 닦으심..................
그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쌔카맣게 탄건 정상으로 돌아왔고 ㅋㅋㅋㅋㅋ 아빠는 그 후 10년이 넘도록 엄마에게 아무 말도 안하심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 고백을 한 아빠에게 엄마의 답변은 이거였음.
'나 그거 알고 있었는데. 옆집 ㄱㅁ네 엄마가 말해줬어. 밥솥이 멀쩡하길래 암말 안했지. 탄내 엄청 났다고 하더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 완전 뻥쪘음 ㅋㅋㅋㅋㅋ
3.
몇주 전 일임.
엄마는 월화-동이, 수목-탁구, 토일-전우. 꼭 보심. 정말 하나도 안빼먹고 다 보심.
수요일인지 목요일인지 모르겠지만. 탁구를 할 시간이었음.
엄마는 화장실에 계셨고 아빠랑 나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음.
티비에서는 동학농민운동~ 이러면서 역사관련 방송을 하고 있었음. (뭔방송인지 기억이 안남;;;)
근데 탁구 할 시간이 되었음. 엄마는 화장실에서 채널 돌리라고 소리치심...
아빠와 나는 끄떡않고 꿋꿋하게 동학농민운동을 보고있었음.
엄마 목소리가 점점 커지심.
'돌려~ 빨리 안돌려? 시작할때 됬잖아~ 안방 들어가서 봐!'
안방티비는 너무 작았음 ㅠㅠㅠㅠㅠㅠ 엄마는 드라마는 꼭 거실에서!라는 신념을 가진분이심. 절대 안방 들어가실 분이 아님.
아빠는 꿋꿋하게 리모컨을 지키심. 결국 엄마는 화장실에서 나오셔서
'돌려'를 무한반복하심.
아빠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소용 없었음. 그냥 돌려가 튀어나옴.
그날 역시 엄마의 승리였음.
그리고 아빠가 한마디 하셨음.
웃긴말은 아니었는데 난 그말을 듣자마자 쇼파에서 떨어졌음... 그냥 거실 바닥을 구르고 다녔음 ㅋㅋㅋㅋㅋㅋ
'알았어~ 근데 왜이렇게 돌려를 부르짖어!'
부르짖는다는 단어의 선택이 그저 나를 배꼽잡게 만들었음 ㅋㅋㅋㅋ
그때 티비에서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온 엄마는 수건을 들고 '돌려'를 부르짖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은 그냥 가족이 다 앉아서 탁구 봤음.
4.
오늘 있었던 일임. 혹은 현재진행형일지도 모름.
우리 부모님은 주말부부이심. 그러나 아빠 바쁘면 못오시는거임.. 괜찮음. 내일 오실거임ㅋㅋ^^ 너무 좋음.
그리고 내 친구 엄마인지 그냥 엄마 친구인지 모르겠는 아주머니가 계심. 차 있으심.
아까 엄마에게 아주머니의 전화가 왔음.
백화점에 가자는 전화였음 ㅋㅋㅋㅋㅋ 근데 마침 부침개를 먹으려고 반죽통이 식탁으로 왔을때임.
다른 때 같으면 나에게 통을 넘겨주고 나가셨을 텐데.
슬프게도 현재 내 다리는....... 발목이 쩍 하고 금가서 목발신세를 지고 있음.
그것도 목발 6일째 초보자임. 고로 혼자서 뭘 해먹는다는건 그냥.... 그냥.....ㅠㅠ
그래서 부침개 해주고 나가시기로 함.
프라이팬을 가스렌지 위에 올리고 불을 켜심.
근데 가스렌지 한쪽이 안켜지는 거임 ㅋㅋㅋㅋㅋㅋ 우리집 가스렌지는 골동품임. 나보다 나이 더먹음. 스물한살쯤 됬음.
고장이 안나서 못바꾸고 있는데 드디어 오늘 한쪽이 맛이 간거임.
일단 옆으로 옮겨서 부침개를 부치면서 엄마가 그러심 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이제 밥 다해먹었네'
그래서 내가 그랬음. '엄마~ 오븐있는걸로 바꾸쟈~^*^'
대꾸 없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엄마는 간식거리까지 마련해두고 백화점으로 가셨음.
근데 엄마 나간지 얼마 안되서 아빠한테 전화옴.
아빠랑 친한 외동딸 답게 쪼잘쪼잘 거리며 다 말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스렌지 맛간 얘기도 함ㅋㅋㅋㅋ
나는 역시 아빠 딸이었던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도 그러셨음.
'야. 엄마보고 오븐있는걸로 바꾸자그래. 잘좀 말해봐~'
아빠 입맛이 좀 어린애 입맛임 ㅋㅋ
길거리 호박엿보시면 절대 못지나치는 분임 ㅋㅋㅋ
한겨울에 찹살~떡 소리가 들리면 ㅋㅋㅋㅋㅋㅋ 19층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뛰쳐나가시는 분임 ㅋㅋㅋㅋㅋ
얼마전에 오븐에 해먹을수 있는 쿠키믹스 사왔다가 ㅋㅋㅋㅋㅋㅋ 그 쿠키믹스는 식탁밑구석에 처박혀 있음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런거 사왔다고 혼났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해먹으려면 오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임 ㅋㅋㅋㅋㅋㅋ
집에 있는 직화오븐으로 쿠키는 어림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 아빠 오면오븐딸린 가스렌지 사러가자고 엄마 조를거임 ㅋㅋㅋ
.............. 당시 상황엔 엄청 재밌었는데 쓰고나니까 재미 없음 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여기까지 타자치느라 고생 많이 함.. 그니까 그냥 올릴거임..........
스압 많이 쩌는거......... 정말 죄송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문제 생기면 나 반깁스 일주일 더함 ㅋ
[끗.]
첫댓글 우리 아빤 내가 "아빠 아빠 아빠 "이러고 연속으로 부르면 쥰내 성질내면서 "왜빠!!" 이럼.. 성질이나 내지말던가 ㅋㅋ글고 어릴때 울엄마 어디 놀러가거나 없어서 밥먹어야돼면 울아빠 맨날 내동생이랑 나 데리고 나가서 켄터키 후라이드치킨 쥰내먹음ㅋㅋ 글고 미군들 먹는 대용량 파운드케잌이 있음 스케치북16절만한 네모난 깡통에 들어있는거ㅋㅋ그거집에사다놓고 셋이쥰내먹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디지게 혼남 ㅋㅋ 그래서 내가 지금 이모양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