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5일(금) 오후 6시 30분에
부평 북극서점에서 '시가 있는 음악회' 행사가 열린다기에 가보기로 했어요.
내 고향 부평에 아름다운 서점이 있다는 것이 참 놀라웠어요.
청어람주니어 팀원 3명이 미리 예약을 했다기에(장소가 협소해 간신히 예약)
퇴근 후에 학교에서부터 걸어보기로 했어요.
인천지하철 부평시장역과 부평구청역 사이에 있어서 차라리 걸어가는 게 낫겠다 생각했지요.
또 일찍 도착하여 서점을 찬찬히 둘러보고 싶기도 했구요.
그리하여 40분 정도 걸어 도착한 북극서점^^

생각없이 걷다보면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습이었어요.

서점이 있는 그 길은 대로에서 약간 벗어난 길로 개발이 안 된 지역이었지요.

하지만 독특한 문구로 주인장이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다운 사람인지 짐작하겠어요.
잠시 후 있을 행사로 주인장은 정신없이 바빴고,
서점에 들어가 편안히 구경하고 쉬라면서 음료수까지 갖다 주네요.
생각보다 훨씬 젊고 어여쁜 주인장.

새책만 있는 게 아니라 오래된 책도 비치해 놓았네요.

구석구석 그 좁은 공간을 어찌 요렇게 효율적으로 배치해 놓았는지....
누구 말대로 공간과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더이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책들이 주인이 되는 곳....

큰서점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책들이 의기양양 기를 펴는 곳....

오래된 책들도, 새책 사이에서 하나도 꿀리지 않고 저마다의 빛으로 반짝거리는 곳....

이렇게 저렇게 자신을 나타내고 있는 책들

누워있는 책. 서 있는 책...

나, 이런 책이야....외치는 듯한 책들...

장르별로 구분이 되어 있지는 않아도 그닥 어지럽게 보이지 않고

어떤 것과도 잘 어울리는 책, 책들....

젊은 그녀들(2명)은 일러스트레이터, 뮤지션으로 활동하다 의기투합하여 이 서점을 차리게 되었는데 그 용기가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젊었을 때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본다는 그녀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사실, 대학교때까지 제 꿈은 책방 주인이었거든요.

책뿐 아니라 다양한 소품도 판매하는 서점

요기는 주인장의 자리...계산하고 사업구상을 하는 곳...

희귀한 책들도 꽤 있어요.

책을 좋아하는 나도 처음 보는 책이 눈에 띄고....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작은 서점의 최대난제일 듯해요.
빈티지 옷도 보이고(판매용)

레이스도 보이고

그릇들도 보입니다.
맘에 쏙 드는 게 있었다면 구매했을 텐데, 아쉽게도 내 맘을 잡아끄는 그릇이 없네요.ㅠㅠ

어여쁜 저 처자가 주인장이에요.
뮤지션의 목소리답게 그윽하고 깊이 있게 말하는 그녀....
참 마음에 들어요.








주인장이 써놓은 추천글...


작은 책방 북극서점은 따뜻하고 편안한 곳,
또 오고 싶은 공간입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들르면,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마음이 들떠 있을 때 들르면, 평온을 배울 수 있을 듯한 서점^^

작지만 아름다운 책방이 가까운 곳에 있어 행복합니다.
왜 몰랐을까요, 이런 서점이 있다는 것을...
대학시절 읽었던 책들을 고스란히 갖고 있어서 때로 그게 짐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냥 종잇장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이제 그런 생각이 사라졌어요.
오래된 책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보석처럼 빛을 발하니까요.
오래된 책들은 공간을 아름답게 빛나게 해주니까요.
북극서점에서, 눅눅했던 몸과 마음이 햇살받은 나무처럼 탱글탱글해졌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북극홀에서 '시가 있는 음악회'가 열릴 예정...
북극홀도 아주 작은 공간...
그러나 그 작은 공간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첫댓글 카프카를 어지간히 좋아하는듯.
저도 대학때부터 아니 그전부터의 책이 아직 있는데요, 예를 들면 삼중당문고 이런거...
근데 그것들 비염을 유발하는 범인이 아닐까 용의선상에 올라 있어요. ㅎ
나도 하나도 버리지 않고 갖고 있어요.ㅋ 먼지유발자이긴 하나 버리지 못하겠더라구요.
제 주위에도 작은책방 주인이 꿈인 사람들이 있는데 금전적인 문제로 포기하더라구요ㅠㅠ
돈이 안되기는 할 거예요. 북극서점 두 주인장도 할만큼 하다가 본업으로 돌아갈 거라 하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