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지표가 악화되고, 기업이익 전망치가 후퇴하고 있지만 KOSPI는 저점 대비 30%가 넘게 상승했다. 11월 이후 나타나고 있는 상승 장세를 펀더멘털과 연관지어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많이 오르면 떨어지고, 많이 떨어지면 반등하는’ 가격 자체의 복원력이야말로 모든 자산에 내재해 있는 가장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떨어졌던 중국 증시의 최근 반등 강도가 가장 강하다는 것(KOSDAQ 시장의 상대 강세도 비슷한 맥락)은 최근의 반등 장세가 가격 메릿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가격메릿에 의존한 강세는 약세장 반등(베어마켓 랠리) 이상이 되기 어렵다. 일시적으로 올랐다가 다시 가라앉는 도루묵 시세에 불과한 것이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오를만큼 오른 것이 아닌가 싶다.
기술적 (technical) 접근 – 홍콩 H 지수, 기술적 반등의 목표치 부근까지 상승했다.
11월 이후 글로벌 증시 전체적으로 기술적 반등 성격의 베어마켓 랠리가 나타나고 있는데, 가장 앞서서 오르고 있는 중국 증시(홍콩H지수)의 움직임이 글로벌 증시 전반의 방
향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홍콩 H 지수와 120일 이동평균선과의 괴리가 많이 좁혀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20일 이동평균선은 오르는 장에서는 지지선이, 떨어지는 장에서는 반등이 마무리되는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단기 바닥에서 이미 76%라는 급등세가 나타난 상황에서 직면하게 된 기술적 저항선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일 120일 이동평균선까지의 상승을 이번 반등의 목표치로 설정할 경우 홍콩 H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은 10% 내외의 수준이다.
한편 우리 증시도 지난 10년 간의 유동성 장세에서 나타났던 평균 반등 강도 40%에 근접하는 상승세가 이미 나타났다. 연말까지의 장세 대처는 단기 바닥 이후의 상승 과정에서 얻어낸 수익률을 적절히 관리한다는 정도의 시각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펀더멘털의 개선과 관련한 아이디어가 없는 상황에서는 추가 상승이 있더라도 지금까지 올라온 상승폭에는 현저히 못 미치는 상승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융 구조조정 – 씨티그룹, 한번 더 충격을 줄 수 있다.
씨티그룹의 자산 규모는 미국 금융사 중 가장 크다. 그렇기 때문에 씨티그룹이 어떤 식으로든 안정을 되찾으면, 미국 금융 구조조정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씨티그룹은 11월 말에 공적자금을 수혈받았다.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부분은 미국 정부가 지급 보증한 3,060억 달러의 내역이다. 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와 관련한 회사 측의 공시는 없다. 어떤 요인 때문에 자산이 쓰레기로 변해드렸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이다. 어쩌면 정부의 보증은 기업의 장부에 잡히지 않는 부외(簿外) 거래 항목일 수도 있다. 이런 불확실성은 시장 참여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
씨티그룹의 주가 역시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구제 금융 발표 이후 급등했던 씨티주가는 최근 다시 슬금슬금 후퇴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5달러 미만의 주가를 가지고 있는 종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의심받는 부실주(Junk Stock)로 볼 수 있는데, 씨티의 주가는 언제라도 5달러대 미만으로 추락할 여지가 있는 6달러대 주가에 머물러 있다.
미국 금융 구조조정은 금년 하반기에 빠른 속도로 진전됐다고 보지만, 가장 큰 대마(大馬)의 처리 과정에서 금융 시장은 한 차례 더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
프로그램 매매 – 연 초에 역풍이 불 수 있다.
11월 저점 이후 다른 나라 대비 한국 증시의 상승률이 비교적 크게 나타났던 것은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최근 전체 거래대금 대비 선물 연계 프로그램 매매(차익거래) 거래 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높아졌다. 현물 시장의 거대대금이 축소됨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진 부분도 있지만, 선물 연계 프로그램 매매의 절대 규모도 커졌다.
최근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고 수준이고, 선물 연계 프로그램 매매의 절대 규모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low-risk, low-return을 추구하는 차익거래가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심한 웍더독(wag the dog)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셈이고, 실제로도 프로그램 매수의 유입이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차익 프로그램 매매는 대체로 12월 순매수 유입, 1월 순매도 반전이라는 계절성을 나타내 왔다. 최근 10여년 동안 1월의 선물 연계 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매수 우위로 기록됐던 경우는 2 차례에 불과했다.
11월 이후의 상승 장세에서 다른 국가 대비 한국 증시의 반등 강도가 강했던 것은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전체 시장 거래대금에서 차익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고 수준)일 것이다.
12월과 1월 차익 프로그램 매매의 반전은 12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무튼 단기적으로는 배당락 이후의 1월 장세에서의 프로그램 매매를 고민해 볼 필요도 있다는 판단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일시적 반등과 반락이 오가는 핑퐁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오를 만큼 오른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는 강한 스매싱을 막아내는 방어적 모드로의 전환이 필요한 국면이라는 생각이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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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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