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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회 여름휴가를 위해 현지답사를 떠났다. 감기증세가 있어 내키지 않다는 개망초 와 선약이 있다는 으아리에 억지를 부려 공식지정 장소(고분박물관)에서 만났다. 그들에게 팡팡한 냉방과 얼마 전 지인에게 선물 받은 "이은미 콘서트 음악을 서비스하며 진해연도를 떠났다. 정보라고는 인터넷에서 대충 본 것이 전부이면서 용기 좋게 현지답사를 떠나는 자신이 천성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 싱싱한 횟감을 사러 들락거린 용원 어시장마저 눈에 들어오지 않아 일행들한테 묻기 시작했다. 이미 나의 어설픔을 짐작했다는 말투로 "오늘 연도는 틀렸다." 라며 빈 양 거였다. 용원을 지나 해안도로를 들어서니 이정표와 상호들이 스칠 때마다 헷갈리기 시작한다. "황포돛대" 시비를 발견할 때 "마지막 석양 길에 기폭을 들고 ~ 노래를 함께하며 안개에 쌓인 지평선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그러나 운전을 하는 나는 두 연인과 감정이 다르다. 차를 정차하고 밭을 일구는 남자 분께 "길을 물었다. 나를 비롯한 다수 사람은 길을 안내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쭉 가다 보면 왼쪽으로 가소" 모호한 설명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공사 중인 몇 갈래의 길을 찾아 나섰다. 몇 번을 잘못 들어선 길을 다시 돌다 "아! 저 길~ 지난봄 유채꽃 구경하러 왔던 바로 그곳이 괴정이라는 곳이었다. 배 시간보다 여유 있게 도착해 부둣가 부근을 서성이다 배에 몸을 실었다. 몇 명의 주민이 낯선 우리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그들과 우리는 오래전 알고 지내는 사람처럼 친숙한 대화 속에 민박소개를 해주겠다며 서둘러 휴대전화로 민박집 소개를 받았다. 10여 명을 태운 작은 배는 잔잔한 바다를 깨운다. 멀리 고깃배 언저리는 갈매기 떼들이 비릿내를 맡고 몰려든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배는 지평선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20여 분정도 지난 후 연도의 작은 섬에 도착했다. 꿈같이 덮인 뽀얀 안개속의 연도의 비경은 물감을 뿌린 듯 아름답고 비릿한 갯바람 냄새는 속살을 간질럽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곳이면 품격을 자랑하는 우리 회원 휴가를 즐기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도착하자 민박집 주인이 뱃머리에 나와 우리를 반긴다. 그러나 회원들이 머물만한 조건을 갖춘 집은 아니다. 최종의 선택이 개망초 여고 동창생이 연도에서 보건소소장으로 근무한다는 소식에 그분을 찾아갔다. 민박 주인의 안내로 보건소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가정집처럼 단아하게 꾸민 오밀조밀한 정원은 너무 인상적이었다. 사람 소리를 듣고 나온 소장님 서로 동창생임을 확인하고 우리를 즉석에서 만든 차와 다과를 정갈하게 대접해주셨다. 감각 있게 꾸민 인테리어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 청결하고 품격 있어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잠시 우리의 목적을 이야기 듣고는 그 집보다 조건이 나은 깔끔하고 인심 좋은 집을 애써 연결해주셨다. 보건소를 나와 또 다른 민박집을 가는 골목길 텃밭의 채소들은 반질반질 윤기가 흘러 탐스러웠다. 우리가 머물 민박집은 마을 끝 집이고 마당도 넓어 만족했다. 잠깐이지만 작은 섬의 신비로움에 또 다른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어 행복했다. 다음 배를 이용해서 함께 나가자는 소장님의 인정스러운 목소리가 피로감을 잊게 해 연도의 현지답사는 아주 인상깊이 남아 여름휴가가 기대된다. |
첫댓글 회장님 글을 읽을때 마다 느끼는 것인데요 정말 고향같습니다. 고생하셨네요 끝이 좋았다니 저도 그 곳에 있었던것 처럼 기분이 좋아 집니다. 건강하세여
찔레꽃님의 정성에 감동합니다 물론 동행하시는 개망초님도 그렇구요 저도 함께 여행하고 싶네요
올여름은 휴가 잘 보내시고 잼난 사진도 많이 올려주세요
그렇게 나마 함께 하고싶네요
우점자 소장님이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