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에이요오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m/20231129/1/ATCE_CTGR_0020020018/view.do
통상의 작품에 존재하는 악인들 역시 탄탄한 서사를 갖추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의 최종 빌런 류시오(변우석)는 마약을 유통하고 사람을 해치는 것도 서슴지 않는 극악 범죄자였지만, 그 이면엔 한국에서 버려지고 러시아로 입양돼 마피아의 손에 길러진 비운의 성장사가 자리한다. 같은 시설에서 친구와 나눈 우정,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향한 온정, 강남순(이유미)을 향한 호감과 신뢰 등은 범죄자인 류시오에게 인간미를 덧입혀 결과적으로 그를 사회가 만든 안타까운 희생자로 착각하게 이끌었다.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에서 마약을 유통하는 조직폭력배 강남연합의 보스 정기철(위하준)을 향한 시선도 이와 상당히 닮아 있다. 마약을 유통해 많은 이를 중독자로 만듦으로써 막대한 부를 축적한 정기철은 살인을 비롯한 각종 범법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후배가 믿고 따르는 의리파이고, 사랑하는 이에게는 진심을 다하는 로맨티시스트이기도 하다. 어릴 적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로 인해 남들과 다른 성장사를 겪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범죄자’의 길을 걷게 된 듯한 인상을 착실하게 부여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든 셈이다.
(중략)
‘악인의 서사’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다만, 그 영역은 영화나 드라마라는 콘텐츠 안에서만 온전히 존재하되 부득불 현실로 끄집어내 그것을 가해자의 극적 스토리로 결부시키거나 끔찍한 악행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어떠한 도구로도 활용돼서는 안 된다. 현실에서의 ‘악인 서사’는 범죄 수사 방향에 도움을 주거나 동일한 범죄가 다시는 세상에 발생하지 않도록 분석하고 예방하는 용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첫댓글 ㄹㅇ 악인의 서사 자체에는 문제 없어 근데 그 서사에 정당성은 부여하지 말아야함 악인의 서사는 해당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를 분석하는 용도여야함
악인은 서사가 있으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