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운명(運命)-19*
"헬로우~ 다니엘."
"닥터 스쟌나.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시지요?"
"예. 그런데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려고요."
"..."
"다니엘 추장님. 코비드-19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600명 분의 백신을 가지고 갈꺼예요. 컨테이너에 실었어요."
"오 마이 갓!. 탱큐 쏘우 마치. 탱큐 쏘우 마치(Thank you so much). 하늘에서 온 천사 님이십니다. 닥터 김혜정은."
나는 너무 감격스러웠다. 눈물이 쏟아졌다. 너무 좋아서.
"저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예. 우선 백신을 맞을수 있는 장소가 준비되어야 해요. 그리고 노약자와 어린 아이들과 산모들이 우선 하여야 하고요. 그 다음이 65세 넘은 어르신들 그리고 전 주민들."
"하하하~ 예. 잘 알겠습니다. 이렇게 기쁠 수가 또 있겠습니다. 이 말씀 곧 전해도 됩니까? 언제 도착합니까?"
"제임스 말로는 도착시각은 늦어도 모래 오후나 저 모래 아침이래요. 그리고 말씀하시고 준비해 주시면 좋겠어요."
"오케이. 탱큐 쏘우 마치. Our Angel. 조심해서 오십시오. 곧 만나 뵙길 바랍니다."
내가 흥분된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제임스가 그와 통화하였다.
"혜정아. 참 큰 일하였다. 어떻게 그것을 구했어? 쉽지 않았을 텐데. 다니엘이 너무 좋아하더라. 어서 만나고 싶다는 구나. 부족인 모두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전해 달라는 구나. 혜정아."
그이도 감격해서 눈물을 글썽이었다. 나는 주저 않고 그이의 가슴에 안겼다. 나는 그이의 온 몸을 내 두 팔과 다리로 감싸고 밀착시켰다. 그이의 냄새가 너무 좋았다. 나는 온 몸이 여러가지의 이유로 불타고 있었다. 그이도 나를 터져라 꼭 안고 키스하고 온 몸을 애무해 주었다. 아~ 나는 어쩌라고. 나는 지금 해야 돼. 나는 몸부림쳤다.
"여보~ 어서 해 줘요. 쎅스는 하면 할 수록 욕망도 기술도 늘어난 데요. 저가 그렇게 되었어요. 어서요. 아아아하~"
그이는 나를 터트려 버릴 듯 안았다.
"혜정아. 이제 그만. 우리는 지금 장거리 여행을 시작해야 돼. 건강한 에너지가 필요할 때야. 사랑한다. 혜정아.
나도 너만큼 하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야. 이제 좀 식혀 주세요. 나의 신부님."
"아아아!!! 여보! 나 혜정이 어쩌라 구요. 으아아! 여보."
그렇다. 그래서 나는 내 운명을 제대로 만난 것이다. 같이 동화되어 움직이면 파멸까지 올 수가 있지만, 내 사랑 제임스는 역시 달랐다. 자제할 줄 알았다. 멋 졌다. 모든 면에서 최고였다.
"혜정아. 일부 짐은 앞쪽에 넣고 당신 자동차는 그 다음에. 그리고 나머지 짐들은 마지막에 넣으면 돼. 컨테이너 안에는 물건을 고정시키는 밧줄과 케이블과 테이프가 있어서 흔들리지 않게 잘 사용하여 무사하게 도착 하도록 할 거야. 그러니 의료기기들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오케이?"
"예. 그런데, 저 좀 안아 주시면 안되요?"
"왜?"
"으어엉~ 그냥. 당신속에 있고 싶어요."
"으이그. 이리 와. 내 사랑."
나는 그이의 가슴속에 한참 들어가 있었다. 나는 내 사춘기 시절과 청년 시절을 그이의 가슴 속에서 다 보상 받고 있었다.
의료기기가 들어가고 백신상자와 중요 용품들을 잘 감싼 냉동 케이스가 들어가고 또 다른 중요한 물품들을 가득 채운 벤츠 SUV가 들어가고 생활용품이 마지막으로 들어간 후 제임스가 일일이 체크하고 검사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컨테이너 뒷문을 닫고 락(lock)한 시각은 밤 8시10분 이였다. 근 9시간을 혼자서 다 해내였다. 그 동안 내가 4번 커피를 타서 주었고 맥도널드 샌드위치를 한번 주었고 하비스 햄버그를 한번 주었다. 나는 다녀오고 지켜보느라 한번 그이와 같이 앉아 멕도널드 햄버그와 커피를 먹고 마셨다. 리프트는 컨테이너에 부착되어 있어서 아래로 내려진 팔렛위에 짐을 싣고 올려 밀어서 넣었다. 제임스는 내가 혹여나 다칠까 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도록 하였다. 그렇게 다 하고 땀이 흥건한 몸으로 집안으로 들어가 우리는 마지막 출발 준비를 하였다. 빈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고 화장실과 거실에 향긋한 피치(Peach-복숭아)냄새가 나는 비누와 향수 한 병 그리고 새로 산 타올 2장을 두었다. '신이시 여. 이들에게 행복을 주세요' 라고 내가 직접 손으로 쓴 하얀색 메모지와 함께.
"자. 혜정아. 이제 출발한다. 몇 시?"
"좋아요. 베스트 드라이버. 지금은 오후 8시40분이예요. 잘 갑시다!"
나는 착잡하기도 하였다. 떠나는 라버레도 시티를 언제 다시 와 볼 수 있을지 기약은 없었다. 바깥은 캄캄하여 헷트라잇이 비추는 앞의 도로만 볼 수 있었다. 며칠 전, 물품들을 사려 다니며 찬찬히 보아 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앞을 보고 있는데 그이가 내 왼손을 잡았다.
"혜정아. 서운하지?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위해서는 필요한 거야. 미련은 빨리 버리고 추억만 가지고 가면 돼. 혜정아 사랑한다."
나는 그이의 그 말에 내 착잡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맑고 밝아졌다. 사랑은 이런 건가 보다. '혜정아 사랑한다' 라는 한마디 말에 이렇게 마음이 달라지다니. 이런 건 내가 공부를 하며 사회생활을 하며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변화였다.
"예. 여보. 고마워요. 혜정이도 당신을 한도 끝도 없이 사랑해요."
정말로 고마워 나는 또 눈물이 났다.
"혜정아. 너 혹시 바보 아니야? 툭하면 울어서. 혹 울보 아니야?"
"ㅎㅎㅎ 됐네요. 저 혜정이는 바보도 울보도 아니거든요. 당신이 곁에서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너무 좋아서, 행복해서 저도 모르게 저절로 마음이 울어 나오는 거예요. 여보. 우리 얼마나 오래 가는 거예요?"
"응. 다행이다. 당신이 좋고 행복하다니 나까지 좋고 행복하 단다. 나는 당신의 웃는모습 미소 짖는 모습이 늘 내 가슴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힘 나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나를 그렇게 만들어 주십시요. 나의 사랑하는 아내님."
"아하하하~ 여보. 제임스. 웃겼어요. 네. 명심하고 열심히 그렇게 바라는 대로 하겠 어요. 의도적이 아닌, 가슴에서 울어 나오는 미소와 웃음으로 요. 사랑해요. 여보~"
나는 그이의 손바닥을 긁으며 꼭 잡았다. 너무 행복했다. 나는 탁월한 선택을 하였고 운명의 신에게 다시 감사했다.
"혜정아. 우리는 약 1200km를 가야 돼. 매일 10시간씩 평균 60k/h로. 오프도로(off road)도 있을 거고 얼어붙은 호수도 건너야 될 것이야. 잠은 차에서 자야 되고, 먹을 것은 트럭스탑에서 미리 사서 준비해야 되는데, 혜정이 먹고 싶다면 라면이든 짜장면이든 뭐든 내가 준비할 테니 언제든지 말만 하십시요. 오케이?"
라버레도시티를 벗어나자 길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컴컴하였다. 나침반은 동서를 가르키고 있었다. 오직
헷트라잇 불빛에 의존하여 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제임스의 눈을봤다.
침착하고 빛났다. 졸음기는 전혀 없었다.
저게 61살된 노인의 눈빛인가? 하고 의심할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너무 좋았다. 저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내
남편이거든.
"혜정아. 걱정돼? 나는 차에 앉으면 집중력이 절로 뛰어나는 사람이야. 더구나 옆에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여자 김혜정이 타고 있는데 한 눈을 다른데 팔 수 없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 나는 군대에서 내 몸과 마음을 사지에서도 살아나게 단련했었어. 이제 그게 내 사랑을 위해 극히 일부를 사용하는 거야."
와아~ 어쩌면 이렇게 말을 잘하는 거야! 이런말 듣고 뽕 가지 않을 여자는 정말 여자가 아닐 거야. 내가 미치겠다. 의사인 내가 미칠 정도로 사랑에 폭 빠지게 하는 진정한 말을 하니 나는 감격하고 행복하고 그 사랑의 완전함에 온전히 돌아 미치고 싶었다. 내가, 이 닥터 김혜정을 그런 사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다니. 당신은 악마이다. 나는 그 악마에 잡힌 천사이고 ㅎㅎㅎ.
"아하~ 혜정아. 운전하는데 그렇게 안으면 어떡해."
"여보. 갑자기 여기서 이렇게 안고 죽어도 좋다 라 고 생각했어요."
"엥! 안되지. 내가 그렇게는 안 두지. 죽는 것 보다 함께 살아있는 것이 더 잘했다 라고 느끼게 만들 건데."
"아아아~ 여보. 당신 곁에서는 맘대로 죽을 수도 없을 것 같아요. 넘. 좋아서. 당신은 어디 있다 이제서야 나타난 거예요."
"하아~ 그건 내가 할말이야. 혜정아. 너는 도대체 뭣이냐? 정말 정체를 밝혀봐. 어디서 이렇게 잘 빠지고 이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혜정이가 나타난 거야?"
나는 그이의 말을 들으며 한없는 행복감을 느꼈다.
"사실, 저 혜정이는 요, 정말 잘났어요. 173cm의 키에 크고 까만 눈동자. 잘 솟아오른 팽팽한 가슴이며 탐스러운 엉덩이. 균형 잡힌 몸매. 늘씬하게 빠진 다리. 대학시절에도 의사로 라버레도에 근무할 때도 만나는 모두가 인정해 주었어요. 저는목적도 이유도 없이 시간만 나면 뛰기도 하고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몸을 단련했어요. 제 스스로도 목적이나 이유가 없었어요. 그런데 제임스. 당신을 만나고 나서 알았어요. 내 모든 것들의 목적과 이유가 오직 하나. 당신을 만나기 위하여서 였고 당신과 평생을 사랑하며 살기 위하여서 라는 것을 요. 여보. 제임스. 사랑해요. 당신 만을 영원히 사랑해요."
"혜정아. 나 가슴이 뜨겁고, 감동에 빠져 운전도 제대로 못하겠다. 귀 막지 마. 사랑한다 김혜정! 한도 끝도 없이 사랑한다!"
그이의 목소리는 너무 컸다. 밤 하늘이 놀라 깨어날 정도로. 나는 또 그만 행복의 울음에 빠져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