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佛國寺) 대웅전(大雄殿)
경북 경주시 진현동 토함산
불국사는 산문(山門일주문)에서부터 대웅전을 위시하여 청운교,
백운교가 있는 자하문, 극락전, 무설전, 관음전, 비로전에
주련(柱聯)이 없다.
사실 불국사 하면 “한마디” 안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신라고토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하지만 다보탑 석가탑 청운교 백운교를 제외하면 별로 볼 것이 없는 절이라는 느낌이 든다(석굴암은 멀리 떨어져 있다)
전설적인 이야기가 많은 국보인 다보탑(多寶塔) 석가탑(釋迦塔)과, 역시 국보인 아름다운 청운교(靑雲橋) 백운교(白雲橋)에도 아름다운 선시(禪詩) 한 줄이 없는 것이 아쉽다.
역시 석굴암 기둥에도 스님의 머리처럼 썰렁하게 글 한 줄이 없다.
불국사에 특이한 것이 또 하나있다.
대웅전 현판(편액)글씨다.
아래 현판을 보면 불국사, 대구 송림사, 속리산 법주사의 현판 글씨가 똑같이 한사람이 쓴 글씨다.
이 현판의 글씨는 한석봉(韓石峰)체를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중국 명필 안진경(顔眞卿)의 필의(筆意-아떤 글씨체를 염두에 둔 것)를 조화시킨 활달한 운필의 해서(楷書)이다.
불국사 대웅전 현판 글씨는 쓴 사람의 이름이 없다.
대구 송림사 대웅전의 현판글씨는 조선 제19대 숙종임금이 쓴 글씨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정유재란(1597년) 때 불탄 후 숙종 재위 때인 1686년 기성대사에 의해 중창됐다는 기록이 있다. 중창 당시에 숙종이 “대웅전” 편액 글씨를 직접 써서 내린 것으로 사찰 안내문에 소개하고 있다.
역시 법주사 대웅보전(大雄寶殿) 현판에는 글씨를 쓴 사람의 이름이 없지만 조선 19대 왕인 숙종(肅宗)의 어필이라고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위의 현판 글씨에 대하여 동방불교대학 김일두박사는
“한국사찰의 편액(扁額 현판)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법주사의 대웅보전(大雄寶殿) 편액이 제일 먼저 쓴 것이고, 불국사와 송림사의 대웅전 현판은 법주사 “대웅보전(大雄寶殿)”의 “보(寶)”자를 빼고 이를 복사(모각模刻)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하였다.
왜 세 곳 사찰의 대웅전 글씨가 같은 사람의 것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조선시대는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숭상하던 정권이라, 억불정책 정권 아래서 대웅전에 왕의 글씨 현판을 걸어놓음으로써 관리나 양반들의 횡포를 막아보려는 의도가
크기 때문에 법주사에서도 숙종 재위 중에 불사(佛事)를 하면서 어필편액(御筆扁額)을 걸고자 했을 것이고
역시 불국사나 대구 송림사에서도 임금에게 글씨 부탁이 어려워서
법주사 대웅보전의 글씨를 복사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물론 숙종의 글씨가 뛰어나게 잘쓴 글씨기 때문에 선호(選好)한 이유도 될 것이다.
불국사 대웅전 주련 대신에 서거정(徐居正)의 불국사 한시로 대신한다.
불국사(佛國寺)
名刹巍巍聳昊蒼(명찰외외용호창)-이름난 절 하늘 높이 솟았고
圍樓松栢晩風凉(위루송백만풍량)-둘러있는 송백에 저녁 바람 서늘하다
吐含靈岫籠朝霧(토함영수롱조무)-토함산엔 아침 안개 끼이고
半月孤城帶夕陽(반월고성대석양)-반월성엔 저녁 해 비취네
寶塔無言懷故國(보탑무언회고국)-다보탑 말없이 고국을 그리워하고
神鍾不語慕先王(신종부어모선왕)-애밀래종 선왕을 사모하며 운다네
古宮梵殿遺賢跡(고궁범전유현적)-고궁과 사찰에 성현의 자취 남았으니
儒佛仙鄕永未荒(유불선향영미황)-유불선의 고향 길이 빛나리라
서거정(徐居正)
금강경 제26분 부처의 몸(法身)은 상(相)이 아니다 법신비상(法身非相)
26-1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三十二相 觀如來不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삼십이상 관여래부
수보리야! 네 뜻(생각)은 어떠하느뇨?
가히 32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뇨?
須菩提 言: 如是如是 以三十二相 觀如來
수보리 언 여시여시 이삼십이상 관여래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그러하고 그러하옵니다.
32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사옵니다.
26-2
佛言 須菩提!
불언 수보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수보리야!
若以三十二相 觀如來者 轉輪聖王 則時如來
약이삼십이상 관여래자 전륜성왕 즉시여래
만약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는 것이라 한다면
전륜성왕도 곧 여래일 것이니라.
26-3
須菩提 白佛言: 世尊! 如我解佛所說義
수보리 백불언 세존 여아해불소설의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드리되: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 말씀하시는 바의 뜻을 이해하기로는
不應以三十二相 觀如來
불응이삼십이상 관여래
응당 32상으로써는 여래를 보지 못하나이다.
26-4
爾時 世尊 而說偈言:
이시 세존 이설게언
이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여 말씀하시되: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만약 색(모양. 모습)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음성으로써 나를 구하고자 한다면
是人 行邪道 不能見如來
시인 행사도 불능견여래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것이니.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전륜성왕(轉輪聖王)-범어(梵語)로 번역하면 “바퀴(륜보(輪寶)를 굴리는 왕”이라는 뜻이다.
“전륜왕(轉輪王)” 또는 “윤왕(輪王)”이라고도 약칭하며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비행황제(飛行皇帝)”라고도 한다.
사덕(四德)과 칠보(七寶)를 갖추고 세계를 통술한다고 생각되는 고대 인도의 신화적인 성왕이, 요즘 전차(戰車)에 해당되는 윤보(輪寶)를 가지고 적진을 자유자재로 굴러다니면서 적을 무찔러 정법(正法)세계를 이룩한다는 것을 상징화시킨 말이다.
불교에서는 불타(佛陀)의 설법을 전법륜(轉法輪)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굴린다는 윤보(輪寶)를 비유한 것이다.
관일여(觀一如)
眼耳求佛行邪道(안이구불행사도)-눈이나 귀로 부처를 구하면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言文修身欺眞如(언문수신기진여)-말이나 글로 마음을 닦으면 진여를 속이는 것이다
五蘊卽時見衆生(오온즉시견중생)-오온에 이끌림은 중생을 보는 것이요
見聞覺知觀一如(견문각지관일여)-보고 듣고 깨닫고 앎은 일여(一如)를 보는 것이라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