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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노력 or 1%의 인연
By 딸기코냥
#1
" 한결아, 사랑해. 우리 사귀자... 이건 아니야. 너무 심플하잖아.
음.. 나한텐.. 너밖에 없어~ 어? 우엑!! 이거 너무 닭살이야!!!!!
아 증말! 이런건 도데체 어떻게 쓰는거야!!"
시계바늘은 벌써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다.
꾸겨진 엄청난 양의 종이들이 방에 뒹굴고 있고
나는 책상에 앉아 러브레터에 쓸 말을 심각하게 고민한다.
내가 좋아하는 한결이,
3년동안 혼자서 줄곧 짝사랑했던 한결이에게
겨우 이제서야 용기를 내서 고백을 하려고 한다.
겉으로는 모르겠지만 사실 난 수줍음도 많고 엄청 소심해 그 동안 좋아한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느끼하고 닭살인 러브레터를 쓴다는 자체가 나 이지연한테는 가능하지가 않다는 거다.
고백은 해야할거 같은데.. 어떻하지..?
아, 전화를 해서 고백하는거야!
내 가방을 뒤적이다가 핸드폰을 꺼낸다.
그리고 번호 1번을 꾸욱 누른다. 이 번호도 직접 알아낸 게 아니라 친구한테 얻어낸 것이다.
그리고는 몇 번 전화한 적은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뚜- 뚜-]
신호음이 가자 주첵없는 내 가슴은 콩닥콩닥.
자신감을 가져, 이지연.
[전화기가 꺼져있어 음성메세지로...]
그제서야 난 시게를 보고 지금이 새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으이구, 이지연 바보.
당연하지. 이 늦은 시간에 깨어있겠어?
나는 결국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깊은 잠에 들었다.
***
오늘은 즐거운 주말-
그런데 난 금쪽같은 주말을 과외로 보내게 되었다.
지금까진 전교 10등안엔 매번 들었는데
한결이한테 빠지고 나서는 공부를 그다지 많이 안해서 그런지 성적이 죽죽- 떨어지는 것이다.
그걸 톡톡히 느끼신 울 엄마는 엄마친구 아들에게 내 과외를 부탁했다.
그래서 난 일요일 아침부터 과외하게 생겼다. 내 금쪽같은 주말아~
' 딩동'
" 안녕, 은재오빠."
" 내가 오빠말고 선생님이라고 불르랬지! 어쨌거나.. 숙제는 다했겠지?"
내가 그렇게 공부를 요즘 안했나?
하긴 요즘은 안 한게 한거보다 많은 듯 싶다. 우하핫;
" 당군히 이쁜 제자가 다 했지- 내가 누군데."
" 어라, 네가 왠일이래?
" 대신 부탁 하나 들어줘요."
" 무슨 부탁? 이상한 거 아니야?"
" 아, 아니에요. 진짜루 간단하고 쉬운거에요."
나에겐 지금 선생님이긴 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20대이다.
얼굴은 예술이고, 몸 좋고, 매너 좋고, 학력 빵빵하고...
거기다 지금은 잠깐 휴식타임이지만 6개월 전만 해도 성형외과 의사였다.
이 정도면 여자들 다 넘어오는건 당연한 거 아닌가?
" 은재오빠, 있잖아.. 내가 옛날부터 좋아했던 한결이 있잖아... 알지?
이번에 고백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넘어오는거야?"
" 푸풋! 이 꼬맹이 이게 이제 별말을 다하네."
" 나 꼬맹이 아니에요. 나 중 3 그러니깐 16살이나 됐다구요.
그러니 나도 엄연한 숙녀니깐 예의를 좀 갖쳐주란말이야."
" 어어어어쨌던간 아직 나한텐 한참 어리다구!"
헛기침 하고 말까지 더듬는 걸 보니 순진한 얼굴로 갑자기 이런 걸 물은 게 당황스러웠나보다.
웃, 오빠의 당황스러운 모습.. 귀여워.
이러니깐.. 더 괴롭히고 싶어지잖아!!
" 빨리 말해줘요, 오빠.. 응?"
" 후, 무슨 고백하는데 방법이 따로 있냐? 것두 중 3이.
그냥 좋아한다 말하는 거지 뭐."
" 에에? 대놓고 그냥 고백하라고?"
" 야, 넌 그럴 용기도 없으면서 고백하려고 했어?"
" 아니.. 그게 아니라..."
어떻해해... 나 한결이랑 마주보면서 좋아한다고 말하라니.. 그걸 어떻해해!
지금도 이렇게 떨리는데 그때가면은 나 떨려서 아무 말도 못할거야.
" 사랑은 용기야. 자신감을 가져, 이지연. 그럼 난 간다."
" 아, 안녕히 가세요."
어느새 과외는 끝나고 이제 집에는 나 혼자.
' please baby baby baby- 그대가 내 안에'
깜짝이야. 핸드폰이 막 울린다.
액정을 보니 내 절친한 친구 최연수이다.
[ 여보세요?]
[ 지연이? 지금 모해?]
[ 나? 나 지금 막 과외 끝났는뎅.]
[ 그럼 잠깐 나와라. 나 너무 심심하다.]
[ 그럴 시간에 공부 1시간이라도 더해라. 너 이번에 받은 성적.. 너무하더라.
진짜 얼굴만 잘 생기면 다냐.]
[ 그건 네가 비정상이라서 하는 말이야!
너가 몰라서 하는 말이겠지만 나 듸게 인기 많다구.
나 연예인 아니냐고 싸인까지 받을려고 하는 사람도 많다고.
어쨌던 너가 좋아하는 그 케익집으로 지금 빨리 달려와~ 기다릴게.]
나한테 된다 안된다 묻지도 않고 자기말 끝나자마자 끊어버렸다.
으이구, 내가 진짜 안가면 어쩔려고 그러는건지.
****
" 컥컥.. 미안해. 많이 기다렸어?"
" 어. 그것도 엄청."
" 진짜 얄미운 말 만 골라서 한다, 최연수."
" 아니야, 장난이야. 쿡쿡. 나도 지금 막 왔어."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알았던 연수다.
같이 알고 지냈던 시간이 너무 오랜시간이여서 그런지 우린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안다.
어쩌면 자기가 자기를 아는 것 보다 더.
" 뭐 먹을래?"
" 난 당연히 치즈케익! 부탁해용."
내 부탁이라면 다 듣는 연수. 정말 좋은 친구이다.
한결이가 갑자기 또 생각이 난다. 또 내 뇌와 심장을 정복해버렸다.
지금도 두근두근. 고백.. 할 수나 있는건가?
내 앞에 케익 두접시를 들고 왔다.
접시에는 연수가 좋아하는 초코크림이 얹혀져 있는 초코케익과 내가 좋아하는 치즈케익이 있었다.
" 짜자잔! 한 입 먹어봐, 어때?"
" 음음.. 맛있어!!"
" 어디 그럼 나도 한 입."
" 연수씨, 근데 우리 이거 먹고 뭐 할거야?"
" 뭐.. 하고 싶은거 있어?"
" 응, 이번에 요 앞에 악세사리점 새로 생겼어.
나 아직 한 번도 못가봤어. 그니깐 오늘 같이 가자, 응?"
" 아, 알았어.
" 야, 저기 앉아있는 저 남자애 너무 멋있지 않냐?"
" 와, 진짜네. 얼굴이 예술이야. 한 180은 거뜬히 넘기는 거 같은데?"
" 아까 계산할 때 목소리 들었는데 짱 귀여워~ 꺄악!"
뒤에서 알바생들이 우릴 보면서 수근거린다.
뭐, 보나마나 내용으로 봐선 다 연수얘기네.
" 근데 그 앞에 앉아있는 저 여자애는 뭐니? 완전 깬다."
" 저런 폭탄이 앉아있다니. 꽃돌이가 불쌍하다, 불쌍해."
알바생들의 말이 하나씩 내 심장에 꽂히기 시작했다.
으으으.. 짜증나. 내가 예쁘고 안예쁘고가 도데체 뭔 상관인데.
뭐, 폭탄? 아 증말 쥐어박을 수도 없고. 아!
" 쟈기야, 나 케익 다 먹었는데 우리 이제 가자아~"
" 어어? 자기?"
난 연수에게 팔짱을 꼈다. 일부로 우리가 애인인 척 연기중인 것이다.
근데 '자기야'는 내가 말해놓고도 닭살이다.
이 알바생들은 나를 보면서 이를 갉고있다. 우하핫, 쌤통이다.
어의없다는 식의 얼굴을 하고 있는 연수를 난 거의 끌고 가는듯이 데리고 나갔다.
" 야 너 뭐야?"
" 아, 미안. 잠깐 애인인 척 연기~
계속 뒤에서 내 욕하잖아. 아 짜증나, 정말."
" 다 맞는 말이던데, 뭘. 쿡쿡."
" 죽고싶어?"
" 또 또. 지연이 성격 나온다."
나를 악세사리 가게로 끌고가는 연수.
역시 새로 지어진 가게라 그런지 깨끗하고 인테리어도 잘 되어있다.
진열장 안에 있는 악세사리도 너무 예쁘고 말이다.
" 꺄악, 다 너무 이쁘당."
나는 눈을 반짝이며 모든 진열장들을 파헤치고 있었다.
그런데 연수가 무엇을 손에 들고 왔다.
하트 목걸이.. 정말 예쁘다.
" 이거 예쁘지 않아? 잘 어울릴 거 같아. 빨리 해봐."
연수는 바로 내 목에 걸어주고 거울을 가져왔다.
거울에 비친 나와 목걸이.. 너무 잘어울린다. 예쁘다!
" 예쁘다."
" 그치? 디자인이 심플하면서도 괜찮잖아. 이거 좀 주세요."
나보다 연수가 더 신났다..
" 야아, 그걸 왜 네가 사. 얼마 냈어? 돈 줄게."
" 아, 주지마. 그거 내가 너한테 주는 선물이니깐.
지금 해라, 너무 이쁘니깐. 내가 해줄게."
" 저기.. 혹시 애인 아니죠? 저 핸드폰 번호 좀... 너무 멋있으세요."
연수가 목걸이를 나에게 해주고 있을 때 한 알바생이 연수에게 말한다.
나랑 연수랑 하는 행동을 보면 애인같은데 얼굴보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다들 우리를 보면 이런식으로 생각한다. 이젠 짜증나고 지겹다.
뭐가 재밌다고 연수는 피식 웃는다.
" 제 여자입니다. 죄송합니다."
나를 터무니 없게 하는 이 한마디.
그리곤 나의 어의없는 얼굴이 재밌다던지 피식 웃고 내 손을 잡고 나간다.
" 야, 이젠 너까지 나한테 장난치냐."
" 어, 너도 아까 연기했잖아. 그러니깐 나도 한 번 해봤지."
" 장난이라도 그런 건 하지마. 완전 짱 닭살이었어."
" 내가 널, 너 이지연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 응응, 나도 연수 너무 좋아해. 친구로서."
갑자기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아니, 어쩜 화난 것 같다.
왜 화가 난거지?
" 아니, 내말은.. 그런게 아니라. 난 널 정말로 좋."
" 어, 최연수랑 이지연?"
누구지? 하고 딱 뒤를 돌아보았는데 뒤에는 강한결과 김윤아가 있었다.
첫댓글 재밌어요~!!><담편플리즈~!!! 연수가 지연이를 좋아하는거 같은데...킥...
감사합니다^0^ 사실 소설 처음 쓰는거라 무지 조마조마했는데- 계속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