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의 풍경들을 기억 하기도 전에 겨울을 맞았습니다.

불과 몇일전 파랑골은 아침마다 구름속에 감춰집니다.
산 중턱까지 짙은 안개가 내려 앉아 신비로운 아침을 선사합니다.

매일 매일 다른 모습의 아침,

한 낮의 포근함을 예견하는 아침 안개,

안개로 신비로운 이 아침은 제게 축복입니다.

짬을 내어 담아 두었던 가을의 색을 늦게나마 앨범에 담아 봅니다.
노란 비비추의 단풍은 그 꽃만큼 아름답습니다.

봄부터 피었던 백일홍은 코스모스와 가을 국화가 필때까지도 여전히 파랑골 화단의 주인공입니다.

잎은 벌써 다 떨구고 열매만 메어 달아 노랗게 익어가는 모과나무의 향이 골짜기에 가득합니다.

화사한 봄꽃의 설레임이 엊그제 였건만
모두가 녹색이었던 여름을 지나 어느새 저 마다의 가을색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이름 모를 풀한포기에도 단풍이 들고
여름내 수고한 땅을 위해 기꺼이 양분으로 되돌아 갈 준비를 합니다.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있을까요?
가을이라 아름답고 더 아름답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 다시 만나자는 강렬한 작별 인사라도 하듯 단풍은 곱고 고와 제 시선을 놓아 주질 않습니다.

제 작년에 심어 두었던 버섯목,
올해는 표고가 풍년이었습니다.

친지와 고마운 분들과 함께 나눌수 있어 넉넉하였습니다.

지원이의 가을운동회, 더딘 성장이지만 몸도 마음도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큰 행복입니다.

많이 의젖해진 지원이가 대견하기만 합니다.

재롱잔치 의상과 분장이 수줍었나 봅니다.

가을이 깊어 갈 수록 긴 겨울을 준비하는 파니아님의 마음은 바빠 집니다.
지난 입동,여름내 별다른 손길 한번 주지 못했어도 김장 거리는 잘도 자라주었습니다.
배추,무,갓,쪽파와 대파 모두 싱싱하게 작은 텃밭에서 토실 토실 살이 올랐습니다.

올해는 파랑골이 김치 독립을 이루는 해입니다.
해마다 어머님이 오셔서 총감독을 해주시어 그 동안 한결 같은 김치맛을 내주셨지만
올해는 저와 파니아님 둘만의 힘으로 그 맛에 도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김치맛을 크게 좌우하는 배추 절이기,
한낮 기온이 15도를 넘어 20도에 가까운 따뜻한 날씨 때문에 6시간만에 충분히 절여 젔습니다.
좋은 물로 알맞게 절인 배추맛은 배추에 포함된 잡균을 죽이고 발효균을 활성화 시킵니다.
도시의 소독된 수돗물로는 제맛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수년간 어께너머로 보아왔던 어머님의 양념 비율을 기억 나는데로 배합해 담아 보고

갖 뽑아 다듬은 쪽파와 대파, 갓을 송송 썰어

고추가루 양념과 함께 비벼 속을 만들고

차곡 차곡, 처음 한통은 곱게 담아 어머님께 보내드렸습니다.
이렇게 김치 독립을 이루고 갚아 드릴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이제 저장고를 사용할 계절입니다.
겨울 양식들을 보관합니다.

깨진 항아리나 빈 항아리 마다 내년까지 보관할 씨감자,고구마,무등을 집단과 함께 넣어 둡니다.
여름내 습기를 모아 축축했던 저장고는 겨울이면 습기를 내 뱉어 뽀송뽀송해 집니다.
온도는 영상1~3도를 유지합니다.습기 없이 냉장고 온도를 유지 합니다.
가운데 항아리엔 혜원이가 좋아하는 동치미도 한 가득 담아 두었습니다.

홍시는 집단을 켜켜히 깔아 가며 얌전히 앉혀
부엉이가 우는 겨울밤에 아이들에게 달콤한 추억을 만들어 주려 합니다.

한동안 쓸 장작을 양지바른 담벼락에 넉넉히 쌓아두면 마음은 더없이 부유해 집니다.

이번 겨울은 파랑골도 피그세븐을 사용합니다.

돼지난로에 비해 커진 오븐덕에 가을에 거둬 두었던 고구마,밤등 간식거리가 풍성해 질 것 같습니다.

오븐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오븐 요리가 개발되었으면 합니다.
파니아님께 부탁해 보아야 겠습니다.

어제부터 내린 눈이 밤에도 계속 내렸나 봅니다.

하루만에 계절은 겨울로 들어서고
낙옆도 체 떨구지 못한 나무마다 눈꽃이 피어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소나무에도

앞마당의 석상 머리위에도

파랑골의 크리스 마스 트리는 벌써 장식되었습니다.

언제 겨울이 오냐고 묻던 지원이는 헤원이와 아직 꿈나라입니다.
깨워야 할 시간이지만 잠시만요...
새근 새근 토끼처럼 잠자는 나의 천사들에게 오늘 부터 겨울이라고 말해 주어야 겠습니다.
첫눈 선물이 온것을 알려 주고 싶어 자는 천사들을 흔들어 봅니다.

외투 입는 것도 잊은채 첫눈을 반기는 지원이는 행복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한참 뽀로로 팬이 된 헤원이는 파랑골이 뽀로로 마을이 되었다고 좋아 합니다.

유치원 가는 것도 잊고 둘이서 마냥 즐거워 합니다.

파니아님은 내려갈 일이 걱정인가 봅니다.
올 겨울은 눈이 풍년이려나 봅니다.
첫눈의 반가움도 잠시 저의 근심도 더해 집니다.

이렇게 파랑골의 겨울은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겐 고되고 힘든 계절이지만 온가족 모두 건강하게 또다시 겨울을 맞이 할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첫댓글 겨울이란 계절은 대부분의 없는이들에게는 힘들고 고통스런 계절이지요.
그렇게 보낸 겨울로 인해 봄의 따뜻함을 더욱 절실히 배우게되는거지요.
올겨울은 파랑골가족들과 모든이들에게 따뜻하고 풍성하기를 빌어봅니니다.
행복하세요
겨울의 시작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아름다운 공간이네요
건강한 겨울 나시길 바랍니다
벌써 겨울입니다. 토실한 알밤이 한가득이든 골짜기에도 낙옆이 덮히고 지난 번 보았던 파랑골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오랜만에 주인장 소식 반갑습니다.
뭐라 할가요 저는 처음맞는 시골의 첫겨울나기가 겁이나는군요 눈도쓸어야지요 아직 땔감도 준비가 안되어있지요
밤이긴 시골 적적해서 어케 보낼려는지 기대반 우려반 잘넘길수있을련지 ...
파랑골의 겨울이 궁금하네요. 12월 1일에 가보게 되어 기쁘네요..^^
파랑골의 겨울맞이...잘 보았습니다. 씩씩하게 잘 자라는 지원이와 더욱 예쁘게 커가는 혜원이의 모습도 반갑네요
이제 겨울나라로 긴 여행을 해야할 때인가 봅니다.
행복난로의 따뜻한 온기처럼 파랑골 일상이 마냥 따뜻하고 행복해 보여 보기 좋습니다.
언젠가는 나도 귀촌해서 돼지 한마리 업어다놓고 따뜻함을 느낄 때가 있겠지요~?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소식이 궁금했습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일상이시네요.
늘 건강하시고 가족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늘 행복하세요
벌써 눈쌓인 파랑골이 되었네요
거실엔 피그세븐으로 업그레이되었구요~~ㅎㅎ
추위에 건강 잘챙기시길빕니다^^
애효~~~~~
기나긴 겨울을 어찌 보낸다요~~~~~
지원이 혜원이 예쁘게 커가는 모습과 아름다운 파랑골의 정겨운 겨울맞이 소식을 올려 주셔 감사 합니다
늘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행복 담아 갑니다)
씩씩하고 잘생긴 멋진 어린이 오빠 지원이와
귀엽고 너무 똑똑한 예쁜 어린이 혜원이
너무 이쁘고 사랑 스럽습니다 ^^
행복이 묻어나서 보기 좋습니다. 파랑골의 행복을 저도 닮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