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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박상준 논설실장 겸 대기자 = 충북교육계에 이기용시대가 마감한다. 무려 8년6개월간 충북교육의 수장이었던 이기용 교육감이 5일 퇴임한다. 임기보다 3개월 앞당긴 것이다. 이 교육감은 "퇴임식에 가급적 지인들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인들이 많이 오면 눈물이 날것 같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8세에 충북 괴산군 연풍중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한 이후 43년간 교육감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그는 역대 어느 교육감보다도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쏟아내는 교육에 대한 열정을 듣다보면 아무래도 교육이 천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박한 성품이지만 정치력도 만만치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기용 교육감의 얼굴엔 감회가 깊게 배어 있었다.
-처음 교직에 발을 들여놨을때가 언제인가
"중앙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군대를 제대하고 검정고시를 봐서 교직을 시작했다. 첫 부임지가 괴산 연풍중이었다. 사범대를 나오지 않아 다른 교사보다 1~2년 늦었다. 72년 시작해 43년 됐다"
-8년6개월을 재직하던 교육감직을 퇴임하게 돼 감회가 새롭겠다
"3개월 남았지만 임기를 못채워 도민과 교육가족들에게 송구스럽다, 3선 하는 동안 도민들과 교육가족이 협조해준 덕분에 나름대로 평가가 좋았고 주변사람들로 부터 충북교육을 향상시켜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무엇인가
"교육감은 학생들의 학력과 인성을 책임져야 한다. 교육감 재직중 학력은 전국 최고로 올려놨다. 학력과 인성을 균형있게 향상시켜야 하는데 인성은 후임 교육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또 그동안 뒤졌던 교육인프라도 다른 시도보다 더 많이 구축했다. 특히 기숙형 중학교는 전국최초의 사업으로 중학교육의 획을 긋는 사업이다. 교육정보원, 유아교육진흥원, 청명학생교육원, 충주학생회관, 대천학생종합수련원, 제주수련원 등 직속기관 6개도 재임중에 만들었다. 독립기관 시설도 많이 만들었다"
-오랫동안 교육감을 지냈지만 아쉬운점이 있을텐데.
"인성교육프로그램에 더 신경쓰지 못한 것이 몹시 아쉽다. 또 충북에 아이스링크가 없어 다른시도로 훈련을 가고 있다. 밀레니엄타운에 아이스링크를 건립하고 예술고를 옮겨 교육문화회관을 활용하기위해 두차례 충북도와 접촉했는데 아이스링크가 들어서면 위락시설이 못들어 온다고 도가 난색을 보였다.
아이스링크를 만들면 스케이트도 타고 여가선용에 좋았을텐데 안타깝다. 충주에 겨울에만 운영하는 아이스링크가 있다. 주성중·고와 주성초등학교가 이전하면 다음 교육감이 검토하도록 상의해보겠다"
-이번 지방선거에 교육감 후보가 많이 나왔다 진보성향은 1명인데 보수성향은 많은 것 같은데…
"한분만 제외하고 교직에 오랫동안 함께 몸담고 있던분도 있고 학교 후배도 있다. 이분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잘 헤아려 판단하라는 말을 한적이 있다. 난립하면 유권자 선택이 어렵다. 모두 충북교육발전을 위해 출마했지만 지지율 15% 나오면 어려움을 겪는다. 듣기엔 공약이 비숫한 일부 보수성향 후보간 단일화 논의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홍득표 교수가 교육감의 복심에 종지부를 찍어달라했다. 마음속에 있는 후보가 있는가.
"홍 교수의 입장은 이해간다. 그는 고교후배다. 나머지 후보들은 함께 교직에 있던 분들이다. 이때문에 후보들의 성품이나 처세 능력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다 아는 사람들인데 누굴 지지할 수도 없다. 복심은 전혀 없다"
-지난 1월18일 출간기념회를 했다. '이기용의 길'이라는 책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교육감 8년 6개월 동안 개인적으로 법인카드는 사용하지 않았다. 직원들에게도 청첩을 내지 않았고 출판기념회도 하지 않으려 했다. 지사출마를 결심해 나를 알릴필요가 있어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나를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책내용도 많이 줄였다. 이원종 지사, 반기문 총장외에는 저명인사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줘 고맙다"
-정치인들이 많이 왔다. 서청원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이 많은가
"교직에 임하면서 사람을 한번 사귀면 나를 싫어하는 분들이 없었다. 의도적으로 정치인들과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다. 서청원 의원은 중앙대 동기동창으로 ROTC훈련을 함께했다. 얼마 전에 만났고 대학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다"
-시중에 출간기념회때 책값으로 들어온 돈이 10억이 훨씬 넘는다는 소문이 나있다.
"1만여명 예상했는데 7천부가 모자랐다, 혼자온분도 있고 가족들과 오신분들도 있다. 교육가족이 보통 축의금은 3만원 5만원 한다. 시중에서 돈많이 벌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시·군에서 골고루 왔다. 내가 예상한 것보다는 많았지만 소문만큼은 아니다"
-체육에 대해 관심이 많다. 교육감 재임시 각종 체육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얼마전 체육회 사무처는 체육인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체육회 사무처장은 체육인 중에서 맡고 도청은 예산지원을 해야 한다. 만약에 지사가 된다면 다음 사무처장은 체육인에서 선발하겠다. 낙하산은 안 된다. 옆에서 지켜봤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체육인 간의 화합이 최우선이다"
-재임기간중 교사들의 성추행이 잇따르고 진천청명학생교육원에선 술판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오 는 등 각종 불미스런 사건도 많았다.
"성추행 문제는 죄송하다. 교사들의 인성교육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당교사가 소아성도착증환자로 알고있다. 청명학생교육원에서 술판을 벌인것은 오히려 칭찬을 해줘야 한다. 당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철도노조 파업시기다. 직속기관장, 교육장 등 70~80명이 시내 식당에서 만찬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진천에 있는 청명학생교육원은 제천, 영동 등에서 오기가 편하다. 청국장으로 식사하면서 소주와 맥주 몇 병을 놓고 가볍게 마신 것이다.
또 밤이 늦어서 일부 참석자들이 자고 갔는데 술판을 벌이며 노름을 했다는 것은 추측기사다. 난 술도 마시지 않는다. 일부러 검소하게 했으면 칭찬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 | | 박상준 논설실장 겸 대기자 |
-초임발령때와 지금의 교육계를 비교한다면
"교사들의 지성적인 자질은 높아졌다. 교통이 발달하니까 초임때 연풍중에서 있었는데 5년동안 자고 먹고 하면서 학생들과 생활도 함께 했다. 요즘은 교사들이 퇴근하면 교통이 좋아 바로 청주에 있는 집으로 간다.
그 당시는 숙직도 했는데 학부모와 자주 상담도 하는 아름다운 풍경도 있었다. 현재는 아니다. 학생들의 정서지도가 없어졌다. 그러나 지적 자질은 발달됐다. 교사와 아이들의 스킨십이 없어 아쉽다"
-40여년 교육인생을 정리한다면.
"법대를 나왔는데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충북대에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교육감에 출마할때 기대만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교육가족들과 도민들이 도와줬다.
모든 수치상 충북의 학력은 상위권이다. 무상급식도 최초로 했다. 단계적으로 42%까지 올렸다. 영어과 이외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도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영어연수도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 모두 6개국으로 늘렸다. 다른 시도에서 하지 않는 해외교포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인학교를 반드시 방문해 그곳의 자녀들을 무료로 3주교육을 4년째 이어오고 있다.
특히 파라과이 국립대학에 한국어과가 없어 대학 사무총장을 초청해 한국어과를 개설토록해 15명을 뽑았다. 독도와 동해표기 세계지도도 6개 나라 국어로 만들어 1만장을 보냈다. 고구려 역사책은 일선에 퍼져있다. 충북교사들이 만든 역사책을 충북학생들이 배우는데 사용하고 있다. 다른 시도에서는 하지 못한다".
-교사에서 교육감까지 오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 뭐라 생각하나.
"내 좌우명이 '선악이 개오사'다. 선악이 나의 모든 스승이라는 뜻이다. 나는 겉과 속이 똑같다. 평생 사람을 다르게 대해 본적이 없다. 지위가 높던 낮던 늘 한결같이 대한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내 마음을 잘안다" ◆이기용 교육감 주요 경력
1963년 청주고등학교 졸업
1967년 중앙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1979년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졸업
2010년 충북대 명예 교육학 박사
주요 경력
1972년~1988년: 연풍중, 청주농고, 중앙여고, 보은농고 교사
1988년~1999년: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연구사
1999년: 충북영동교육청 장학사
1999년~2000년: 진천이월중학교 교장
2000년~2002년: 괴산고등학교 교장
2002년~2003년: 청주중학교 교장
2003년~2005년: 괴산교육청 교육장
2005년~2007년: 제13대 충청북도교육감
2007년~2010년: 제14대 충청북도교육감
2010년~ : 제15대 충청북도교육감
기타 경력
2009년~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부회장
포 상
1995년: 국무총리 표창
2005년: 옥조근정훈장
2013년: 파라과이 국가훈장(돈 호세 팔콘)
가족 사항
부인 김영숙 여사, 자녀 2남
주요 성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5연패 달성
전국소년체전 4년 연속 종합 3위 쾌거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 4년 연속 우수교육청
국민신문고 민원 서비스 전국 1위
과학, 정보, 특성화, 다문화 분야 우수교육청 선정 등
청명학생교육원(전국 유일), 유아교육진흥원, 교육정보원 건립
충북체육고 이전, 전국 최초 기숙형중학교 건립, 다목적 체육관 173교 건립, 잔디운동장 84교 조성,
청주교육지원청 이전, 권역별 영어체험센터 설립, 교직원 복지회관, 스마트 워크센터 건립,
교직원 숙소 및 휴양소 건립, 제주교육원 개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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