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처 놓쳤던 부분을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강박증의 공통적인 특성.. 강박증을 대표할수 있는 한가지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 공통성, 강박증을 대표하는, 나타내는 한가지는...
불납득(不納得)입니다.
납득이란 말은 이해와 비슷한 말입니다.
하지만 이해라는것은 사실의 이해, 감정적 이해 등 여러 의미로 쓰이는 반면, 납득이란 표현은 사실의 이해 후,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뭔말인지 알겠는데, 납득이 안간다는... 이런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이 납득이란 말은 사실의 이해를 이미 넘어선후 쓰는 표현이며, 감정적 이해와는 또 다릅니다.
아마 논리적 이해라고 하는게 정확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뇌는 논리성이 있고, 세상 사물들을 이러한 논리성을 바탕으로 받아들입니다.
이 논리성이란것이 어떻게 형성되며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는 밝히기 힘듭니다.
어쨌든 우리 뇌는 아주 체계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단순이해를 넘어서, 납득까지 완료되면 우리는 그것을 비로소 완전 이해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어떤 의구심도 없는 논리적으로, 느낌적으로 완전히 이해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강박증은 이러한 논리적 이해, 납득의 체계에 어떤 문제가 생긴것이라 볼수 있습니다.
이것은 소프트웨어적인 관점에서 볼때 그런것이며, 하드웨어적 관점에서는 역시 뇌신경회로의 물리적 이상에
기인한다고 할수 있을 것입니다.
납득의 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그러니까 뇌신경회로에 물리적 이상이 납득 체계의 문제를 야기하면
이해의 과정이 중간에서 멈춰버립니다.
사실의 이해는 했는데, 납득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느낌과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납득이란 자체가 느낌과 뗄레야 뗄수 없는 것입니다.
납득이 되지 않으면 뭔가 찜찜합니다.
미스테리한 사건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는것이라면, 그 사건 자체를 그렇게 치부할수도 있지만,
평범한 일상의 수많은 것들이 그렇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말할수 없이 찜찜하고 괴로울 것입니다.
심지어는 단순히 어떤 무늬에 대해서도 그런 불납득의 느낌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세상 그 어떤 것에도 그러한 불납득의 느낌이 생길수 있습니다.
뇌의 정보처리 대상이 되는 모든것들의 납득의 과정에 에러가 날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처리시스템에 물리적 이상이 생겨서 말입니다.
물리적 이상이 생긴 원인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수 있습니다.
심리적 원인, 에너지적 원인, 화학적 원인...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강박증환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불납득에 있습니다.
그사람이 강박증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기준도 바로 이 불납득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불납득은 찜찜함과 함께합니다.
불납득의 정도가 심한 사람은, 찜찜함의 강도도 심합니다.
그래서 거기에 사로잡혀 다른 신경쓸곳에 신경을 제대로 쓰지를 못합니다.
남들이 보기에 당연한 것조차도, 심지어는 스스로 생각해도 당연한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찜찜해합니다.
이것을 그 대상을 붙들고 암만 납득하려고 애를 쓰고 되새김질해도 잘 납득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대상의 내용에 있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뇌이해체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문이 떠올랐는데, 남들도, 스스로도 그 답을 아는데 납득이 안되고 찜찜하고 불편하다고 해서,
그 의문과 답을 계속 생각한다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납득이 되진 않습니다.
거의 반강제로 세뇌시키듯이 의문과 답을 연결지어놓고 마무리를 지을수는 있겠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난 아직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라고 외칠 것입니다.
해결책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자연스럽게 납득이 가도록 뇌정보처리체계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것이 본연의 모습이고 상태입니다.
어떤 심리적 상처도, 스트레스도 없는 원초적인 뇌라면 있는 사실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어떠한 왜곡도 없이 사물을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주어진 정보만큼의 답을 바로 얻고, 그대로 인식합니다.
정보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의 답을 얻고, 더 이상 모를수는 있어도, 얻은 답을 헷갈려하거나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원초적인 순수한 상태의 뇌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뇌를 유지하고 있지 못합니다.
심지어는 강박증 혹은 정신분열증까지 생기기도 합니다.
최초의 질서를 유지하지 못하고 뇌 여기저기가 무질서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최초의 질서를 되찾는 것이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길인 것입니다.
첫댓글 의미깊은 글, 감사드립니다.. 중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저의 강박증경험은 고3때 절정을 나타냈지만, 예전부터 신경이 예민하고, 불필요한 것을 반복한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태어날때 부터 예민함*소심함등등을 갖고 태어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태교(어머니*태아건강상태)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원초적인 순수한상태의 뇌는, 건강한 뇌시스템 - 즉, 중용님께서 강조하신 뇌의 재탄생(질서회복된 건강한 뇌)을 의미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네, 원초적인 순수한상태의뇌는 질서회복된 건강한 뇌와 같습니다. 윗글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논리성은 우리가 인식하는 범위 이상의 세밀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인식하는 논리는 눈에 드러나보이는 빙산의 일각일지 모릅니다. 그 근저엔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미세한 논리 과정들이 있을거란 것이죠. 그래서 강박증환우들은 눈에 드러나보이는 논리들에 이유를 두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그보다 밑에 있는 세밀한 과정에 문제가 있기때문에 그것이 무엇인지 인식되기도 어렵고 잘 해결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세밀한 과정을 일일이 분석하고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는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식능력을 벗어난 범위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해도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합니다. 버드나무잎속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 몰라도 항생제 역할을 하는것을 우리 선조들이 알고 쓰신것처럼 말입니다. 그 세부적인 것은 몰라도, 어떻게 하니까 좋아지더라 하는것은 경험으로 알수 있는 것이죠. 정신적인 것들도 그렇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 좋은 인간관계, 꾸준한 운동, 명상 등 그 구체적인 과정을 몰라도 결과적으로 이러한 것들이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수 있습니다. 뇌의 논리체계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할수 있을겁니다.
의미깊은 글, 감사드립니다!!..
조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