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와 어느 신부님
- 임문철 신부-
“착한 목자셨던 원 요한 신부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이역만리 타향인 이곳 제주에 오셔서 당신의 한평생을 하느님 사랑 전하는데 헌신하신 신부님,
말씀으로만 전하신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로 나누어주셨기에
아직도 그 향기가 제주 섬에 가득합니다.
투병 중에, 너무도 고통스러워 ‘하느님, 어깨, 어깨’ 하며 기도하셨다는 신부님,
몸조리에 좋다고 하여 민물장어를 대접해드렸더니 그렇게 맛있게 드셨는데,
주인에게 가격을 물어보시고는 ‘지금 굶어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다시는 먹지 말자’ 하시면서, 그 후로는 아무리 졸라도 가지 않으셨다지요.
자신의 모든 것을 저희를 위해 내놓으셨으면서도
당신 자신을 위해서는 민물장어조차 비싸다고 거절하신
신부님의 가르침과 모범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도 부끄럽기만 합니다.”
신학생 시절 본당신부님이셨던 원 신부님의 10주기를 맞아
추모 음악회를 열면서 쓴 글입니다.
그분은 참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의 등을 환히 밝히셨던 분이셨습니다.
수녀님들이 소임 이동을 해 처음 저희 교구에 오셔서 하시는 말씀들이 있습니다.
“제주교구 신부님들이 참 열심히들 사세요”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저는 원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는, 신부는 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어요”
하고 이야기합니다.
첫댓글 착한 목자이신 원 요한 신부님의 영원한 안식을빕니다,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