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마지막 절기 앞두고 찾은 보령 성주산
(충남 보령시 성주면 북쪽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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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는데 하늘은 비구름으로 가득하고 이따금씩 이슬비가 내리기도 하는
아침이다.
승객 460여명을 태운 인천-제주 간 여객선 “세월號”가 어제 전남 진도 병풍도
인근해안에서 침몰한 사고가 발생했다.
3개 주요 뉴스매체가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사고발생과 구조작업 실황을
연속 보도하고 있었다.
경기안산시 단원고학생 325명과 교사 14명이 수학여행 중이었으며,
사망자 포함 실종자 대부분이 학생이라는 점이 내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산행을 나서는 발걸음이 마음처럼 무겁다.
이틀만 지나면 봄의 마지막 절기라는 곡우(穀雨)다.
곡우(穀雨)는
청명(淸明)과 입하(立夏)의 중간에 있는 봄의 마지막 절기이다.
봄비가 내려 백곡(百穀)을 윤택하게 한다는 뜻으로 조기잡이가 성하고,
나무에 물이 오르는 시기로 한 해 풍년을 기원했다.
이때가 되면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그는데,
부정(不正)한 일을 했거나 본 사람이 볍씨를 보지 못하도록 솔가지를 꺾어다가
볍씨 담근 가마니를 덮어두기도 했다.
서해에서는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 떼가 북상해 충남의 격렬비열도
근처까지 올라와 조기잡이로 북적거리기 시작하는 때다.
이때 잡히는 조기를 특별히 “곡우 살이”라 하여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좋아
상품으로 여겼다.
이 무렵은 또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여서
전남, 경남, 경북, 강원도 등에서는 깊은 산속으로 곡우(穀雨) 물을 먹으러 가는
풍속이 있었다.
자작나무, 박달나무, 산 다래나무 등에 상처를 내고 통을 달아 며칠씩 수액(樹液)을
받아두었다가 마시는데 몸에 좋다고 하여 약수(藥水)로 마시기도 했다.
곡우와 관련된 말로,
“곡우에 가뭄이 들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말은 봄비가
잘 내리는 시기에 내리지 않으니 그해 농사를 망친다는 뜻이다.
광주역 광장에 도착하니 산행버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
역 승객대기실 TV에서도 세월號 침몰사건이 보도되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날씨 때문에 신경이 쓰이나 산행지인 보령은 비가오지 않은 다는 일기예보로
마음을 놓았다.
방랑자부부, 무등산부부, “꽃 사랑”팀이 이번 주 불참을 예고했기 때문에
오늘 성주산산행은 38명의 회원만으로 실시하게 되었다.
“미소”팀 3명, 김 인순, 박 순자회원, “샤방샤방”이 참여해줘 고마웠다.
성주산(聖住山)은
충남 보령시 성주면 북쪽에 위치한 높이 680m의 산이다.
충남을 비스듬 가로지른 차령산맥이 칠갑산에 이어 이곳에서 마지막 힘을 쏟고
서해바다로 스리슬쩍 빠뜨리며 이루어 놓은 산이다.
성주산의 이름은 무염국사와 최치원(崔致遠) 같은 성인, 선인이 많이 살았다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오서산과 함께 보령시를 상징하는 명산으로 예전부터 석탄산지로 유명하였다.
산행버스가 백운대교를 지나 성주면 성주里 백운교에서 우리를 하차시켰다.
산행은 오전 11시 30분경부터 시작되었다.
산행路 부근에는 대한불교조계종에 소속된 사찰인 백운寺(白雲)가 있었다.
백운寺는 신라 때 무염(無染)이 창건하여 숭암寺라고 하였으며
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근처에 있는 성주寺와 함께 불에 탔다가 중건한 이후
절이 높은 곳에 있어 “마치 흰 구름 속에 있는 것 같다” 해서 절 이름을 백운사로
바꿨다고 한다.
이 절의 저녁 종소리는 “백운寺 모종(白雲寺暮鐘)”이라고 해서
보령팔경의 하나로 유명하며 이를 노래한 다음과 같은 시(詩)도 전해지고 있다.
“천년 고찰 백운사가 누각처럼 서 있고
범패 소리는 속세를 흐르네,
종소리가 석양이 저물듯 차츰 꺼져가니
절로 돌아오는 스님 발길이 여유롭구나.”
오늘 산행코스는 백운교에서 시작:-
백운寺 -성주산(장군봉: 677m) -장군고개 -문봉산(633m) -광주李氏묘 -물탕 골
-심원교로 내려오는 약 4시간 30분 소요코스다.
백운寺를 지나면서 산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렇게 급격한 경사도는 없었지만 연이어 계속되는 봉우리의 행진이다.
산을 절개해서 산악자전거 길과 임도를 겸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휴양림에서 성주산과 만수산 산허리로 나 있는 임도를 따라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다.
여성회원 2명이 길을 잘못 들었다는 연락을 받고 자세한 길 설명을 해주었는데
여성회원이 허겁지겁 길이 아닌 숲길을 헤쳐 오느라 당황한 모습이 보였다.
성주산 휴양림은 “화장 골”과 “심연洞계곡” 두 지역으로 나누어지는데
양쪽 모두 관리사무소, 주차장, 야영장이 설치되어 있다.
봄에는 벚꽃 등 온갖 야생화가 만발해서 휴양림을 찾는 사람들이 푸르른 숲속에서
봄의 화사함을 만끽하게 한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아직도 꽃과 야생화가 피어있어 우리에 시선을 유혹한다.
산길에는 검은 빛을 띤 돌 들이 많았다.
정상에는 성주산(장군봉)이라는 거대석이 서있고 우리는 기념촬영을 했다.
정상에서 장군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격하고 비탈길이 험해 안전로프가
여러 군데 설치되어 있었다.
장군고개에서 산행1진은 문봉산으로 가고, 우리는 물탕 골로 내려왔다.
성주산자연휴양림은
충남 보령시 동쪽 성주면 일대에 위치한 성주산 자연휴양림으로 산림청에서
폐광지역을 개발하여 휴양림으로 조성한 곳이다.
차령산맥의 한 지맥인 만수산과 성주산 기슭에 있으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산림과 기암괴석, 맑은 계곡이 절경을 이룬다.
수목의 대부분이 천연 활엽수로 질 좋은 소나무를 비롯해,
느티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때 죽나무, 밤나무, 아카시아, 고로쇠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심연洞 계곡 쪽에도 휴양림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또한 이곳에는 성주산 계곡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휴양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심원교주차장에 산행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하산시간이 3시인데 산행 2팀의 후미 조와 산행1팀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오후 3시 30분이 지나서 산행이 종료되었다.
산행버스를 타고 오가는데,
광산을 상징하는 검은 색의 독특한 건물이 외양부터 한눈에 석탄박물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하는 보령 석탄박물관이 성주면 개화里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산의 남쪽 기슭에는
국보와 보물, 사적 등을 보유한 (사적: 제397호)성주사지(聖住寺址)가 있었다.
하산酒는 서천휴게소 빈터에서 돼지김치찌게로 했 다.
아침에 비 때문에 막걸리를 준비하지 못했는데 보령은 날씨가 맑아 막걸리 찾는
회원들이 많아 미안했다.
돌아오는 산행버스 안에는 세월號사건 때문에 모두가 침울해 있었다.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구조작업의 진척이 더딘데다 안산 단원高 수학여행단
인솔책임자인 교감이 자살했다는 보도에 숙연해졌다.
(2014년 4월 18일)
첫댓글 이 봄이가면 여름이 오겠지! 우리는 성숙해지려나.
내 나이가 어때서?
성주산 다시 오른듯 눈에 선 하네요 후기 즐감 하고 갑니다.
산행기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예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신 산행후기의 글이 어느 시인의 입김이 표현된 듯 대단하네요.
산행순서를 일목요연하게 잘 표현된 이 글을 읽으면 다시 성주산에 다녀 온 듯 하네요.
늘 회원들의 위하여 애써주시는 회장님에게 꾸벅 감사드리며 수고하셨습니다.
아일랜드님, 산행에 참여해주셔서 고맙고, 댓글 또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자주 참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