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6일 수요일 묵상
<15:11> 「또 이르시되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15:12> 「그 둘째가 아버지에게 말하되 아버지여 재산 중에서 내게 돌아올 분깃을 내게 주소서 하는지라 아버지가 그 살림을 각각 나눠 주었더니」
<15:13> 「그 후 며칠이 안 되어 둘째 아들이 재물을 다 모아 가지고 먼 나라에 가 거기서 허랑방탕하여 그 재산을 낭비하더니」
<15:14> 「다 없앤 후 그 나라에 크게 흉년이 들어 그가 비로소 궁핍한지라」
<15:15> 「가서 그 나라 백성 중 한 사람에게 붙여 사니 그가 그를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는데」
<15:16> 「그가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되 주는 자가 없는지라」
<15:17> 「이에 스스로 돌이켜 이르되 내 아버지에게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15:18> 「내가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르기를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15:19>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 하리라 하고」
<15:20>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니라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15:21> 「아들이 이르되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하나」
<15:22>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15:23>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15:24>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그들이 즐거워하더라」
<15:25> 「맏아들은 밭에 있다가 돌아와 집에 가까이 왔을 때에 풍악과 춤추는 소리를 듣고」
<15:26> 「한 종을 불러 이 무슨 일인가 물은대」
<15:27> 「대답하되 당신의 동생이 돌아왔으매 당신의 아버지가 건강한 그를 다시 맞아들이게 됨으로 인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았나이다 하니」
<15:28> 「그가 노하여 들어가고자 하지 아니하거늘 아버지가 나와서 권한대」
<15:29> 「아버지께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 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하신 일이 없더니」
<15:30> 「아버지의 살림을 창녀들과 함께 삼켜 버린 이 아들이 돌아오매 이를 위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나이다」
<15:31> 「아버지가 이르되 얘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
<15:32>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니라」
(본문 해석)
3월 26일 수요일 누가복음 15:11~32
11~19절
11절 세 번째로 잃은 아들을 되찾는 비유가 이어진다. 두 아들을 둔 어떤 아버지 이야기이다.
12절 둘째 아들이 갑자기 아버지에게 자신의 상속받을 재산을 미리 달라고 요청한다. 아버지와 맏아들 간의 문제인 상속을 둘째 아들이 먼저 꺼낸 것은 당시 정서상 이례적이다. 무례한 아들의 요구를 아버지는 아무런 반대 없이 전격 수용한다.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살림을 각각 나눠 주었다는 것은 맏아들의 동의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13절 둘째의 이후 행동은 매우 신속했다. 며칠이 안 되어 받은 재산을 모두 현금화 해서 먼 나라(이방)로 가버린다. 타국에서의 삶은 충격 그 자체다. 가진 재산을 허랑방탕하게 낭비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낭비하다라는 말은 흩어버리다는 뜻이다. 그는 가진 재산을 광범위하게 그리고 순식간에 흩어버린다.
14절 마침내 다 없앤 후(모든 것을 낭비한 후), 설상가상 큰 흉년까지 덮쳐 궁핍은 더해갔다.
15절 흉년 때 타국에서 이방인이 목숨을 연명할 기회를 얻기란 녹록지 않다. 입에 풀칠할 기회를 간신히 얻게 된다. 돼지 치는 일이다. 부요한 유대인 가정의 차남이 이방인의 종이 되었고, 더욱이 유대인에게는 부정한 돼지를 돌보는 비극적 현실에 내몰린다.
16절 하지만 그 일로도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해 돼지들이 먹는 야생 쥐엄 열매로 배를 채워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이 먹지 않는 쥐엄 열매는 죽음 직전까지 간 비극적 상황을 보여준다.
17절 더 이상 버틸 수 없자 정신이 든다(회개의 시작). 아버지 집에서 누렸던 풍족한 삶을 회고하면서 독백한다. 품꾼들도 배불리 먹었던 그곳을 떠나 자신은 이방 땅에서 냉대와 무관심 가운데 죽음이 문턱에 있다. 아버지를 떠나 허랑방탕한 낭비의 삶에서 그가 얻은 것은 쥐엄 열매뿐이다. 다음은 죽음이다.
18절 그런 그가 살길은 알고 있다. 지금 당장 이 죽음의 길에서 돌이켜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죽음의 그늘 아래 상상 속에서 토한 독백이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서술하고 있다. 돌아가 아버지에게 가장 먼저 드릴 말씀은 진심 어린 죄의 고백이다.
19절 그리고 아들이 아닌 품꾼으로 여겨주시기를 바란다. 과거처럼 아들 됨의 모든 신분과 지위와 특권까지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은 염치없다.
20~24절
20절 즉시 일어나 아버지 집으로 돌아간다. 아직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몰골이 초췌해진 그를 아버지가 먼저 알아보고 달려와 목을 안고 입을 맞춘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들이 나갔던 그 길로 되돌아오기만을 기다린듯이 영접한다.
21절 아들이 돌아오는 길에 가슴이 담아 두었던 독백을 조심스레 꺼낸다. 하늘과 아버지에 대한 죄를 인정하며, 자신은 아들의 자격이 없다는 진솔한 고백이다.
22절 아버지가 급히 종들을 불러 가장 좋은 의복을 입히고 가락지를 손에 끼우며 신발을 신기라고 명령한다. 아들의 죄 고백은 아버지의 따뜻한 영접과 뜨거운 환대 속에 묻힌다. 아버지의 은혜가 아들의 죄를 감싼다.
23절 살진 송아지를 잡고 집안 모두가 그의 귀환을 기뻐하자고 선언한다.
24절 아버지는 그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아들, 잃었다가 다시 찾은 아들이라고 한다. 죽음, 잃어버림은 아버지를 떠난 아들의 비극적 운명을 그려주는 단어다. 수치의 세월을 단숨에 회복한 힘은 아버지의 사랑과 긍휼이었다.
25~32절25절 요란한 잔치 소리가 집안의 오랜 슬픔의 적막을 깨뜨린다. 영문도 모른 채 뒤늦게 밭에서 돌아온 맏아들이 풍악과 노랫소리를 듣는다.
26절 종 하나를 불러 자초지종을 묻자 자세히 설명해 준다.
27절 종은 당신의 동생이 돌아왔으매 당신의 아버지가 건강한 그를 맞아 들였다고 설명한다. ‘당신의 동생, 당신의 아버지’는 가족관계를 강조하는 말이다.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잡았다고 한다.
28절 맏아들은 분노에 휩싸여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집 안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한다. 앞서 둘째 아들에게 달려가 맞았던 아버지가 이제 맏아들에게 나와서 달래며 권한다. 29절 맏아들은 동생의 방탕한 삶까지 듣게 되었고, 더욱 분기탱천하며 거침없이 속엣말을 토한다. 지금껏 아버지 밑에서 성실하게 섬겨온 자신에게는 염소 새끼라도 잡아주며 친구들과 기쁨을 나누도록 잔치를 해준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동생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아버지의 이중성에 대한 반박이다.
30절 동생은 아버지의 살림을 상속받아 창녀들과 탕진한 자인데 그런 자를 위해 살진 송아지를 잡았다고 불평한다.
31절 아버지는 분노하는 맏아들을 토닥인다. 너는 아버지와 함께 있었고 아버지의 모든 것이 너의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아버지의 사랑과 긍휼 아래 맏아들의 지위와 특권을 누리며 명예롭게 살고 있었다.
32절 맏아들이 거부한 정체성과 가족관계를 아버지가 다시 상기시킨다. 네 동생은 죽었다 살아났고 잃었다 얻은 거나 마찬가지니, 함께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한다. 아버지의 설득에 대한 맏아들의 반응은 언급되지 않고 비유는 열린 결말로 끝난다. 지금 둘째는 잔치 안에 있고, 맏아들은 잔치 밖에 있다. 둘째 아들이 세리와 죄인들로, 맏아들이 종교 지도자들로 비유된다. 지금 세리와 죄인들은 회개하고 돌아와 하나님의 잔치에 참여하고 있다. 예수님은 비유를 통해 잔치 밖 종교 지도자들을 안으로 초청하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