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시장 1위 업체인 하이트맥주가 국내 최대 소주업체 진로를 인수하게 되면소주와 맥주로 대표되는 국내 주류시장을 석권하게 된다.
하이트맥주는 막강한 주류 유통망을 토대로 국내 주류시장에서 다른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초우월적 위치를 점하게 돼 술시장의 판도 변화까지 예고하고 있다.
맥주시장 경쟁업체인 오비맥주와 소주 경쟁업체 두산 금복주 무학 대선주조 보해양조 등은 초비상이 걸렸고 디아지오코리아와 롯데칠성 등 양주업계도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 맥주ㆍ소주 유통망 장악=매각 공고가 나오면서부터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할 경우 유통망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어느 업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됐던 것처럼 하이트는 술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다.
하이트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기준 58%. 여기에 진로 인수로 소주시장의 55%를 추가하게 된다. 술 유통시장이 소주와 맥주로 대변되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술시장의 과반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술은 세금문제 때문에 '도매장'이라는 중간 유통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따라서 도매장 장악을 곧 술시장 장악으로 볼 때 진로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더욱커진다.
하이트맥주는 인수와 동시에 오비맥주에 뒤지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맥주시장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가 도매장을 장악한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시장에서9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인 것을 고려할 때 오비에는 하이트의 진로 인수가 태풍으로 다가온다.
금복주 무학 대선주조 등 영남지역 소주회사들도 초비상이다. 이곳은 진로 시장점유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진로의 취약 지역이지만 하이트맥주 연고가 영남인 데다막강한 유통파워를 발휘할 경우 진로 소주 점유율이 올라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위스키ㆍ해외사업 등 신사업 활로=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에 대한 또다른 효과는 위스키 사업과 해외사업에 대한 비전이다.
하이트는 '랜슬럿'이라는 브랜드로 위스키 사업에 나서고 있으나 브랜드력이 약해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 2004년 말 기준 시장점유율은 하이트맥주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게 3.9%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이트는 진로 인수를 통해 위스키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진로가 국내 위스키시장의 쌍두마차인 진로발렌타인스 지분을 30%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는 진로발렌타인스와 보조를 맞춘다면 위스키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진로석수와 연계한 생수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확보할 수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 밖에도 세계 60개국에 진출해 있는 '진로재팬'이라는 든든한 해외법인을 얻게 된다. 술시장의 내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잡은 셈이다. 최근 '제3맥주'를 일본에 수출하는 등 해외시장에 관심을 보인 하이트로서는 일본은 물론 중국시장 진출 등에 적극 나설 태세다.
◆ 인수자금 조성과 독과점은 걸림돌=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는 3조원을 넘는 인수가격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산업은행 교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하이트측 설명이다.
다음 문제는 공정위의 독과점 규정이다. 하이트맥주가 계열사로 전북 지역 소주사인 하이트주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하이트주조는 법정관리인 회사를 인수해 현재도 법정관리중이며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도 1%대에 불과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로 노조의 향후 움직임도 최종 인수까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맥주와 소주 유통이 비슷한 경로를 밟기 때문에 일부 중복된 인력에 대한 처리 문제가 노사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진로 인수시 양사 유통망의 장점을 극대화해 맥주ㆍ소주ㆍ양주 등 주류 브랜드 전반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