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제1조 1항이다. 대한민국은 과연 민주공화국일까. 공화주의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공화주의는 군국주의를 부정하며 등장한 개념이다. 특정 집단의 사유물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의 공유물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공화주의에선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존재다. ‘최순실 게이트’로 공화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박근혜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순실 공화국’으로 만들었다.”는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칠 정도로 국민에게서 멀어진 박대통령을 보고 있자니 우루과이의 호세무이카(81) 전 대통령이 떠오르는 건 무슨 까닭일까. 군사 독재 정권에 저항한 게릴라 출신인 그는 가난한 국민들을 위해 대통령이 되기로 결심했다. 대통령이 된 뒤엔 부의 재분배를 실천하기 위해 매달 NGO 단체에 자신의 월급의 90%를 기부했다. 그가 손에 쥔 월급은 약 140만원이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대통령 관저를 노숙인 쉼터로 내주고, 자신은 아내와 함께 작고 허름한 농가에서 가사 도우미도 없이 생활했다. 또 관용차가 아니라 낡은 1987년식 폭스바겐 비틀을 직접 운전하며 출퇴근했다. 정치적 라이벌들은 그의 행동을 ‘쇼’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보통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생활을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대통령도 평범한 사람들의 국민임을 일깨워 준 그는 국민들에게 대통령 대신 ‘페페(pepe-할아버지)’로 불리며 사랑 받았다. 그가 집권한 2010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우루과이 국민들의 소득은 늘었고, 빈곤율과 실업율은 크게 감소했다. 2015년 3월 1일 퇴임당시 그는 국민 56%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퇴임 후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대한민국을 뒤 흔들고 있는 이번 사태의 원인은 공화주의의 실종이 아닐까.
대한민국의 관공서․공공기관 단체의 장, 부서장 , 고위직 공직자들은
우루과이의 호세무이카(81) 전 대통령이 생각하는 ‘보통사람’의 개념을 생각해 보고... 링컨이 게티즈버그에서 한 연설 중 유명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라는 불멸의 말을 다시한번 가슴에 새겨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