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에 시달렸나? 눈,비에 고통을 당했나? 하나같이 둥그스럼하고 포근한 바위는 없고
삐죽삐죽 모가지고 앙칼지게만 생긴 바위들이 너나할것없이 둘쑥날쑥 하늘로 치솟고있다.
허! 거참. 지리산 백두대간의 정기를 이어받아 무등산,월출산,두륜산에 이어 아쉬웠는지
땅끝에 와서는 달마를 만들어 놓고는 바다건너 한라산으로 냅다 뛰어간 정기가 고만 땅끝의
달마를 혼자두고 바다건너 뛰기가 힘들어서인지? 제멋되로 모나게도 만들어 놓았네.
관음봉에서 도솔봉까지 약 8km구간이 저마다의 자연미를 자랑하며 노래라도 부르는듯이
다듬어지지도 않은체 모지면 모진데로, 깨지면 깨진체로 내멋되로 살겠노라 한다.
관음봉에서 바라본 달마산 불썬봉과 바위능선
(멀리 맨끝의 봉우리가 달마산 불썬봉, 바위능선이 넘어야할 능선)
급경사 너덜길을 로프를 이용하여
깜깜한 밤에 랜턴에 의지한채 등산로를 찾는다.
두 산악회가 같은방향의 산행코스이기에 인원은
많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많은 인원의 불빛이
마치 불꽃놀이 하는듯 하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는 뒤돌아서고, 뒤돌아서다가는
다시 덤불을 헤치며 차고 오른다.
역시 등산로가 아니기에 처음 시작한 지점부터
다시 등산로를 찾기로한다. 이러기를 한시간여
겨우 등산로를 찾아 오르니 시작지점부터 가시덩쿨
등산로이고 조금 오르니 임도가 나온다.
그리고는 너덜길이다. 한 20여분 더 오르니
어라~ 이제부터는 급경사오름 너덜길이네.
야~ 이곳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올라가야지
나홀로 단독산행 하기에는 벅찬곳이로구나.
급경사 너덜길은 관음봉까지 계속된다.
달마산 정상에가서 떠오르는 태양을 봐야 되는데,
마음은 조급하나 다리는 말을 듣지않는다.
에라! 관음봉에 올라 보면되지 뭘그래, 하며
그나마 해를 볼수있다는 마음에 위안을 해본다.
집을 나설때만해도 남쪽은 비나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해돋이는 못보겠구나 하며 여러가지
판초며 일회용우비며 챙겨가지고 나왔기에
해돋이는 생각도 안했는데 이렇게 날씨가 좋으니---.
관음봉에 오르니 날은 훤하고 시간이 일러서인지 태양은 모습을 숨기고 있다. 어! 지금쯤이면 태양이
올라와야 되는데---, 달마산 불썬봉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태양이 떠오를때까지는 조금이라도
더 발걸음을 옮기자. 07시46분. 드디어 구름사이로 태양이 삐꼼하게 얼굴을 내민다.
비록 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아니더래도 구름사이로 내미는 태양의 불빛은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2006년도 병술년새해를 맞이하여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에 내마음을 담아본다.
떠오르는 태양을 향하여
태양을 한곳으로
백두의 줄기가 바다로 이어지는곳 땅끝 달마. 다듬어지지않은채 날카로운형상 그대로를 내보이는
암봉들의 향연을 만끽하며 불썬봉을 향한다. 달마산정상을 왜 불썬봉이라 했는지? 문헌이 없어
알수는 없지만 "선"이면 "선"이지 "썬"이란 강한발음으로 바위마저 더 날카롭게 느껴진다.
정상에 도착해서는 간단히 정상주와 간식을 한다. 앞으로도 갈길이먼데 에너지보충을 해야지
시원스레 펼쳐지는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한잔의 술잔에 일그러진 생활의 어두운면을 타서마시며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날려본다. 세상만사 어두움은 날라가고 풍요롭고 평안함만 내려주소서.
불썬봉 봉화석탑
불썬봉 표지석
자! 필요없는 모든것 한잔의 술잔에타서 마시고 힘껏 내뿜는 숨소리에 섞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날려버렸으니 멋되로 춤추고 멋되로 노래하는 바위들의 향연속에서 한번 놀아볼까?
도솔봉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바위의 리듬을 타듯 멋되로 생긴 바위암봉사이를 오르내린다.
무려 3시간여동안을---, 제멋되로 생긴 바위사이를 곡예하듯 돌기도하고 오르기도하고 내려가는가
하면 또 오르고, 군데군데 밧줄이 묶여있어 조심만하면 위험한 코스는 아니나 하도 바위형상이
날카로워 어딘가 부딪치면 고만 자질어질수밖에 없다. 그래서 달마산 산행은 홀로산행 하지말고
삼삼오오무리를 지어 하는것이 좋다고 했나보다.
다듬어지지않은 바위들의 제멋되로의 향연
불썬봉에서 문바위를 거쳐 금샘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아마 표고차가 200m여는 되는가보다.
그리고 한차례 오르고는 떡봉까지 계속 오르락 내리락한다. 떡봉에서 다시 한차례 내리꼿더니
웃골재에서는 도솔암까지 서서히 오른다. 이렇게 멋되로생긴 바위의 향연을 즐기기를 3시간여.
까가지른 절벽위에 암자가 하나가 있다. 이름하여 도솔암.
마치 관악산 연주암같이 높은 절벽위에 지어놓은 암자다.
도솔암은 통일신라말 당대의 고승 화엄조사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기도 도량으로서 달마산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이
미황사를 창건하기전 도솔암에서 수행전진했던 유서깊고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암자라한다.
그러나 조선조 정유재란때 패배한 왜구들이 해상퇴로가 막혀 달마산으로 퇘각하던중 화마를 당해 주춧돌과 기와장만
남은것을 30여년전부터 복원코자 하였으나 불사의 뜻을 이루지 못하였고 2002년 6월8일 오대산 월정사 법조스님이
연속 3일간 선몽의 꿈을 꾸고 현세에 한번도 오지않았던 이곳 도솔암터를 보고 해몽하여 2002년 6월16일 승보종찰
조계산 송광사 주지스님인 현봉스님을 증명법사로 하여 도솔암 재창건의 법당낙성식을 하고 뜻있는 불자들이 목재와
흙기와장 1800여장을 손수 들어올려 32일만에 단청까지 마친 여법한 법당으로 복원된 암자라 한다.
절벽위의 도솔암입구
도솔암
도솔암을 돌아보고는 도솔봉을 향한다. 그러나 도솔봉에는 군사기지인지? 기상측후소인지?
레이다기지가 들어서있어 우회하여 산불감시소가 있는 봉우리로 향한다. 그나마 도솔봉정상을
간직하려는듯 산불감시소가 있는곳에 도솔봉정상이라고 표지석을 세워놓았다.
미안하여 대신 정상이라고 했으면 잘좀 다듬어 놓아야지 감시탑에 가려지고 아무렇게나 방치해
놓은것이 보기에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레이다기지가 있어서인지? 이곳까지 차량이 쉽게 운행
할수 있도록 콘크리트로 잘 다듬어져있다. 사진 몇장 찍고는 헬기장을 거쳐 통호마을로 하산한다.
내가 맨후미일까? 중간은 되나 생각하며---.
도솔봉 정상표지석
정상표지석과 어우러진 산불감시소
도솔봉에서 바라본 레이다기지
하산길은 육산으로 동네야산같은데 피로해서 그런가? 지루하고 가도가도 도착지가 멀기만 한것같다.
혹시 내가 맨후미라면 기다리는 동호인에게 미안해 어쩌나? 하는 생각이드니 힘들드래도 걸음을
재촉해본다. 한20여분 내려오니 마을저수지이고 이내 통호마을이다. 이젠 다 왔구나.
77번 국도가 보이고 10여분 걸으니 통호마을 입구 주차장이다.
주차장에는 벌써 하산한 회원들이 식사를 하고있다. 애라 배고픈김에 나도 한그릇먹자.
된장국에 밥한그릇 말아서 게눈감추듯 먹고는 차내에 올라 피로를 풀어본다.
아직도 후미에 하산하는 회원들이 있고 차는 오후2시가 거의 다되어 땅끝마을로 이동한다.
구름사이로 태양빛이 온누리를 비추는듯 환하게 내리비춘다.
자! 병술년 새해 무사산행과 산에서의 해돋이도 온몸으로 받었으니 내내 풍요로움과 평안함만
내려주소서. 그리고 세상만사 시끄러운일 없이 태평성세 이루도록 하소서, 하고 기도해본다.
태양의 빛을 받으며
땅끝마을 전망대
2006년도 병술년 새해를 맞이하여 새해첫날 산행에 참가하신 모든 "산메니아"님들의 건강과 가정에
풍요로움과 평안함이 항상 같이하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산행을 이끈 집행부에 찬사를 보냅니다.
첫댓글 어둠속 밭길~ 가시덤불길~ 왔다 갔다 알바를 하느라... 나도 메아리님도 당일 함께 한 모든 님들 수고많았죠... 새해 달마산행하신 모든님들 더욱 즐거운 한해되시고 힘찬 산행 전진합시다 !!!
함께산행한 "산메니아"시군요. "뫼솔"은 냅다 속도산행만 하니 함께산행하고도 누가누군지 서로가 모르니 참! 산과 자연에대한 구수한 덕담도 나눌수없고---, 하여튼 산행함께하여 기쁨니다. 언젠가는 서로가 알게되어 "산메니아"의 덕담을 주고받을 기회가 오겠지요.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