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이 고해성사를 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고해소에서 어떤 일을 벌일지 알 수가 없어서 망설여집니다. 신앙 생활에 열심했던 분이라, 성당에 모시고 가면 좋아하고 성체도 잘 영하는데, 인지는 못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성체성사, 특히 고해성사를 보게 하는 것이 옳을까요?
고해에 필수 요소는 통회, 고백, 보속입니다. 다시 죄를 짓지 않겠다는 통회가 전제되는 죄의 고백이 있을 때, 사제의 사죄경과 보속이 유효한 것입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는 자신의 죄를 인식하는지, 통회의 자세가 준비되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겠지요. 하지만 이런 경우는 건강한 신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고해성사를 합당하게 준비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러기에 치매 때문에 통회의 준비가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은 금물입니다.
또한 고해자가 보속을 이행할 수 없을 경우, 사제가 보속을 대신 이행하는 ‘대리보속’ 제도가 있습니다. 본당 신부의 주보성인인 아르스의 성자께서 먼 순례길에 지쳐 힘들게 고해하는 교우들이 지치지 않고 돌아가도록, 보속을 줄여주고 나머지는 본인이 채웠던 고귀한 제도이지요. 그러니 보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염려도 내려놓으세요. 모든 성사는 사제가 그리스도와 교회를 대리하여 집행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치매노인과 병자의 고해성사를 달갑지 않아 하실 리가 없습니다. 또한 교회는 다소 통회가 부족해도 고해성사의 은총은 줄어들지 않음을 선포하니,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