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부터 비발디까지'를 보고 나서..
미술이나 음악이나 모두 예술의 한 부분들이다. 사실 음악은 실생활과 가깝게 지내는 반면 미술은 교양있고 품위있는 사람만 즐기는 문화라고 생각해서 기피하는 경향이 좀 있었다. 학교 미술시간에 '반 고흐부터 비발디까지'를 보게 되어서 비발디의 음악과 고흐 이외 여러 미술가들의 작품을 조화롭게 즐길 수 있었다.
미술 작품을 보는 건 특별하게 미술관에서나 교과서가 전부였는데, 동영상 안에서는 내가 못 본 그림도 많았다. 역시 내가 너무 좁은 틀 안에서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영상이 보여주는 방식은 특이하게도 전체적으로 중요한 틀을 단순한 색이나 도형으로 보여 주고 미술 작품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그 단순한 모식도를 보는 것으로 작품을 상상하거나 기대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 중에 제일 기억나는 게 있다면 역시 누구나 잘 아는 화가인 고흐였다. 내가 고흐에 대해서 아는 건 자신의 귀를 자른 미술가라는 것밖에 없었다. 영어에 약하면서도 철자들 중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이름은 뚜렷이 찾을 수 있었다. 올리브나무나 카페테라스, 해바라기 등이 있었는데 붓선이 뚜렷하고 색채가 강해서 자세하고 정밀한 그림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인물이나 추상적인 것보다는 자연이나 풍경 그림이 많았다. 집에 와서 고흐의 그림들을 몇 개 더 보았는데 풍경화 말고도 초상화 그림들이 있었다. 풍경화에는 주로 밤하늘이나 밤의 배경을 그린 그림들이 많았다. 그 중 '별이 빛나는 밤에' 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고흐가 정신병과 싸우면서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발작을 되풀이하고 되풀이하면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하던 시기에 그렸다는데, 밤하늘에서의 소용돌이들이 고통스러운 그의 심정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 보여 주신 영상 자료를 보니 꼭 웅장하고 세세하게 그려진 그림만이 가치 있고 멋진 그림이 아니었던 것 같다. 중학교 때 미술의 정의를 아름다운 것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배웠는데, 자신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을 그리면 가장 가치 있는 그림이 아닐까 한다. 고흐의 그림에서 밤하늘과 별의 그림이 좀 많았던 것은 그가 밤하늘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서가 아닐까? 음악이 사람의 기분을 풀어지게 하듯이 미술 작품을 보는 것으로 기쁨을 받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