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2>
<1> 발렌시아 대성당(Valencia Catedral)
발렌시아 대성당 / 화려한 성당 내부모습 1,2
발렌시아 구도심 가운데에 있는 대성당(Valencia Catedral)은 13세기 중반,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건축했다는데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건축양식을 보이고 있다. 정문은 18세기 바로크(Baroque) 양식, 후문은 로마네스크(Romanesque) 양식, 측면의 문은 고딕(Gothic) 양식... 하는 식이다.
암튼 굉장히 고풍스럽고 내부 장식 또한 화려하다. 그런데 이 발렌시아 대성당이 유명한 것은 예수님이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 때 사용하였던 성배(聖杯) 진품을 보관하고 있는 점이다.
성배(聖杯) / 성배 보관 벽감(壁龕) / 수많은 다른 성배들
성배(Grail)라면... 최후의 만찬 이후 사라진 성배를 찾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며 찾아 헤맸던....
‘성배를 찾아서’ 등 영화로도 수없이 찍었고, 실제 중세 유럽에서는 기사단을 조직하여 수없이 성배를 찾아 떠났다고 하는데 성배는 죽은 사람도 되살리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었다.
중세의 고전 ‘아더왕(King Arthur) 이야기’에 성배를 찾아나서는 기사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이후 수많은 문학 작품에 나타났을 뿐 아니라 영화로도 셀 수 없이 많이 제작되었다.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가 주인공인 ‘성배를 찾아서’에서는 엄청난 모험 끝에 마침내 찾아내는데 성배는 신비한 힘이 있어 수많은 종류의 잔 중에서 가짜를 잡으면 잡은 사람이 잿더미로 변하고, 진짜 성배는 물을 담아 상처에 부으면 감쪽같이 상처가 아물어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으로 나온다.
영화에서 성배는 그 후 또다시 영원히 사라진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이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촬영장소인 아프리카 모로코의 ‘에잇 벤하두(Aït Benhaddou) 요새’도 보고 왔는데 붉은 진흙으로 쌓은 전형적인 아프리카 요새로, 영화의 장면이 떠올라 신비로웠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발렌시아 대성당은 들어서자마자 옆쪽에 있는 회랑을 따라 들어가면 소박한 박물관으로 꾸며 놓았는데 지하로 내려가면 옛날 지하묘지로 사용되었던 동굴이 나타나고 실제로 해골도 놓여있다.
여러 개의 방을 지나며 귀중한 성화(聖畫)와 성물(聖物)들을 감상하고 위로 오르면 드디어 성배를 전시한 방이 나타나는데 방안에 들어서면 장 속에 수십 개의 잔을 전시해 놓은 모습이 보인다.
영화에서도 나왔지만 수많은 잔(盞) 중에 어느 것이 진짜 성배(聖杯)일까?
2000년 전, 예수님이 다락방에서 열두 제자들과 같이 앉아 빵을 나누면서 ‘이 잔은 내 피의 잔이니...’ 하시며 포도주를 담아 제자들 입에 대어 주셨던 바로 그 잔!!
큰 잔, 작은 잔, 황금 잔, 은색 잔, 옥색 잔.... 화려한 장식을 한 잔, 소박하게 아무런 장식이 없는 잔... 첫 번째 사진의 나무로 깎은 것처럼 보이는... 저 잔이 진짜 성배가 아닐까?
전시품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어서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다. 참고로 두 번째 사진의 저 벽감(壁龕) 한가운데 유리 상자 속에 저 첫 번째 잔이 들어있었다. 첫 번째 사진은 내가 인터넷에서 따다 옮겨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