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나빠질 때는 자동차 연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다.
내 차가 연료 1X로 몇 km를 달릴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이가 요즘 많을 것이다. 연비를 좌우하는 것은 운행습관과 도로 조건, 차의 상태 등이다. 차에 오르기 전에 안 막히는 도로를 알아보고 느긋한 마음으로 부드럽게 운전한다면 앞의 두 가지 조건은 충족시킬 수 있지만 차의 상태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차에 애정과 관심을 갖는 것이 필수다. 필요한 부품과 공구를 가지고 보네트를 열어보자.
자동차는 엔진의 힘으로 달린다. 엔진은 공기와 연료를 태워 생긴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꿔주는 기관이다. 흔히 엔진이 좋다고 하는 말은 효율성과 성능이 좋은 내연기관을 가졌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좋은 엔진은 공기를 적절히 빨아들이고 연료를 미세하게 뿜어주며 강한 불꽃으로 폭발을 일으켜 완전연소를 이끌어낸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각 기관이 매끄럽게 돌아가게끔 만들어주는 것이다. 에어필터를 깨끗하게 유지해 흡입효율을 좋게 하고 드로틀 밸브와 인젝터에 쌓인 카본을 청소하고 점화플러그(디젤차는 압축착화 방식을 쓰므로 점화플러그가 없다)를 점검하는 등의 관심이 그것이다. 이 같은 작업을 소홀히 하면 각각 5% 정도의 연료가 낭비된다.
에어클리너 바꾸고 드로틀 보디 깨끗하게
점화플러그 바꾸고 점화케이블 고무 점검
에어클리너는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가 처음으로 걸러지는 곳이다. 공기 중에는 미세 먼지를 비롯해 여러 오염물질이 떠다닌다. 이를 거르지 않고 그대로 쓰면 엔진블록이나 피스톤이 상하게 된다. 에어클리너는 형태에 따라 밀폐형과 개방형으로 나눌 수 있고 방식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된다. 메이커 순정품은 대부분 밀폐형 건식 방식이다. 에어클리너 교환은 간단하다. 드라이버를 써서 볼트를 돌려 열거나 클립방식은 손으로 눌러 커버를 벗겨내면 된다. 더러워진 필터를 꺼내고 바닥과 옆면을 깨끗하게 닦은 뒤 새 필터를 모서리에 맞게 넣는다.
시간이 오래되어 드로틀 밸브와 인젝터에 카본이 쌓이게 되면 차가 부르르 떨거나 심하면 엔진이 꺼지기도 한다. 연료가 타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가 흡기 밸브를 통해 역류하면서 조금씩 쌓이게 되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인젝터의 노즐이 더러워지면 구멍이 좁아져서 연료를 분사하는 힘이 약해진다. 그렇다고 드로틀 보디를 떼어내고 인젝터를 하나씩 분해해서 청소하기도 힘든 노릇이다. 이럴 때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드로틀 보디 클리너를 써보자. 먼저 시동을 끄고 드로틀 보디와 에어클리너를 연결하는 인테이크 호스를 떼어낸다. 그 다음 액셀러레이터 케이블을 손으로 당겨 드로틀 밸브를 연다. 클리너를 보디 안쪽에 충분히 뿌리고 카본이 녹으면 헝겊을 넣어 닦아낸다. 긴 드라이버에 천을 감아서 사용하면 안쪽까지 닦을 수 있다. 그런 다음 인테이크 호스를 연결하면 청소가 끝난다. 시중에는 연료에 첨가해서 인젝터와 피스톤을 청소하는 편리한 제품도 나와 있다.
점화플러그는 공기와 연료가 섞인 혼합가스에 불을 당겨 폭발을 일으키는 장치다. 보통 엔진 실린더마다 하나씩 달려있는 점화플러그는 한 개라도 이상이 있으면 엔진 성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점화시기가 정상이더라도 플러그의 전극이 닳았거나 카본이 쌓이면 불꽃이 약해져 완전연소가 힘들어진다. 연비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다. 고온과 고압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점화플러그는 중심 전극과 절연체, 터미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점검을 할 때는 접지전극과 중심전극을 잘 살펴야 한다. 보통 0.6~0.8mm가 정상인데 이보다 넓으면 불꽃이 잘 튀기지 않고 좁으면 불꽃의 세기가 약해져 완전연소가 힘들어진다. 주행거리가 3만km쯤 되었다면 점화플러그를 점검해 교환하도록 한다. 점화플러그를 교환하려면 플러그 렌치가 필요하다. 차를 사게되면 들어있는 공구에는 점화 플러그 소켓이나 렌치가 없다. 시중에 있는 공구상가에서 살 수 있는데 소켓 3천 원, 중간연결대 5천 원, 렌치 7천 원대다. 기초 점검에 필요한 공구들이므로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먼저 점화케이블을 분리한다. 점화케이블은 배전기와 각 플러그로 연결되는 배선이다. 분리할 때는 나중에 다시 조립할 때를 대비해 배선 순서를 잘 기억해 두도록 한다. 연결 거리에 따라 배선길이가 다르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래된 배선은 고무가 찢어지기도 하므로 배선을 뽑을 때는 맨 끝의 두꺼운 부분을 잡고 당겨야 상하지 않는다.
점화플러그를 풀 때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린다. 오랫동안 교환하지 않아 굳어있다면 억지로 힘을 주지는 말고 좌우로 조금씩 톡톡 쳐서 풀어낸다. 플러그소켓에는 고무가 들어있어 깊은 곳에 박혀있는 플러그를 떨어뜨리지 않고 꺼낼 수 있다. 풀어낸 점화플러그는 전극상태를 점검해서 이상이 없다면 청소해 다시 쓸 수도 있다. 최근 나온 백금플러그는 주행거리 10만km까지도 견딜 수 있는 제품이다. 새로운 플러그를 끼울 때는 나사산이 망가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좌우로 조금씩 돌리면서 정확하게 맞물렸을 때 시계방향으로 돌려 끼운다. 부드럽게 물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면 정확하게 맞은 것이다. 손으로 돌리다가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 때 렌치로 약간 더 돌려 마무리한다. 다음으로 점화케이블을 플러그와 연결한 뒤 고압케이블을 연결하면 작업이 끝난다.
점화플러그 교환 작업을 마친 다음에는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가보자. 드로틀 보디의 청소로 공회전 떨림이 줄어들고 차가 잘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점화플러그 하나 갈았다고 해서 차가 크게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이 중요하다. 쉬운 점검부터 하나씩 하다보면 차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애정도 깊어질 것이다.
첫댓글 참고: 본 내용은 들국화님께서 자동차 관련 게시판에 있던 글을 옮겨 놓은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