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로도 꽤 지났는데, 이거 한꼭지 올려야겠다 생각하고 녹취를 해놓고 사진도 빼놓아서 오늘 생각난 김에 올리겠습니다. 큰스님께서 보광사에 법문하러 오셨을 때 염화실 분들과 인사 나누시고 잠깐 제가 전화를 받고 다시 들어와보니 한 스님과 템플스테이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계셨어요. 이절 주지스님과 인연 있고, 이번 법회에 사회도 봐주신 동준스님이셨고요. 나중에사 찾아보니 <무연고 또는 기초생활수급권자로서 양육이 불가능한 3세∼만18세까지 장애아동을 입소시켜 사회복지 전문가들이 24시간 보호, 교육,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인 승가원의 원장스님이셨어요.
템플스테이가 아쉬워요
동준스님 : 요즘 젊은이들이 부모님이 절에 다닌다고 해서 종교가 뭐냐고 물으면 불교라고 절대 안하거든요. ‘무교?’ 그러거든요. 그런 사람들에게 표 안나게 불교를 심어주는 게 쉽지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저는 행사처럼 템플스테이에 가고 있어요. 템플스테이가 요즘에 한 사람에게 7만원 정도 하거든요?
큰스님: 1박 2일?
동준스님 : 네. 그런데 프로그램이 너무 똑같고 그냥 예불하고 안내하고 그다음에 108배 하고 끝이예요. 그리고 단주 끼는 것? 요즘 젊은이들 예민하잖아요. 그런데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큰스님: 그렇지 절집 안이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지.
동준스님 : 세 명 네 명 들어가는데 한 사람 앞에 7만원하면 방값이 얼마인지 보세요. 그 돈이면 휴양림이 좋은 산천초목 다 잡고 있는데 절집 이상으로요.
큰스님: 조금만 더 주면 고급 호텔에서 자고.
동준스님 : 네. 그래서 저는 너무 아까운 거예요. 이 많은 자본을 가지고 템플스테이 전문으로 하는 스님이 없고, 담당하는 사람들 급여도 줄만큼 많이 주고 해야 한다고요. 그런데 자원봉사가 하고 사무장이 하네? 그 절에 사무장이? 절일도 하고 우예 다하겠어요.
그런데 청소하는 것도 돈을 딱 줘서 깨끗이 하는 사람을 사야 한다고요. 그것도 안해. 요즘 애들 침대 쓰는데 배겨서 잘 수가 없어요. 베개도 그렇고.
낯 뜨겁고 면목이 안서서 너무 아쉬워요.
아픈 것은 아픈 것이고 공부는 공부고
<요즘에는 불교재단에서 만든 센터라도 직원들의 종교를 간섭할 수는 없다고요. 그래도 직원들에게 은근하게 불교와의 인연을 심어주기 위해 일년에 두어 차례 수련회식으로 템플스테이를 가는데, 너무 획일적이고 시설이 미미한 템플스테이 때문에 안타깝다는 말씀이셨어요. 젊은 직원들은 청결과 잠자리에 예민하고 여행 경험도 풍부한데, 템플스테이가 산 속에 있다는 것만 내세운다면 전국 명산마다 위치한 휴양림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말씀이셨지요. 그리고 중간에 제가 문수선원에서 공부하시는 사진 엽서를 드려서 대화가 바뀌었어요.>
큰스님 : 스님들이 이렇게 한 달에 한 번씩 120명쯤 모여서 화엄경 공부를 하고 있어.
동준스님 : 부산에서 지금 문수선원에서 하고 있는 거예요? 이거 스님들이 이거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큰스님 : 서울서도 내려오고 그래요. 서울서도 오고 해인사에서도 오고 전국에서 다오고. 거쳐간 스님들은 한 500명 가까이 될거예요.
동준스님 :스님 문수선원은 포교원입니까?
큰스님: 그냥 교실텍이야. 법당만 하나 있는. 절 행사 하나도 안하고 그냥 공부만 해 강의만. 이 스님들 강의 한 달에 한 번, 신도들 강의 한 달에 세 번... 일주일에 강의가 한 번씩 있을 정도고 그 외에 아무것도 없어. 기도하고 그런 거 안해.
동준스님: 사실은 일산의 동대 법당도 엄청 크거든요. 동대병원에 그런 데도 활용을 좀 이런 것처럼 하면 될텐데....일반 절 법당 보다 훨씬 크고요.
큰스님: 의료수준은 어떤고?
혜명화 :되게 좋아요. 거기 입구에 법구경도 걸어놓으셨는데 ‘병환속에서도 병듦없이 우리 건강하고 자유롭게 살아가자’ 이런 글귀가 환자들에게 너무 마음에 와 닿아요.
동준스님: 저는 운문사에 있을 때 우리 학장스님이 도반들중에서 반장이 얘기를 하는 거예요. 오늘은 누구누구 스님이 감기 걸려서 아파서 못나왔다 이러면은 ‘아이고 그래 그래 어떻하나? 그래요, 내가 잘 알아 들었어요. 아픈 건 아픈거 대로 접어 두고 나와서 공부하라고 그래요. 우리 그 스님 나올동안 기다려 줘요’이러면서
큰스님: 하하하
동준스님 : ‘나와서 공부하도록 해요. 내가 잘 알아 들었어요. 아픈거.’ 반장이 쫓아가서 지대방에 누워있는 스님 일으켜 세우고 가사 장삼 입혀서 다시 데리고 나오라카면 5분 10분 걸립니다. 그 스님 올 때까지는 우리는 기다려 줘야 된다고. 당신이 앉아갖고 항상 그러시기 때문에 저도 제가 몸이 안좋을 때는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아프면 아픈거 대로 접어두고 나는 내일을 하고.
큰스님:내가 평생 그래 살잖아.
동준스님: 예 맞습니다. 스님
큰스님 :아프면 아픈 대로 접어 두고 씩씩하게 오잖아. 나 좀 이렇게 불편하고 아프면 그거만 생각하면 여기 못오지.
동준스님 :그 때 제가 스님 처음 모시러 갔을 때보다 지금 훨씬 좋으시잖아요.
혜명화 :스님 법명이 어떻게 되세요?
동준스님 :동준이예요.
혜명화:오늘 도와주러 오신거예요?
큰스님: 도반스님이라. 보살행을 많이 해 보살행을. 일급 장애아를 많이 돌보고 있어.
동준스님: 법인일을 제가 하고 있어가지고
큰스님: 장애인 복지관에서 하고 있어.
동준스님: 아마 조계종단에서 복지쪽으로 하는 스님중에서 저 정도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른 절에 있는 복지쪽을 하는 스님들은 요양원 20년 되었다 해도 절 일하고 왔다갔다 이렇게 하시는 분이고 저는 올인을 하고 있고, 저는 장애인쪽, 종합복지관, 노인복지 두루두루 있고 다른 분들은 한 곳에만 자기 절에서만 직영하는 곳에서만 죽 있었던 분들이 대부분이예요. 그래서 아마 다양한 복지 쪽에 경력을 가진 사람은 아마 조계종단에 저 밖에 없을 거예요. 출가하기 전에도 이 일을 했을 거거든요. 출가해서도 이 일만 하게 되어서 이승에는 이 쪽에만 하고 가는 건가 보다.
부처님의 꿈, 보살행이 불교예요
큰스님: 부처님의 꿈도 복지사회를 이룩하는 거 아냐?
동준스님: 예 보현행원으로. 그런데 대개 사람들이 저더러 ‘힘들겠다’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는데
큰스님: 성철스님이 평생 공부를 백일법문에 다 표현했는데 그래 내가 어느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보살행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한 것 같았어. 그래서 내가 백일법문 책을 찾아가지고 꺼내가지고 목차를 살펴보니까 보살행에 대해선 없어. 그래 성철 스님도 불교를 다 아는 스님이 아니었어. 보살행을 이야기 안하면 불교 아는 사람 아니야.
동준스님: 저는 아쉬는게 요즘은 덜한데 옛날에 스님들은 우리 애들 보고 업으로 다 취급하는 거예요. ‘업이 많아서 그렇다’ 때로는 ‘니도 같은 업이다. 거기에 같이 있는 걸 보면’ 이런 식으로 말하는 스님들도 있어요.
큰스님: 아 지장보살이 그래 지옥에 가 있다고 지장보살님이 지옥 갈 업을 지어서 지옥에 가 있는가?
동준스님: 저는 그런 거 다 관계없다. 제가 너무 행복하고 우리 애들에 의해서 매일 행복하고. 보면 안이쁠 수가 없어요.
큰스님: 보살이 따로 없다니까. 이렇게 마음 쓰는 분들이 보살이지. 내가 이세상에서 제일 많이 이야기 하는 사람이 증엄스님이잖아. 자제공덕회 증엄스님.
동준스님: 제가 다리를 한 번 골절이 됐거든요. 내가 장애인을 반도 몰랐다 생각하게 된 게 저는 제가 다리를 다치면 걷는 것만 불편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똑바로 앉을 수가 없었어요. 못 앉는 거에도 엄청 놀랐는데 수술하고 침대에 앉아서 테이블 그걸 잡아야 일어날 수 있는 거예요. 무게가 한쪽으로 기우니까 중심이 안잡히는 거예요.
한 다리만 걸치고 양치하면 되겠지 했는데 기부스를 이만큼 하고 있으니까 넘어가서 안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우리 직원에서 다치고 나서 처음 했던 이야기가 내가 다리를 다쳐보니까 움직임만 불편한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열까지 다 불편해 그러니까 다 도와줘야 돼’ 라고 말했어요.
<승가원의 아이들이 다리를 다친 동준스님을 번쩍 번쩍 안고 사무실로 옮겨주시는 이야기를 하는데 주지스님이 들어오셨어요.>
주지스님: 법회 있습니다.
큰스님: 스님들이 이 절을 잘 이룩했네요. 고맙습니다.
동준스님 : 그리고 스님이 여기에 스님들 몇 분이 거하시느냐고 하면서 화엄경 끝나시고 나면 보내주신다고.
공부를 해야지 그럼
큰스님: 내년에 화엄경 강설책이 완간이 되거든. 그러면 일차적으로 여기에 스님들 하고 여기에 보광사에 인연있는 주지스님 이하 도반스님들 한 벌씩 다 보내줄거야.
주지스님:그걸 공부를 해야 되는데...
큰스님: 해야지 그럼.
동준스님: 그 인연 명단에 내도 넣어주세요?!
주지스님: 네.
첫댓글 _()()()_
[큰스님 :아프면 아픈 대로 접어 두고 씩씩하게 오잖아.
나 좀 이렇게 불편하고 아프면 그거만 생각하면 여기 못오지.] ←평소의 저의 실행입니다.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저의 진통제죠.
_()()()_ 요즘 종교없는 저희 조카는 학교 동아리와 조계사가 연계해서 중학생들에게 멘토가 되어 서울의 유적지를 답사하는 모임을 하고 있다고 해요. 조계사 당국에서 말씀하시기를 답사도 중요하지만 ‘중학생들에게 제일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 대학생이니까’ 대화하고 멘토링을 더 충실히 해달라고 당부하셨다고요. 첫만남은 감당이 안될정도로 어마어마했는데 애들이 점점 귀여워지고 있다고 해서 조계사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으시구나 생각했습니다.^^ 템플스테이도 좋은 쪽으로 개선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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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안하시면 아무도 모릅니다. 동준스님, 참으로 훌륭한 스님이시군요. 감동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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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웅변보다 강하다고 하지만 때로는 강한 웅변이 그 진가를 발휘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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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