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교회 공사 때 십자가 옮기고 그 자리에 대형 스크린을…
십자가의 숭고한 가치 가려진 건 아닌지 고민을
2024. 11. 11. 03:06
Q : 평신도입니다. 교회 내부 리모델링 공사 중 강단 중앙에 있던 대형 십자가를 축소해 강단 왼편으로 옮기고 중앙에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습니다.
A : 십자가는 고대 로마에서 사형수를 처형하는 도구로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되신 이후 십자가는 구원의 상징이자 교회의 상징이 됐습니다.
십자가의 의미는 그것이 대형인가 소형인가, 금속인가 목재인가는 무관합니다. 종탑에 있든, 실내에 있든, 강단 중앙에 있든, 왼편에 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십자가를 강단 전면에 설치할 수도 있고 교회 입구에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이해와 관심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라야 합니다.
사복음서를 기록한 사도들과 바울이 그토록 십자가를 강조하고 드러내고자 했던 것도 십자가 자체가 아닌 그 위에서 우리를 위해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바울의 십자가 신앙을 살펴보겠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 2:2)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갈 5:24)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갈 6:14)
십자가는 일회적 사건이 아닙니다. 지금도 인간을 죄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자 복음의 핵심으로서 전해야 할 사명이라고 바울은 강조합니다.
최근 교회마다 영상장비 설치가 유행입니다. 그러나 기존에 설치한 십자가를 옮기고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결정은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마다 실내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십자가를 강단 중앙에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십자가의 숭고한 가치가 대형 스크린에 가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형 스크린은 문화적 도구이고 십자가는 하나님의 구원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241111030610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