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숲과 문화연구회 격월잡지인
'숲과 문화' 2019년 9,10월호에 실린
임주훈회장님의 글을
원문 그대로 인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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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나무(Punica grnatum L.,
Pomegranate tree)
석류는
혼례복인 활옷이나 원삼의 문양에
포도 · 동자 문양과 함께 많이 넣었다.
이것은 석류나 포도가 열매를 많이
맺는 것처럼 자손을 많이 낳고,
특히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기복적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석류는 열매 안에 많은 종자가 들어 있기
때문에 다산의 상징이다.
그래서 집안에 석류나무 다섯 그루만
있으면 자손이 번창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듯 다남(多男)의 상징인 석류는
다수(壽)를 상징하는 복숭아,
다복(福)을 상징하는 감과 더불어
삼다(三多)식물로도 꼽힌다.
석류나무는
꽃이 아름답고
열매가 익어서 터지는 모양도
아름답기 때문에 집 주변에 관상용으로
많이 식재하고 있다.
낙엽활엽수로서
5~6월에 연한 붉은 빛의 꽃을 피우며,
9~10월에는 붉은색 열매를 맺는다.
열매가 익으면 갈라져 터지는데,
새빨간 과육으로 둘러싸인 씨가
드러난 모습은 새빨간 입술의 여인네가
드러내는 치아처럼 무척이나 매혹적이다.
이란이 원산지로 추정되며,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1400년대에 쓰인 양화소록(養花小錄)에
석류를 제3품으로 표현하고 있어
그 이전부터 재배한 것으로 추정한다.
9월에 수확하는 석류는
저열량, 저지방 과일로 당분이 많지 않아
다이어트에 좋으며,
다양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감기예방에도 좋다.
석류의 씨앗을 싸고 있는 막에는
천연 에스트로겐 호르몬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갱년기 장애 예방에
효과적이다.
석류의 에스트로겐은
지구상의 어떤 식물보다 인체에서
분비되는 여성 호르몬과 구조가 비슷하며,
석류 종자 1kg당 10 ~ 18mg이나
함유되어 있다.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다는
우리 조상들의 믿음은 경험적으로
여성 호르몬의 기능을 이해했기
때문이리라.
새콤달콤한 석류 즙은
최근 거리 식품으로 자리매김하여
한여름 즉석에서 즙을 내어
마시게끔 판매하고 있다.
성경에 따르면 솔로몬 왕은
석류 과수원을 가지고 있었고,
유대인들이 이집트를 탈출하여
광야생활을 할 때
석류의 시원함을 간절히 바랐다고 한다.
십여 년 전만해도 이스탄불에 가면
석류 주스를 먹으라고 권했었는데,
최근에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도
마실 수 있다.
유자나무(Citrus junos Siebold
ex Tanaka, Meyer's Citrus)
유자나무는
중국 양자강 유역에서 부터
티베트 유역까지 넓게 분포하는
상록활엽수로서
장보고가 신라 문성왕대인 840년경에
들여와서 심었다고 하며,
고려 말(1260년)에 문신 이인로가 쓴
『파한집(破閑集)』에도 언급되었다.
귤나무류 중에서 내한성이 가장 크기
때문에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남 고흥 등 남부지방에서도
흔히 심고 있다.
꽃은 5월~6월 사이에 피는데
'기쁜 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열매는 12~2월에 밝은 노란색을 띠며
익는데, 향기가 좋으며 달지만
다소 신맛이 있다.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면서
아침 저녁으로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이
생각난다.
유자열매는 유자차나 술과 같은 음료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열매의 주요 성분은 비타민 C로서
레몬보다 3배나 많이 들어 있어
기관지 질환, 천식, 감기와
피부 미용에 좋다.
노화와 피로를 방지하는
구연산도 많이 들어 있으며,
그 밖에 비타민 B, 당질, 단백질 등이
다른 감귤류 과일보다 많고,
모세혈관을 보호하는 헤스페리딘이
들어 있어 뇌혈관 장애와 중풍을 막아 준다.
또 배농 및 배설작용을 해서 몸 안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낸다.
일본의 경우,
차가 아니라 잼처럼 먹기도 한다.
열매를 잘게 썰어 설탕에 절여서
청으로 만들어 먹으며,
조청과 유자액을 섞어서 쓰기도 하고,
겨울에 유자 조각을 뜨거운 물에 달여
차로 마시기도 한다.
유자차는 소화불량과 변비에
특효약이라서 이걸 식후에 마신다면
다음날 화장실에 갈 때 속이 편안해진다.
덜 익은 열매는 탱자 대신 약으로 쓰였다.
옛날에는 동지(冬至)에 유자를 넣은 물로
목욕을 하여 추위를 이겨냈다고 한다.
껍질에 들은 미량의 유분이 적절하게
보온과 보습의 효과를 내 주는데,
목욕을 마친 후 열기가 76분이나 지속된다.
씨앗도 기름을 짜서
식용유나 화장품용 향료로 쓰거나,
신경통, 관절염 약으로 쓴다.
유자나무는
감나무처럼 접목을 해야 빨리 큰다.
탱자나무를 대목으로 삼아 유자나무를
접목해서 싹을 틔우면 빨리 큰다.
관상용으로 유자나무를 화분에 기를 경우,
딱 한개만 열매를 남겨두고
나머지는 다 꽃을 따준다.
제법 큰 유자 열매 하나가
덩그러니 매달려 오랫동안 자라는데,
나름 정취가 있다.
줄기에 대침처럼 큰 가시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