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詐欺 )와 ‘내로남불’ 그리고 비례물시(非禮勿視)에 대하여
- 경인 선생님과의 대화
정임표 : 등단장사도 사기꾼 축에 속하는 것이고, 엉터리 문학상도 사기꾼 축에 속하는 것이고, 공짜 밥. 공짜 술 좋아 하는 것도 사기꾼 축에 속하는 것입니다. 내가 소속된 집단이나 단체에서부터 사기꾼 추방운동을 한번 해 보시길 . 자기는 안하고 남 욕만 하는 걸 두고 "내로남불"이라 합니다.
경인 김종환 : 공자란 인간이 이렇게 가르칩니다. 非禮勿視 비례물聽 비례물言 비례물動 禮 아닌 것도 詐欺가 되겠지요^^ 그래서 詐欺勿視聽言動하며 獨也靑靑하렵니다.
정임표 : 인간이란 한자어로 人과 間의 합성어로 표현 됩니다. 인(人)은 개체이며 간(間)은 공동체 입니다. 이 땅에 나 홀로 존재하면 禮가 필요 없습니다. 禮란 나와 너 사이에서 너를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이게 仁이고 慈悲이고 愛 입니다. 사기( 詐欺 )에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습니다. 독야청청이란 말도 분해 해 보면 자기 혼자 고고한 척 잘난 척 하는 것입니다. 공동체 속에서 존재해야 하는 인간이라면 (나는 자연인이다가 아니면) 독야청청은 자기를 속이는 거짓말입니다. 늘 ‘공동체 속의 나’라는 존재로 파악될 수밖에 없는 인간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그 이기심으로 남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게 문학이자 종교 이며, 도덕이고 윤리 입니다. 그게 인간의 바른 정서情序 입니다. 개인의 정신병도 공동체 속의 나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느냐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원인이 됩니다. 정신에 병이 깊은(=자기 집착이 강한, 인간의 바른 정서에서 벗어난) 인간이 공동체의 지도자가 되면 그 동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파멸의 길로 갑니다.
‘신을 위해서 죽는다.’ ‘국가를 위해 죽는다.’는 언어는 자기 마음을 속이는 거짓입니다.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서 죽는다는 말이 참입니다. 왜 죽을 만큼 공동체에 충성을 해야 하느냐? 내가 속한 그 공동체가 나를 보호해서 살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가 나를 보호하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한발 더 나아가서 내가 속한 공동체가 공동체 구성원을 보호하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공동체를 벗어 나거나(=탈퇴, 탈북), 공동체 구성원을 보호하도록 공동체 구성원의 의식부터 개혁시켜내야 합니다. 개혁이 안 된다면 의식혁명이라도 일으켜야 합니다. 혁명으로도 안 될 지경이면 그 공동체는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때 “우리가 남이가?” “위하여!”라는 건배사도 있었습니다. 내가 소속된 ‘내 집단만을 위하여’라고 외칠 때는 집단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말론 브란도가 열연한 영화 <대부> 에서도 그게 잘 나타나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속한 공동체의 외연을 자꾸 확대시켜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가족에서 씨족으로 씨족에서 부족으로 부족에서 국가로 국가에서 국가 연합으로 그리고 인류공영의 정신으로 그게 “단군왕검 가이홍익”의 정신이자, “삼일 기미독립선언문”의 정신이자, 인류 역사의 경험을 통한 생생한 삶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 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은 망하지 않을 지라도, 언젠가는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망하게 됩니다. 그 시간은 참으로 더디게 오는 것 같지만 빠르게 오고 있습니다. 작가인 우리는 우리 시대의 소명을 위해 글을 쓰고 단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걸어가는 일로 작가 된 내 성심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공동체가)이 온통 혼탁해 졌는데 홀로 독야청청할 수가 없습니다. 아프리카 주민들이 전부 오염된 흙탕물을 마시고 있는 장면을 TV에서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오염된 물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여 우리나라 자원봉사대가 우물을 파주고 있었습니다. 모두 다 썩은 물을 먹고 있는데 혼자서 독야청청한 물을 어디서 구해서 마실 수가 있겠는지요. 그냥 말장난 일 뿐입니다.
"김영란법"이 생기기 전에는 촌지가 개입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정치권의 부정부패만 청소해 내면 우리 나라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 확실 합니다. 이걸 못하겠다고 버티는 게 “내로남불” 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날 부터 촌지에 상처를 받던 암울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란 내 아이들이 지금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40대가 되었습니다. (이준석 :1985년 생). 그들이 바라보는 우리나라 공동체 리더들을 향한 부정적인 심리가 단 두 마디 말로 “꼰대” 입니다. “꼰대 사회"는 무엇을 상징 합니까? 말과 행동이 다른 세계, 책에서 배운 세계와 전혀 다른 인간세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근면성실하게만 살라고 강요하는 세계를 상징하는 것 아닙니까? 청년들의 속 마음에서 오늘의 "꼰대"에 대한 반항이 왜, 없겠습니까?
사람이 만든 최소의 공동체가 가족입니다. 아이가 태어났는데 태어나자마자 버림받는 사회, 아예 낳아 준 부모로 부터 죽임을 당하는 사회, 나날이 집 값이 폭등하다 못해 이제는 10역 20억은 돈도 아닌 사회,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청년들의 피 눈물 나는 전세금까지 몽땅 사기쳐먹는 사회, 마약이 음료수 병에 담겨져서 일상으로 유통되고 몰카로 협박공갈 치며 돈을 갈취하는 사회, 그런 사악한 정신을 가진 자들이 패거리를 지어서 몰려 다니며 펜덤을 형성하는 이런 사회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아닌 야차의 세계 입니다. 가족 공동체 부터 국가 공동체에 이르기 까지 이런 뉴스가 보도 되고 있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한국인의 정신세계는 ‘꼰대'들이 살았던 사회보다 훨씬 더 나쁘고 어두운 암흑 속에 있다는 것 입니다.
40대 기수론을 외치던 시절이 어제 같습니다. 사회문제를 깊이 성찰하시면 禮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작은 공동체든 큰 공동체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정신을 어떤 경우라도 지키는 거기에 예 禮의 근본이 있습니다. 문학은 문장에 담긴 뜻을 잘 이해하는 능력(文解力)이 있어야 소통이 가능합니다. 동방예의지국이 동방무례지국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아무도 이를 원통해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비례물시"
공자가 한 이 말은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고, 예의 길(=남을 배려하는 길)만 이 살길이라는 간절한 외침입니다. 공자가 몰랐던 한 가지가 있는데 "밀의사(蜜蟻絲)"입니다. 구슬에 실을 꿰는 것은 실을 꿰려는 의지가 개미에게 있는 때문이 아니고, 달콤한 꿀을 찾는 본성이 개미에게 있는데 그 원리를 이용해서 구슬을 꿰는 것(=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바른 지혜라는 가르침 입니다. 그걸 이름 없는 시골 아낙이 인류의 스승인 공자에게 깨우쳐 줍니다. (사물이 가지는 본성을 이해하고 그 본성을 돈벌이와 출세용으로 교활하게 악용하라는 뜻이 아니고 공동체를 유익하게 이끄는 용도로 선용하라는 가르침입니다. )
삶은 존재 그 자체가 지혜이자 성찰 입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도록 만들려는 그게 폭력 입니다. 법 폭력은 성 폭력 보다 훨씬 더 나쁜 짓입니다. 모든 인간들의 삶에 유익한 자유를 주고 그들의 자유를 존중하세요. 당신들은 당신이 누구인지 불문하고 타인의 자유를 억압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2023.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