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에는 타자의 존재를 인식하는 나(自我)로부터 시작되었다. 부르디외(Bourdieu)의 개념인 나의 바깥에 존재하는 삶의 규칙이 다른 수많은 아비투스(habitus)는 나와 동일한 형상속의 타자의 모습으로 복제되고, 반복되어 얽혀 결국은 원본이 모호한 시뮬라크르(Simulacre)에 불과하다. 작업의 과정에는 수많은 아비투스의 만남과 소통을 위한 필요조건이 존재하게 되고, 이를 연결시켜주는 소통의 기호로 창(window), 도트(dot), 입방체(cube)가 도입되었다.
『CONNECTION』으로 시작된 작업은 타자와의 소통의 장을 통해 텍스트의 다양한 해석에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의 소통의지를 표현한 다차원의 공간을 의미하는 입방체(cube)로 부터이다.
투영된 아크릴판의 비침을 통해 타자를 화면 속으로 끌어들였고, 시·공간의 중첩(Layer)을 통해 만들어지는 기억이미지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시켜 타자와의 새로운 소통을 이루고자 하였다. 시공간으로 중첩된 이미지와 시각적인 단편들로 분해되고 재배치된 동시적인 대상들은 한 화면으로 압축되며 개념의 중첩을 이룬다. 또한 이러한 시공간의 중첩의 확대는 cube를 통해 layer된 이미지가 의미화 된 기억으로 집적되고 수렴되는 것을 의미한다.
『CUBE』로 이어진 작업에서는 캔버스를 벗어나 시·공간을 중첩시킨 아크릴cube에 투영된 빛의 굴절과 반사를 통해, 작업의 대상이 주는 왜곡된 이미지는 중세교회의 창에서 느껴지는 스테인드글라스의 빛의 색채가 주는 illusion을 추구한다.
『illusion』의 작업에는 투명한 입방체인 아크릴cube의 반사와 굴절로 인해 중첩되고 왜곡된 이미지들은 관람자의 시점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이미지의 환영으로 새롭게 재배치되고 집적되어 이중적인 혹은 복합적인 이미지의 환영으로 중첩되어 시야에서 머물게 된다.
또한 작업과정에 2차원의 평면에 실존의 시 · 공간을 부여하고 복제된 아크릴cube는 수많은 아비투스(habitus)가 나와 동일한 형상속의 타자의 모습으로 복제되고, 반복되어 얽힌 시뮬라크르(Simulacre)에 불과한 illusion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