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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수필 <삶과 죽음안의 정진(精進)>은 비록 산문이지만 감각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다. 여기서 그는 ‘신선한 아픔’을 일종의 살아 있는 인간의 재산으로 생각하고, 아픔이 없는 무감각한 상태나 혹은 망각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을 죽음과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것을 관념적으로 말하지 않고 정지된 이미지를 통해 감각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
2. 어떻게 할 것인가.
거절의 벽에 온 몸이 으깨졌다고 해서, 그 사람은 한 부스러기도 주지 않겠다고 해서 일체의 소망을 내던지며 불면의 밤과 안 만날 것인가. 상처의 청신한 것을, 회오의 격렬한 것을 , 독에 있어서도 갓 뽑아낸 효험 있는 것을, 죽음과 동가(同價)인 사랑을, 통털어 정신의 새로운 모험을 영영 단념하고 말 것인가. 삶과 죽음 안의 정진을 포기해 버릴 것인가.
* 이 글도 문학 교수님이 김남조 시인의 수필을 평하면서, 잘 쓴 글이라고 발췌한 것을 제가 옮겨 왔습니다. 이 글이 정말 잘 쓴 글입니까.
“어떻게 할 것인가‘의 마지막 구절을 볼까요. ’삶과 죽음 안의 정진을 포기해 버릴 것인가.‘ 이 문장을 저는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무식해서 그렇다 치더라도, 그래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문장을 대표적인 美文이라고 설명한 글을 보았습니다. 미문은 문장 자체를 많이 수식하여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말하지만, 이 글처럼 전달하려는 내용을 빙빙 돌려서 무슨 의미인지 모르게 하는 것도 미문에 속합니다.
수필 교과서에 쓰여 있는 수필문장의 특성을 ‘간단, 평이, 명료’라고 했습니다.
문장이 간단해야 하고, 쉽게 써야하고,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