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음식은 잘 씹히는 만큼 소화도 잘 될 것 같지만 늘 그런 건 아니다. 충분히 씹지 않은 채로 삼켰다간 덩어리째로 장까지 내려가 장폐색(장 내용물이 지나가지 못하게 막힌 상태)이나 위에서 뭉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부드럽다고 충분히 안 씹고 삼키면 문제 일으키는 식품들
▶곤약=곤약은 말랑하지만 탄력이 강해 큰 조각을 대충 씹어 삼키면 형태가 그대로 장까지 내려갈 수 있다. 곤약의 주성분인 글루코만난(물에 녹는 식이섬유)은 물과 섞이면 점성을 띠지만, 사람에게는 이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거의 없어 소장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다. ‘외과 증례보고(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복통으로 응급수술을 받은 50대 남성의 소장에서 각각 약 2cm인 곤약 네 조각이 이어진 채 장을 막고 있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곤약을 먹을 때는 잘게 잘라 충분히 씹는 게 좋다.
▶떡=따뜻할 때 말랑한 떡은 식으면 단단해지고, 큰 덩어리를 제대로 씹지 않으면 입자가 잘게 부서지지 않은 채 장까지 내려갈 수 있다. 학술지 ‘일본방사선학저널(Japanese Journal of Radi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떡으로 소장폐색이 생긴 환자 17명의 CT에서 장을 막은 떡 덩어리는 길이가 평균 29.8mm였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2017년까지 보고된 떡 장폐색 사례 64건을 분석했는데, 이들 중 29건(45.3%)이 막힌 떡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해당 연구에서는 최대 33mm의 단단한 떡 조각이 발견된 사례가 언급되기도 했다. 떡도 작게 잘라 천천히 씹는 게 좋다.
▶감·곶감=감은 위에서 새로운 덩어리가 생길 수 있다. 감의 타닌(떫은맛을 내는 성분)은 위산과 만나 뭉치고, 여기에 섬유질 등이 붙어 위석(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에서 굳은 덩어리)을 만들 수도 있다. ‘미국외과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Surger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감 위석으로 위장관 합병증이 생긴 환자 113명을 3년간 분석했을 때 100명에게 소장폐색이 있었고, 특히 105명은 과거 위 수술 이력이 있었다. 위 수술 뒤에는 위 운동 능력이 떨어지거나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내보내는 유문(위와 소장을 잇는 출구) 기능이 약해지는 한편 위산 분비도 줄 수 있어 위석이 생기기 쉬워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심한 복통·구토에 배까지 붓는다면 응급 진료
음식으로 인한 장폐색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심한 복통, 복부 팽만, 구토가 지속되고 가스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면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장폐색은 복부 진찰과 엑스레이·CT 등으로 확인하며, 막힌 정도와 원인에 따라 외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음식을 작게 잘라 천천히, 충분히 씹어 장폐색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6/09/02/20260902030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