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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의 일정이 5박6일이 되었다.
방금 집에 도착해서, 여명이 시작되는 하루중 가장 기온이 낮은 시간인 지금, 바깥 기온은 27도, 체감 온도는 30도를 웃돌고 있었다.
저비용 항공기라 그랬는지, 세시간 가까이 출발이 늦어져서 선택의 여지없이, 예정에도 없이 비행기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모두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라서 승객들의 공식적인 불만은 없었다.
역시, 더운 여름에는 이동거리를 최소화해서 편안하게 쉬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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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여행사를 통해서 항공편과 숙박을 예약한 소위 "에어텔" 이라 불려지는 자유여행 이었다.
패키지 여행의 경우 편해 보이고 가격도 저렴해 보이기는 하지만, 부수적인 비용과 의무적이고 반 강제적인 옵션 관광과 쇼핑이 적게는 두번, 많게는 네번 이상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내 몸의 컨디션과 취향과는 상관없이 꽉 짜여진 일정의 노예가 되어 가이더의 비위를 맞추는 어이없는 일 까지 벌어지기에, 십여년 전 싼 맛에 몇번 다녀본 이래로 패키지여행은 피하고 있다.
그런데, 성수기의 에어텔 자유여행의 악마는 저비용 항공에 숨어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냐짱의 캄란공항 까지 직항체제로 운항하고 있는 항공사는 국내의 대한항공과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등 2개사, 베트남의 베트남항공과 저비용 항공사인 비앤젯항공등 2개사로 총4개의 항공사가 취항을 하고 있었다.
어떤 비행기는 저녁에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기도 하고, 어떤 비행기는 새벽일찍, 혹은 새벽 늦게, 출발해서 이른 아침 내지는 늦은 아침에 도착하는등, 비행기의 출•도착 일정에 따라서, 3박4일 혹은 3박5일등 다양한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요일별로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나의 경우 직장 다니는 아내가 퇴근 후에 여유롭게 출발해서, 현지에서 온전하게 아침 일찍 부터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오전 1시 50분에 출발해서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에 도착하고, 귀국편도 현지에서 오후 4시 5분에 출발하여 밤 10시 45분에 도착하는, 지난 5월에 호치민에서 냐짱으로 갈때 이용했던, 베트남의 저비용 항공사인 비앤젯(VJ)을 이용했다.
기내식과 일체의 음료가 유료인 비앤젯은 비행기도 한 줄에 여섯명 타는 국제선 치고는 개인 모니터도 달려있지 않고, 담요와 쿠션도 없고, 음악도 들을 수 없는 아주 오래되고 낡고 좌석의 앞뒤간 간격도 좁은 작은 비행기여서 타는 순간, 불편함과 청결함 까지도 거리가 먼 이름만 비행기인 비행기를 다시 타고 돌아 올 일을 걱정해야만 했다.
거기에다, 귀국할 때는 체크인할 때 까지는 정상 출발 이었다가, 정작 탑승 시각이 되니, 사전 안내 방송도 게이트 앞에서 안내하는 사람도 없이 A4 용지 반절에다가 항공기의 도착지연으로 1시간 연착된다는 취지의 안내문만 보일듯 말듯 카운터의 아랫쪽에 붙여 놓여져 있었다. 그렇지만, 항공기는 그로 부터 세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7시가 다 되어서 캄란공항을 이륙, 비몽사몽간에 새벽 1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7월에 새로이 개장한 캄란공항의 1~3번 게이트 앞에는 항공기의 출•도착 안내 모니터도 볼 수가 없었다.
앞으로는 일정이 다소 불편해도, 저비용항공기는 피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물론, 비행기 탑승도 탑승구를 이용하지 않고, 버스를 타고 비행기 트랩까지 이동하는 불편도, 특히 인천공항에서는 셔틀 트레인을 타고, 탑승동 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은 귀국시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박4일을 꿈처럼 보냈던, 냐짱의 빈펄 외곽에 있는 롱비치에 위치한, 작년에 오픈한 풀빌라는 내가 꿈꿔왔던 파라다이스 그 자체였다.
3박4일 동안, 가던날 아침 부터 마지막날 점심 까지 아름다운 인공호수가 바라 보이는 리조트의 부페레스토랑에서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정성들인 음식들과 레스토랑 종업원들의 한결같은 친절한 응대는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첫날은 다소 쑥스러운지 갖다주는 음식 위주로 식사를 하시던 장모님은 이틑날 부터는 씩씩하게 골고루 입에 맞는 음식을 직접 갖다가 드셨고, 마지막 날에는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운듯, 집에 가도 여기서 부페 먹던게 많이 생각날 것 같다고 아쉬워 하셨다. 물론, 국물만 드시는 쌀국수는 늘상 국수에 고명까지 요리사가 주는대로 받아와서 국수와 건데기를 버려야 했기에, 쌀국수는 요리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매 끼니마다 국물만 내가 직접 공수해 드렸다.ㅎㅎ
그런데, 국수를 다 먹고 국물만 남긴줄로 잘못 알고 그릇을 치우려는 친절한 홀서빙 종업원과 몸으로 쌀국수 국물을 사수 하시던 장모님이 어찌나 귀여우시던지.ㅎㅎ
리조트 본관에서 각 풀빌라 까지 투숙객들을 태우고 다니는 툭툭이라 불리는 전기차를 운행하는 기사들도 한결 같이 친절했다.
정말 대접 받는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다.
나트랑 시내에서 첫날과 셋째날 전신 오일 맛사지도 가성비 대비 나쁘지 않았지만, 마지막 날 오전을 집에서 그냥 보내는게 다소 아쉽기도 하고, 얼굴 맛사지에 관심을 보였던 아내가 생각나서, 물론 시내 보다 3~4배 더 비싼 리조트내 스파하우스였지만,
둘째날 저녁 부페 대신 두당 70만동(35,000원) 상당의 룸서비를 이용할 수 있다는 부페레스토랑 직원의 조금 잘못된 안내가 원인이 돼서 벌어졌던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는데, 나와 프론트와 부페레스토랑이랑 룸써비스 간의 불협화음을 조정하는데 조정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서, 나를 설득하고 나로 부터 약간의 양보를 얻어내고 기뻐하면서 저녁 식사 후 망고를 예쁘게 껍질을 벗겨 집으로 보내준,
스파의 매니저(Ms. Hung)와 이른 아침 아내와 장모님의 얼굴 맛사지를, 아내와 장모님 몰래 추진해서, 30%의 가격 할인과 삼십분 간의 등 맛사지를 서비스 해주는 조건으로 아침 식사후 아내와 장모님을 스파 하우스로 데려가 프론트 담당자에게 만족스러운 맛사지가 되도록, 특급의 맛사지사를 배정해 줄것을 요청하고, 맛사지가 끝나면, 툭툭이를 불러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신 당부했다.
나오는 길에 아이와 남편과 함께 스파하우스에 들어가는 미스 헝과 마주쳤고, 미스 헝은 아내와 장모님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나는 그 사이에 짐을 다 쌌고, 아내와 장모님은 예정시간 보다 사십여분 늦게 밝은 표정으로 집에 돌아왔다. 등 맛사지를 포함한 90분간의 얼굴 맛사지를 120분 넘게 하고 돌아 온 것이었다.
지난 두번의 시내 맛사지 보다 시설도 서비스도 너무 좋았고 한 숨 푹, 기분좋게 잘 자고 왔노라고 매우 흡족해 했다. 레스토랑의 해프닝에서의 작은 양보가 소탐대실이 아닌 소실대탐을 만들어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체감온도가 40도를 훌쩍 넘기는 냐짱에서 시간을 즐기는 방법은, 모든것이 다 해결되는 풀빌라에서, 관광한다고 이른 아침 부터 땀 흘리며 돌아다니지 말고, 새벽에 선선한 바닷바람 맞으면서 일출을 보고 돌아와, 시원한 맥주 한캔 옆에 놓고 햇볕이 약할 때 풀에서 수영하면서 땀을 좀 식히고, 아침식사를 하고, 집에서 쉬다가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셔틀버스를 타고, 관광대신 하루는 숲속의 진흙온천을 즐기고, 다른 하루는 이름난 스파를 찾아 맛사지를 받고, 잠시 시장에도 가보는 여유로운 시간들로 채워도 결코 나쁘지 않을듯 싶다.
원래 풀빌라에서 캄란공항 까지는 택시를 이용해야 했지만, 프론데스크의 배려로 우리 가족들 만을 위한 리조트의 셔틀 버스가 비는 시간에 공항으로 데려가 줬다. 우리의 아쉬운 마음을 하늘도 알았는지, 햇살이 따가운 오후 두시의 리조트 본관 앞에는 너무 슬퍼 눈물을 참지 못하고 저절로 두 뺨에 눈물이 흐르듯이 뜨거운 태양아래서 소나기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다음에 또 보자"하고 냐짱의 빈펄 롱비치 풀빌라와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 그런데, 정작 사고 싶은 모자를 찾지 못해 모자는 사지 못했다.
아마도 모자 사러 또 가야할 듯.ㅎㅎ
첫댓글 무더위에 좋은 경험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두서없이 재미없는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행팁을 배웠습니다.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전남 광주에 사시나 봅니다.
제 시골집 순창 복흥과는 가까운 곳이네요.ㅎㅎ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복흥은 잘 알지요.
강천산에서 가까운 곳.
저희 복흥집에서 담양 죽녹원 까지가 강천산 보다 훨씬 가깝지요.
광주 말바우 시장도 가끔 갑니다.